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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5시경 교직원과 학부모들로 이루어진 동현학교 공동대책위원회와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측은 향림원 법인 사무실을 방문중인 모습
 지난 2일 오후 5시경 교직원과 학부모들로 이루어진 동현학교 공동대책위원회와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측은 향림원 법인 사무실을 방문중인 모습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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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5시경 교직원과 학부모들로 이루어진 동현학교 공동대책위원회와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 측은 향림원 법인 사무실을 방문했다. 지난달 27일 KBS '장애인 학교 급식 부실 논란…사라진 급식비?'뉴스보도가 나간 이후 진상조사를 위한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부실급식 및 교직원 급식비 횡령의혹과 뿐만 아니라 인사, 학교건축안전 문제와 관련해 수차례 면담요청과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법인 측의 답변이 없어 항의방문을 한 것이라 학부모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태까지 보낸 공문을 보셨느냐?", "봤지만 공문을 선생님들이 다 볼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라며 향림원 측 관계자들과 몇 차례 고성이 오고갔다. 다음 주까지 정확한 해명과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권한 있는 담당자와 면담을 진행하기로 약속한 후 이날의 항의 방문은 종료됐다. 현재 기존 학부모들로 이루어진 비대위 측에 동현학교 선생님들까지 함께 할 예정이어서 사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단법인 향림원 본관 사무실이 위치한 품안의 집 건물
 사단법인 향림원 본관 사무실이 위치한 품안의 집 건물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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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3일 새벽 조억동 광주시장과 향림원 비상대책위원회의 적극적 타협으로 향림원 정상화를 위한 합의문이 작성됐다. 그 후 상황이 정리되는 듯했으나 향림원 측의 회계감사거부로 파행이 이어졌다. 재차 광주시와 향림원 비대위측의 노력으로 외부회계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양심적인 사회복지사들에 의해 장애인 인권침해 사실이 밝혀졌던 사회복지 법인 인강원. 여기 경기 광주에 위치한 또 다른 사회복지법인 향림원. 그 안의 동현학교에 종사하는 선생님들도 인강원처럼 힘을 합쳐 그 시설 내부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동현학교 공동대책위원회와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의 향림원 법인 사무실을 방문후 간략한 해단식중 송선영 교감업무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동현학교 공동대책위원회와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의 향림원 법인 사무실을 방문후 간략한 해단식중 송선영 교감업무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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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로 끝난 게 아닙니다. 결론에 도달할 때 까지 계속 선생님들도 동참을 하고 전면에 나서겠습니다. 학부모님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그동안 침묵한 게 너무도 죄송합니다."

"끝까지 같이 갈 겁니다. 선생님이 계시기에 우리가 동현학교에 보낼 수 있는 겁니다. 선생님 기운 잃지 마시고요. 아이들에 대한 사랑 변함없으시잖아요. 저희 함께 할 거예요."

송선영 교사의 발언중 눈물을 흘리는 선생님들.
 송선영 교사의 발언중 눈물을 흘리는 선생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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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목이 메었다. 무언가 주체가 안 되는 듯 서있는 게 버거웠다. 발언을 이어나가는 중간 중간 울컥하고 또 울컥하는 무거운 시간이 반복됐다.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은 그렁그렁한 눈물을 감추고 있었다. 제자들과 자식들이 보고 있음에도 멈추지 못했던 눈물. 무엇이 이들을 울보로 만든 것일까?

착하고, 약하고, 말 잘 듣는 애들인데 못 챙겨주는 게 미안했다

교사A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한 목소리를 낸 적이 없었습니다. 일이 이렇게 불거지면서 점점 더 양심에 찔리고 미안한 거예요. 송선영 선생님뿐만 아니라 전 선생님들이 그랬던 것 같아요."

교사B "착하고 약하고 말 잘 듣는 애들인데 못 챙겨주는 게 미안했어요. 우리 출발점이 다르고 장애를 보는 시각도 달라서 특수교사를 했는데, 우리 스스로가 아이들 권익을 위해주었어야 했는데, 그저 돈벌이처럼 되어 버린 거예요. 오늘 이렇게 내려가 보니 진작 이렇게 하면 됐는데. 애들한테 이걸 너무 오래 끌고 온 거죠. 우리조차도 다르게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다른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더군요."

교사B "우리가 불평만 했지. 이렇게 할 생각을 못했어요. 재단의 눈치만 봤지. 할 수 없다 타협을 하면서 지금까지 온 거니까.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분들이 그래 이건 고치고 가자. 물론,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우리는 시간을 보내면 돼요.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교사는 철가방이라고. 시간 때워가지고 가면 돼요. 하지만 이렇게 되면 우리아이들한테 상황은 똑같아지잖아요. 누가 오면 과거처럼 똑같이 답습하게 될 거구요."

