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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권은희-김용판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왼쪽)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앞)이 국정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왼쪽)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앞)이 국정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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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권은희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경정)의 총경 승진이 좌절돼 논란이 일었다.

경찰청은 권 경정의 탈락 배경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일선서 수사과장의 경우, 인사 관행상 총경 승진 유력 대상자가 아니다"며 "형사과장이 아닌 수사과장을 하다 총경 승진한 전례는 많지 않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권 경정 승진 탈락 소식이 전해지던 지난 9일, 그 많지 않다는 전례가 '빛고을' 광주에서 나왔다. 광주 일선서의 수사과장으로 근무하던 A경정이 '경찰의 꽃'이라 불리는 총경 승진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 광주경찰 내에서도 A경정의 승진을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말 그대로 전례를 찾기 힘드니 말이다. 대신 광주경찰 내에서 승진이 유력하다고 입소문을 타던 B경정과 C경정의 이름은 최종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이날 하루 광주경찰 내부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권은희 수사과장 승진 좌절, '전례'를 둘러싼 논란

권은희 수사과장 증인출석에 고개 돌리는 최현락 수사국장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하자, 당시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한 최현락 경찰청 수사국장이 고개를 돌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하자, 당시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한 최현락 경찰청 수사국장이 고개를 돌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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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정권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광주·전남 출신 공직자가 고위직에 오르기 위해서는 '실력+α'가 필요하다는 게 지역 내 정설이다.

경찰이 스스로 인정한 이 파격적 인사의 수혜자 A경정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때문에 곡성 출신으로는 드물게 한나라당 당료부터 시작해 청와대 홍보책임자 자리까지 오른 이정현 홍보수석과의 인연이 거론된다.

A경정 스스로 "(이정현 수석과) 친구 사이"라고 하니 친분도 있는 듯하다. 여기에 A경정은 현 정부의 요직을 휩쓸며 약진하고 있는 육군사관학교를 중퇴한 특이한 이력(39기)을 갖고 있어, 경찰 내부에서조차 "육사 라인 고위층의 도움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에 대해 A경정은 "이정현 수석과 동향인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이정현 수석은 묵묵히 자기 일 하는 친구다. 나를 돌봐주고 뭐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육사 라인' 의혹에 대해서는 "1979년에 육사에 들어가 기초군사훈련 1, 2개월 받은 게 전부"라며 "누가 그런 말을 퍼뜨리는지 모르겠다. 그 사람들이 위험하게 왜 나같은 사람에게 신경을 쓰겠나. 같은 기수인 사람들도 다 알지 못하는데"라고 주장했다.

이례적인 승진이라는 지적에는 "경위 때 승진이 좀 늦었고 경감 때도 2년 늦었다, 이번에만 좀 빠른 것"이라며 "현장에 있는 사람에게 혜택이 있을 거라는 소식에 2007년 일선인 광주동부서로 지원해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 스스로 권 경정의 탈락 배경에 대해 '전례가 많지 않은'이란 이유를 대놓고도, 그 해명을 부정하는 또다른 인사가 이뤄졌다는 점이 석연치 않다. 언론에서는 권 경정의 하수상한 인사를 지적하기 위해 "경찰에 특채된 사법고시 출신자들이 총경에 임용되지 못한 경우는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내밀었다.

승진 위해 권력의 마음 사라?

왜 전례가 드문 일(일선서 수사과장이 총경으로 승진하는)이 권 경정에게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고, 또다른 전례 없는 일(사법고시 출신이 총경에 임용되지 못한)은 굳이 권 경정만 비껴가지 못한 것일까. 왜, 그 희박한 확률은 경찰의 '수사 독립'을 간절히 바라던 권 경정에게 일어나야 했으며 전례가 드문 또 다른 경우는 왜, A경정에게 적용돼야 하는지 의문이다.

나는 현직 기자 시절 경찰의 하위직 승진을 심사하는 인사평가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 만났던 승진 대상자들은 능력이나 자질보다는 권력의 마음을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뿌리 깊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세월이 흘렀지만 이번 사례처럼 그 인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반성과 혁신이 없는 '독립'은 오지 않는다. 12만 경찰관들이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을, 한줌도 안 되는 수뇌부는 왜 모를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안현주님은 참여자치21 사법감시센터 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참여자치21은 국정원의 석연찮은 경찰청 예산지원의 규모를 알기 위해 정보공개청구와 행정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태그:#권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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