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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언제나 차로 꽉 채워진 골목길, 서울시내 주택가 골목 어디를 가나 똑같은 모습입니다. 우리는 지금 주택가 골목길에 가득 채워진 차량들로 인해 얼마나 불편합니까? 그것으로 인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화재 현장에서, 제 시간에 불을 끄지 못해 얼마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나요?

그리고,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더 죽어야 할까요?

저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2001년 3월4일 서대문구 홍제동 주택가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방관 6명이 현장에서 사망했어요. 참으로 비극적인 사고였지요. 그 사건도 주택가에 주차된 차들로 인해 소방차 진입이 늦어진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화재 진압이 늦어지자 초조해진 집 주인이 '저 안에 내 아들이 있다'며 구해 달라고 울면서 애원했어요. 알고보니 아들은 이때 집안에 없었지요.
그렇게 상황 파악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급하게 불이 난 집안에 들어가다 그만 참변을 당하고 말았어요.

사고 후, 당시의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온 언론과 국민들은 이대로는 안된다. 무분별한 골목 주차 없애야 된다고 한 목소리로 외쳤어요.

그 후 13년, 지금 여러분들이 사는 골목길은 어떤가요? 당장 오늘 밤이라도 여러분들의 집에 불이나면 소방차가 거침없이 들어와서 그 귀중하다는 '골든 타임' 안에 불을 끄고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요?

지금 이 시간, 거의 매일 저녁마다,  거의 모든  주택가에서는 주차로 인해 이웃간의 싸움이  일어납니다. 사이좋고 정다운 이웃 사촌? 웃기는 소리입니다. 차를 가진 이웃은 나의 원수가 된지 오래 되었어요.

그러면서 모두 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안 세우면 나도 안 세우겠다고. 다른 사람들은 다 공짜로 골목길에 그냥 세우는데, 나만 주차장에 돈내고 주차하면 바보된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가 저 멀리 남해바다에만 있을까요? 오늘도 차로 꽉 채워진 이면 도로 안에 있는 고시원에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이 아무런 소화 시설이나 대피 시설없는 무방비 상태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고시원뿐만 아닙니다. 소방차가 들어갈 수없는 골목에 수많은 세월호가 있습니다. 여관, PC방, 오락실, 술집... 그곳이 바로  내가 사는 우리 동네입니다. 그곳에 내 집, 내 아버지의 집이 있고, 내 여자친구의 집이 있습니다.

이제 기본으로 돌아갑시다. 차는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것이 기본입니다. 주차장을 불법 개조해서 방이나 가게로 만든 사람들, 주차장으로 환원시켜서 차 집어 넣으세요. 주차장 없으신 분들, 5분만 조금만 걸어 나가시면 유료주차장 있습니다. 지금 바로 월정 주차 끊으세요.

우리 지금부터 텅빈 주택가 골목 한 번 만들어 봅시다. 그래서 소방차가 과속으로 질주하는 모습 한 번 보자고요. 할 수 있어요.


태그:#이웃사촌, #골목주차, #소방차,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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