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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공공예술프르젝트가 열리는 안양예술공원 초입의 김중업박물관
 4회 공공예술프르젝트가 열리는 안양예술공원 초입의 김중업박물관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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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가 여는 국제 공공예술행사인 4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nyang Public Art Project, 아래 APAP)가 28일 개막해 6월 8일까지 두 달여 간 '김중업박물관'과 공공공예술전문센터인 '안양파빌리온'을 비롯 안양예술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과거 제약공장을 리모델링하여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김중업박물관 개관식과 함께 개막하는 4회 APAP는 '퍼블릭 스토리'라는 주제와 '모두를 향한 지식', '각자를 위한 이야기', '서로를 통한 듣기'라는 슬로건으로 총 26개 팀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했다.

안양 공공예술 10년... 어떻게 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이번 4회 APAP는 어느덧 10년의 역사를 지니게 된 APAP를 되돌아 본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기존 작품들의 보수와 철거, 이전 등 전면적으로 재정비를 하고 관련 자료 및 기록을 아카이빙하는 과정 자체를 공공예술의 중요한 요소를 삼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대두되어 왔던 작품의 사후 관리 부재 및 유지 보수의 난제, 시민들과의 소통 부족, 전시행정적 행사 등 공공예술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반성하고 바람직한 방향과 대안 모색 및 관계 회복을 모색한 것으로 국내 공공예술 사업으로는 매우 이례적라 할 수 있다.

4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3.28-6,8)
 4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3.28-6,8)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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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공공예술작품이 설치된 김중업박물관내 전시공간
 4회 공공예술작품이 설치된 김중업박물관내 전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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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작가 '후지코 나카야'의 인공안개 조각 '무'
 일본작가 '후지코 나카야'의 인공안개 조각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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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문화재단측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안양유원지를 예술공원화하는 것으로 시작된 APAP가 출발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92점의 조형물이 설치됐으나 기간에 따른 노후, 사후관리 부족 등으로 훼손되면서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것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안양예술공원과 평촌 일대에 설치된 영구작품을 탐방하는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며, 안양시의회에서는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안양시와 안양문화예술재단은 4회 APAP를 준비하는 지난 1년동안 1회부터 3회까지 설치된 작품들중 안양예술공원에 자리한 네덜란드 건축가그룹 MVRDV의 '안양 전망대' 등 39점의 작품 보수에 나섰다. 안양시의회 앞에 있는 미국 작가 리암 갈릭의 '안양광장을 위한 사회적 구조물'은 현재도 보수작업이 진행중이다. 

공공미술에선 매우 이례적으로 작품 철거도 단행했다. 안양예술공원 초입에 자리했던 이탈리아 디자인그룹 엘라스티코의 '오징어 정거장' 등 모두 18건이다. 또 평촌 중앙공원에 있던 작가 이불의 '벙커-엠. 바흐친'이 안양예술공원내 안양파빌리온 옆으로 오는 등 모두 4점을 이전했고, 리암 길릭과 아담 서덜랜드 작품을 합치는 등 2건은 리모델링했다.

사실 영구작품의 관리 문제는 국내 공공미술사업을 펼쳐온 대다수 지자체들이 안고 있는 고민꺼리다.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는 기존의 작품을 보수와 철거, 이전이라는 즉 리모델링하고 리스토리텔링하는 과정 그 자체를 새로운 공공예술의 일환으로 삼아 형식보다는 내실을 기하고 공공예술의 페러다임을 전환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선 것이 특징이다. 물론 작품 철거·이전에 따른 작가의 허락과 기록 등 치밀한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공공예술을 보다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성

빛을 이용한 작품 누구나 그 속에서 들어갈 수 있다
 빛을 이용한 작품 누구나 그 속에서 들어갈 수 있다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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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메뉴로 삼는 작품 공간
 인터뷰를 메뉴로 삼는 작품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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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설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작품 설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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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APAP는 기존 작품의 리모델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방식의 작품도 선보인다.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들은 시, SF적 영상, 모션 필름, 퍼포먼스, 드로잉 등 약 20여 개의 작품으로 안양 곳곳에 포진되어 있는 지역적, 문화적, 역사적 맥락을 작품의 영감으로 삼음으로써 공공예술이 지닌 본연의 기능과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현대미술과 공공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되는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이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무대 삼아 '현대미술'과 '공공'의 관계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보여주면서 공공예술 작품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시민들이 공공예술을 보다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주요 작품을 보면 '존 케이지 상'(2012)을 수상한 바 있는 미국 현대 음악의 거장 '폴린 올리베로스'가 이끄는 '딥 리스닝(Deep Listening)' 워크숍을 통해 안양시민들과 일반 참가자들이 함께 만들어낸 <공동 소리 창작>의 과정이 공개된다.

