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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13년이 다 지나가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는 문제도 그렇지만, 나라 돌아가는 걸 보고 있자니 가슴이 답답하다. 두 딸 키우면서 먹고 사느라 보험회사나 캐피탈에서 대출받아 쓴 돈 이자 갚아가며 정말 하루하루 견디어 냈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남들만큼 열심히 일했는데도 늘 전기세 내고, 통신 요금 내는 것도 버거웠다. 그렇게 살다 한 해를 보내는구나, 생각하니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며 내건 공약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다부지게 말하던 취임식 장면도 떠오른다.

노인연금과 반값등록금을 비롯하여 의료비 지원 등 100% 대한민국을 만들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말할 때부터 사실 믿을 수 없었던 공약이었는데, 국민의 반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해 대통령이 되었다.

국가 기관의 선거개입 등으로 부정 선거를 주장하는 국민과 시민단체, 그리고 종교단체가 늘어나고 있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으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한 해를 보내면서 내 머릿속에 의문점으로 남아 자꾸 물음표를 붙이는 슬로건이 있다. 100% 대한민국이 바로 그것이다.

왜 그랬을까?

애초에 가능하지 않은 100%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내건 박근혜 대통령의 속내가 철도 노조 탄압 과정에서 명백하게 드러났다. 사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여론을 100%로 만들 수 없다. 그것을 다시 생각해보면 완전한 독재가 아니면 불가능한 생각이고, 말이다. 그런데 그것을 대선에서 공공연하게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한 말 때문인지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참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모두가 한 입으로 국가의 현안 문제에 묻거나 따지는 국민은 모두 '종북'으로 몰아세우기를 했다. 진실을 말하려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 굳이 한 가지 예를 들어보는 것도 유치하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나 국정감사 등에서 모든 사안마다 다 그랬다. 심지어 국민에게 진실을 밝혀주자는 야당 의원들마저도 아예 '종북'으로 몰아세우기 일쑤였다.

국정감사나 인사청문회에 참여하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보면서 느낀 것은 어쩌면 저렇게 얼굴에 철판을 깔고 진실에 맞서 억지를 부릴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특히 국정원 선거 개입 관련과 NLL 관련하여 새누리당 주장에 반하는 말만하면 '종북세력'으로 몰아세웠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하고 다른 정당과 정치인은 물론이고 국민까지 모두 '종북'이 된 것이다. 이러다가 종내는 국가보안법위반으로 국민의 48%를 감옥에라도 보낼 듯한 태세로 읽힌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불통대통령으로 낙인 찍혔다. 국민 대다수도 이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신뢰감이 별로인 종편방송 여론조사에서조차 지지율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쯤 되면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공약도 허황된 것임을 국민 모두가 알지 않았을까. 만약에 지금도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국민이 대다수라면 대한민국의 먼 미래는 고사하고 당장 내일 일도 걱정이다.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어찌 예견할 수 있겠는가.

왜, 꼭 금요일 밤에 그래야만 했을까?

국정원 댓글 수사 중간발표를 시작으로 국정원 선거 개입 수사를 지휘하던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 사건과 관련된 보도와 검찰의 갖가지 발표도 그렇고, 지난 금요일에는 철도노조와 대립 중인 정부는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면허를 발부했다.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사는 전혀 없이 그렇게 결정했으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는 통보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대표시절 중요한 현안에도 갑갑할 정도로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러다 툭툭 내뱉은 짧은 말들의 정체가 전략이 아니라, 그것이 한계였다는 것도 드러났다. 어떤 사안에 논리적로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니 복잡하고, 순발력이 떨어지니 그때그때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말도 못한 것으로 이제는 이해된다. 결국 타이밍을 놓치면서 코멘트와 자기합리화로 나섰다.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는 사람의 전형이다. 그런 사람이 권력을 잡으면 독재할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은 자기 합리화를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 그 증세가 심각해지면 편집증 환자로 발전할 수도 있다. 참으로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자기 합리화를 당연히 여기는 사람의 특징은 묻거나 따지는 사람을 곱게 여기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 조직을 장악하면 당연히 무조건 충성하는 몇 몇 측근에게 권력을 맡길 수밖에 없다. 지금 청와대의 모습이 그렇다.

참으로 무서운 나라가 됐다

철도노조의 파업이 시작되자마자 4365명을 직위해제 시켰고, 며칠 뒤 파업에 가담한 노조원 수천 명을 다시 직위해제 시켰다. 진정성 있는 대화는 거부한 채 노조 집행부를 구속하겠다며 압수수색영장도 없이 신문사 건물의 출입문을 박살내고 침입하였다. 그러더니 항복하지 않으면 밥그릇을 뺏겠다며 최후통첩을 전 국민이 보는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냈다. 그 과정에서 대화는 생색내기 말뿐이었다. 참으로 무서운 나라가 된 것이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전체 국민을 상대로 공약한 국민대통합의 100% 대한민국은 독재를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것임이 밝혀진 것이다. 어리석은 국민의 다수는 그 말을 해석하지 못하고 지지한 것이다. 그러니 이제라도 그 지지를 철회해야 마땅하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미래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임을 국민 모두가 다시 한 번 더 진정성 있게 인식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러하지 않는다면 박정희가 영구집권을 위하여 만든 유신헌법보다 더 무서운 헌법으로 개정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100% 대한민국을 열어가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허투로 들어서는 안 될 것 같기에 떨리는 마음으로 국민 모두가 한번 깊이 있게 따져보기를 바라는 바이다.

덧붙이는 글 | 이종득기자는 민주당 강원도당 공보실장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의견을 쓴 글임을 밝힙니다.



태그:#철도 파업, #민영화, #박근혜, #독재정치,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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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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