교사C "저희가 10-12년 근무했는데. (예전엔) 아이들은 주면 주는 대로 먹고, 혼날까봐 맛이 없어도 다 먹어요, 식단 자체가 다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요. 예전부터 지정된 식비를 다 제대로 썼다면 그렇게 안 됐을 겁니다. 1년에 한번씩 캠프를 가요. 정말 음식을 안 남겨요. 한 끼에 4~5천 원짜리 해도 다 먹는데. 여기는 더 적은 돈으로 음식을 만들다 보니 남길 수밖에 없죠. 그거에 대해 억지로 다 먹어라 했던 게 미안했죠."

교사D "저희가 김장 같은 걸 많이 봉사했어요. 보통 수업이 3시에 끝나요. 수업 후에 하면 이해를 하는데 아침부터 김장을 해요. 그럼 아이들을 한 반에 2~3반을 몰아넣어요. 그럼 수업이 되겠어요? 하루 종일 영화나 TV나 멍하니 바라보고 있고, 또 내 반 아이들이 아닌 다른 반 아이들과 섞여있으면 (아이 성향) 파악을 못해서 수업이 안 되죠. 아이들은 난리고, 밑에 있는 선생님들은 아이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그 아이들이 말을 한다면 집에 가서 '오늘 나 하루 종일 영화밖에 안 봤다'고 얘기할 거예요. 근데 우리한테 말을 못해요. 말을 못하니까 그냥 선생님 보라면 보라는 대로 가만있고, 선생님 내려가면 '왜 수업 안 하고 내려가요?' 라고 말을 못하는 아이들이……. 정말 교사로서의 양심이……."

"우리는 자존감 있는 교사가 아니었다"

그들은 쉴 새 없이 눈시울을 붉혔다.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 지금 이 자리로 우리를 이끄는 것'이라며 자신들의 미안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들은 이 외에도 여러 불합리한 부분들을 겪어왔다고 주장했다. 일일 찻집 표 강매, 강제헌금 강요나 디스크 수술한 사람도 다음날 나오라고 하는 무리한 김장 봉사. 그들이 겪었다는 불합리함을 강하게 재차 주장하면서 그동안 자신들은 자존감 있는 교사가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평소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아닌 "야, 너" 아니면 그냥 이름. "개xx"라는 육두문자까지 듣는다고 호소했다. 학생들이 보고 있는데도 "잘리고 싶어? 그만 다니고 싶어?" 라며 모욕을 당하기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처음에 문제제기를 했을 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어요. 단지 그것만, 더 크게 나오고 있는데도 아직도 사과한마디 없어요" 라며 자조적인 목소리를 덧붙였다. 자신들은 크게 급식, 건축, 인사, 교권, 학습권을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곤지암 연곡리에 위치한 동현학교. 향림원 내 위치한 사립 특수학교.
 곤지암 연곡리에 위치한 동현학교. 향림원 내 위치한 사립 특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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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기간제 교사 재계약과 건물안전도 문제 우려돼

특히 현재 기간제 교사들을 연장을 안 하겠다고 하는 현실이 문제라며,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연장을 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선생님 자주 바뀌는 건 결코 좋지 않아요, 아이들 교육에 가장 민감한 게 선생님입니다"라며 기간제 교사들의 계약 연장을 해야 한다며 재차 강조했다.

신승관 동현학교 교장은 현재 동현학교 건물이 지반침하로 균열이 가고 있다며 관련 자료를 보여주면서 설명했다. 향림원 측은 "시공업체 문제다"라고 하고 시공업체는 "향림원 측이 원하는 대로 시공했다"며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상황이라고 강변했다. 현재 공간 지지력이 현재 9톤정도밖에 안 나오는데 25-30톤이 나와야 하는 상태라 안전도가 심각히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이들은 이날 간단한 해단식을 갖고, 추후 향림원내 동현학교의 급식비 및 인사, 건축에 대한 문제점 개선을 위해 행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3일 오후 향림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했으나 향림원 관계자는 "취재요청을 하셨냐?, 지금 법인을 대표해서 말씀을 해주실 분이 안 계시다"라며 미리 취재요청을 해야 한다고만 강조했다. 답변을 듣기 위해 기자의 연락처를 남겼지만 아직까지 답변은 오지 않은 상태다.

반론보도문

본지는 지난 4월 4일자 <향림원 사태에 교사들도..."우린 자존감없는 교사였다"> 제하의 기사에서 "향림원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데도 기간제 교사의 계약을 연장해주지 않고, 동현학교 건물의 문제에 대해서도 시공업체와 향림원 서로 책임을 떠넘긴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향림원은 기간제 교사들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본인의 의사결정에 따라 계약연장이 되었고, 동현학교 건물의 지내력 부족 문제는 전문구조설계업체로부터 해결방안을 제시받아 경기도교육청과 협의하여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추후 보도문
본지는 2014년 11월 15일, 2015년 1월 25일, 2015년 2월 7일, 2015년 4월 4일자 각 기사에서 향림원의 비리 의혹 등에 대해서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동현학교 증축관련 업무상배임의 점, 동현학교 교직원 식비에 관한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혐의없음 결정을 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태그:#향림원, #동현학교, #기간제교사, #부실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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