또 일본 미디어아트 계의 대모라 불리는 '후지코 나카야'는 건축그룹 dNA와 협력하여 김중업박물관 야외마당에서 안개 조각 <무(MU)>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소개한다. 천년 전 안양사(安養寺) 터를 인공 안개로 덮어 연출하는 이 신비로운 작품은 현장의 날씨를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그에 따라 모양과 방향이 달라진다.

이와함께 앤소니 맥콜(영국), 그라이즈데일 아츠(영국), 컨플릭트 키친(미국)의 작품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고 배영환, 송상희 등 국내 작가들의 신규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아카이브 구축과 시민과의 소통에 눈을 돌린 안양공공예술

안양파빌리온에서 진행된 만들자연구실
 안양파빌리온에서 진행된 만들자연구실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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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APAP는 소통에도 눈을 돌렸다. 개막에 앞서 지난해 10월 안양예술공원에 있는 '알바로시저홀'을 국내 최초의 공공예술 전문도서관이자 공원도서관인 '안양파빌리온'으로 새롭게 개관하고, 공공예술 자체를 관객들과 함께 공유하려는 다양한 접근을 제시한 것이다.

APAP는 10년의 역사만큼이나 방대한 자료를 보유하게 됐다. 이는 작품의 정보 전달의 수준을 넘어 장소, 제작 년도, 주제, 작가, 키워드로 구성된 공공예술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돼 2천여권의 공공예술 전문서적과 함께 안양파빌리온에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안양파빌리온을 통해 안양예술공원 속 작품들을 전문 도슨트의 해설로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APAP투어' 프로그램,  '만들자연구실' 등 각종 연구활동 및 참여 프로그램 등 시민참여 워크숍이 수시로 진행돼 시민과의 소통창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을 안내한 안양문화예술재단 심혜화 팀장은 "4회 APAP는 공공예술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진단하고, 이를 드러내 공공예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이다"며 "작품 보수를 위해 치밀한 현장 조사는 물론 작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등 적지않은 기간과 준비과정이 힘들었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그 모든 과정을 아카이브로 기록해 남겼다는 점은 공공미술 전반에 주는 의미가 클 것으로 본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 4회 안양 공공예술프로젝트 3월 행사

- 4회 APAP 퍼블릭 스토리 전시 개막식
2014. 3. 28 금요일 오후 3시 김중업박물관
개막 퍼포먼스 — 오후 4시 30분(잔향의 결 _ 작곡 김희라, 연주 최소리)

* 개막식 셔틀버스 왕복운행
- 서울 -> 김중업박물관
(오후 1시, 세종문화회관 앞 출발/ 오후 1시 반, 강남역 6번 출구 경유)
- 김중업박물관 -> 서울/강남역
(오후 6시, 김중업박물관 출발)

퍼블릭 스토리텔링
다양한 이력의 스토리텔러를 초청하여 이들이 말과 소리, 움직임 그리고 마음으로 풀어내는 이야기와 퍼포먼스를 나눈다.
전시 개막 후 네 번의 주말에 걸쳐 진행된다.

- 첫 번째 날: 죽음 애니메이션 (Death Animations)
2014. 3. 29 토요일 오후 2시 - 오후 4시 30분 김중업박물관 3층
영국의 작가 크리스틴 볼랜드와 4회 APAP의 참여 작가 브로디 콘돈이 2011년부터 협력해온 연구 프로젝트와 연계하는 심포지움.
죽음과 죽음의 시각적 기록, 그리고 그 기록의 매체에 초점을 맞춘다.
발표: 크리스틴 볼랜드, 브로디 콘돈,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김시덕,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낙은
사회: 미디어시티서울 2014 예술감독 박찬경



태그:#안양, #공공예술프로젝트, #AP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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