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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 있는 반남고분군. 나주가 영산강유역 옹관고분 문화권의 중심지라는 걸 증명해주는 고분이다.
 나주에 있는 반남고분군. 나주가 영산강유역 옹관고분 문화권의 중심지라는 걸 증명해주는 고분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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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나주는 천년고도로 통한다. '천년 목사고을'로도 불린다. 고려 성종2년(983년) 나주목(羅州牧)이 설치되면서부터다. 나주목은 1895년 나주관찰부가 설치될 때까지 1000년 가까이 유지됐다. 호남 남부의 행정중심지였다.

나주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반남 지역의 고분군 덕분이다. 이 고분군은 영산강유역 옹관고분 문화권의 중심지가 나주였다는 걸 증명했다. 반남고분군 등 영산강유역의 고분들은 독널(옹관)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독특했다.

대형 옹관에서는 마한 최고 권력자를 상징하는 금동관과 금동신발 등이 발견됐다. 특히 신촌리 9호분에서 발굴된 금동관은 당시 사람들의 뛰어난 문화예술적 수준과 토착사회의 성격까지 보여주었다. 국보 제295호로 지정돼 있다.

학자들은 이 지역의 고분을 만든 토착세력이 기원 전후 수백 년 동안 우리나라 서남부 일대에서 성장한 마한의 중심세력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나주박물관 전경. 지난 11월 22일 반남고분군에 개관했다.
 국립나주박물관 전경. 지난 11월 22일 반남고분군에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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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나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옹관들. 영산강유역에서 옹관을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국립나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옹관들. 영산강유역에서 옹관을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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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남고분군에 국립나주박물관이 들어섰다. 사적 513호인 신촌리고분군, 대안리고분군, 덕산리고분군이 둘러싸고 있다. 삼국시대에 쌓은 자미산성도 가까이 있다. 전원 속의 박물관인 셈이다. 지난 11월 22일 공식 개관했다.

나주박물관은 나주시내에서 영암방면으로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20여 분을 가서 만난다. 주변 낮은 구릉의 들판도 목가적이다. 나주박물관은 영산강유역에 남아있는 선사와 역사시대의 문화를 수집, 전시하고 있다. 전남지역 유일의 국립박물관이다.

박중환 국립나주박물관장은 "지금까지의 국립 박물관과 달리 나주박물관은 도심과 멀리 떨어진 유적 속에 들어섰다"면서 "전원이 된 유적으로 찾아간 국내 첫 번째 국립 박물관"이라고 말했다.

신촌리 9호분에서 발견된 금동관. 마한의 최고 권력자를 상징하는 유물이다.
 신촌리 9호분에서 발견된 금동관. 마한의 최고 권력자를 상징하는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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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나주박물관 수장고. 지금까지의 박물관과 달리 관람객들이 직접 볼 수 있다.
 국립나주박물관 수장고. 지금까지의 박물관과 달리 관람객들이 직접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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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박물관의 전시공간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나눠져 있다. 지상 1층에 자리한 제1전시실은 마한의 형성, 영산강유역 고분문화 등을 보여주고 있다. 금동관을 비롯 금판장식, 금동신발, 독널, 동물모양 토기 등을 만날 수 있다. 돌화살촉과 간돌검, 주먹도끼, 민무늬토기, 새모양토기, 청동병, 청자대접 등도 볼 수 있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제2전시실에서는 고고학의 세계를 보여준다. 개방형 수장고와 유물의 보관·관리 과정을 보여주는 수장전시 체험코너로 구성돼 있다. 고분문화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여기서 얻을 수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개관기념 특별전으로 '천년 목사골 나주'를 선보이고 있다. 나주의 옛 지형과 정보를 담은 고지도와 고문헌, 과거 나주목의 모습을 담은 대동여지도, 택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을 볼 수 있다.

나주 출신의 주요 인물자료도 다루고 있다. 고려의 명장 정지(1347∼1391) 장군의 갑옷(보물 제336호), 임진왜란 때 나주성을 지키다 포로로 일본에 끌려간 금계 노인(1566∼1622)의 일기(보물 제311호), 임란첩보서목(보물 제660호), 미수허목초상(보물 제1509호) 등 국가지정문화재 4점도 만난다. 특별전은 2014년 2월 16일까지 계속된다.

나한상 조각. 국립나주박물관 전시물 가운데 하나다.
 나한상 조각. 국립나주박물관 전시물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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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정지 장군의 갑옷. 보물로 지정돼 있다.
 고려 정지 장군의 갑옷. 보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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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박물관은 기존의 국립박물관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개방형 수장고 운영이다. 그동안 관람객들은 박물관의 전시실만 둘러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나주박물관은 박물관의 속살이라 할 수 있는 수장고를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창을 설치했다. 국가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는 국공립 박물관 가운데 처음이다.

나주박물관은 또 건물의 옥상정원도 관람객에 개방했다. '하늘정원'으로 이름 붙인 옥상에 올라서면 박물관 옆에 있는 신촌리 고분군과 대안리 고분군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멀리 월출산과 무등산까지도 보인다. 국립박물관이 나주의 또 하나의 답사코스가 되고 있다.

각종 토기들. 국립나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각종 토기들. 국립나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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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국립나주박물관(전남 나주시 반남면 고분로747)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없음



태그:#국립나주박물관, #금동관, #반남고분군, #수장고, #갑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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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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