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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함석헌
ⓒ 함석헌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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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함석헌 기념관, (도봉)구의회가 제동 무산 위기… 주민이 서울시에서 따낸 15억 반납할 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경향신문>에 실렸다. 이 기사는 과거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군사독재시절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함석헌(1901~1989년)을 기리는 기념관 건립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 함석헌기념관 건립사업은 그동안 서울시 도봉구 주민들이 공모를 통해 서울시에서 받아낸 예산임에도 구의회가 제동을 걸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어떤 이유로 도봉구 구의회가 함석헌기념관 건립을 반대하나 읽어 보고 어이가 없었다. 도봉구의회 재무건설위원장은 새누리당 신창용 의원인데 그는 함석헌기념관 설립반대이유로 함석헌의 이념 문제를 들었다. 특히 신창용 구의원은 함석헌이 1958년 <사상계> 잡지에 6·25전쟁에 대해 비판하면서 "국체를 부인하고, 북한괴뢰와 대한민국을 동일시했다"고 지적했고 그것이 반대 이유라고 밝혔다. 그 외에도 신창용 의원은 "예산낭비"라서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신창용 의원이 몸담고 있는 새누리당 이명박 전 대통령조차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직후 함께 일했던 참모진 앞에서 함석헌의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를 가장 애송시라며 공개낭독했다. 더욱이 현재 함석헌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안치돼 있다. 정부가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공식 인정했기 때문이다. 함석헌은 또 한국인 최초로 1979년과 1985년에 노벨평화상 후보로 오른 인물이다. 그런데도 신 의원은 '이념 문제'로 함석헌기념관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한 마디로 기가 찰 노릇이다.

이념 문제로 함석헌기념관 건립을 반대하는 신창용 의원은 먼저 "북한괴뢰와 대한민국을 동일시"한 함석헌의 시를 애송시라고 공개 낭송한 같은 당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이념을 문제 삼아야 한다. 또 "국체를 부인한" 함석헌을 국립묘지에 안장한 대한민국 정부의 이념에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건전한 상식이 사라져가고 있는 이 땅의 아찔한 현실에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끼면서 지난 18일 함석헌기념사업회 김조년 이사장을 만났다. 다음은 김조년 이사장과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서울시 도봉구에 내년 7월 열기로 한 함석헌기념관설립 사업에 대해 도봉구 구의회 신창용 의원 등 새누리당 구의원들이 제동을 걸어 무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이 사업은 서울 도봉구 주민들이 공모를 통해 서울시에서 받아낸 예산임에도 새누리당 도봉구 구의원들이 제동을 걸고 있다. 함석헌기념사업회 이사장 입장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는가?
"구의회에서 이렇게 저렇게 결정하는 것은 그곳 사정에 따른 것이니 무엇이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듯하다. 그곳 사정에 따라서 치우치지 않게 결정한다면 누구든 비난하거나 비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주민공모제라면 의회는 주민의 뜻을 따라 결정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더욱이나 함석헌 선생님은 정파를 넘고, 종파를 넘어 평화로운 삶을 펼치신 분인데, 그분에 대한 일이 정파에 휩쓸리는 듯이 보여서 매우 민망스럽다."

"이념은 사라져가는 바람이나 물결과 같은 것이다"

김조년 이사장
 김조년 이사장
ⓒ 김조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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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구 재무건설위원장인 새누리당 신창용 의원은 함석헌 선생의 이념 문제를 삼고 있다. 신 의원은 평화운동가였던 함 선생의 6·25전쟁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국체를 부인하고, 북한괴뢰와 대한민국을 동일시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신 의원의 함석헌 선생 이념 비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신창용 새누리당 구의원이 어떤 맥락에서 그렇게 말했는지 전후의 문맥을 알아야 정확한 판단이 나오겠지만, 함석헌 선생님을 두고 국체를 부인하였다고 하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그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그분은 1945년 11월 23일에, 평안북도 문교부장으로 있을 때, 소련군 치하의 부당한 처사에 대항하여 일어났던 신의주학생의거의 '배후조종자'로 몰려 아주 심한 고난을 당한 분이다. 그 뒤 더 이상 공산체제에서 견딜 수가 없어서 대한민국으로 월남한 분이다.

그분은 역사가며 종교가이면서 깊은 생각을 가진 사상가로서 한 사건과 행동과 사람과 역사를 보고 읽고 해석하는 분이다. 한 마디 한 마디를 그 맥락에서 찾아야 한다. 역사의 관점에서 본다면 어떤 사건에 대하여는 어느 한 정권, 정당, 이념의 편에서 볼 수 없는, 가능한 한 하나가 되는 민족과 전체인류의 차원에서 볼 때 제대로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함석헌 선생님은 우리의 역사를 고난을 통한 새로운 역사창조, 즉 우리자신의 구원과 인류구원의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고 보는 분이다. 그리고 모든 역사는 최종으로 사랑과 평화로운 하나의 삶으로 귀결될 것을 전망하고 희망한다.

나라가 하나요, 세계가 하나며, 사람이 하나라는 통일사상은 그의 특이하고 우리가 주목 할 만한 점이다. 그런 그가 6·25의 민족상잔을 보면서 어찌하면 평화로운 통일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를 갈망하는 맘을 글로 표현한 것이 그 때 그 글이다. 당시 정권을 잡았던 이들에게는 따끔한 자극을 주고 민족에게는 진정한 나라의 삶이 무엇인지를 깨우치는 말이었다. 긴 역사의 관점, 특히 구원의 역사의 관점에서 볼 때는 그를 비판한 이들도 크게 인정하고 수긍할 수밖에 없는 것을 언제나 그는 썼다.

더욱이나 이념은 사라져가는 바람이나 물결과 같은 것이다. 지금은 이념을 넘어 평화의 세계로 가는 시대다. 그런 때 이념을 가지고 무엇을 잰다는 것은 시대착오다. 함석헌의 일생은 바로 어떤 이념이나 체제나 종파나 주장을 넘어 우리 민족과 사회가 진리를 따르는 입장에 서기를 진실로 갈망하였다. 우리는 가끔 그의 말을 읽고 들을 때, 간디가 인도의 독립운동을 전개하면서도 영국의 바른 정책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고, 인도의 부당한 일을 비판하였던 것을 비교하여 기억한다. 함석헌 선생님의 발언은 언제나 시간과 편을 넘어 영원한 보편타당한 진리를 찾으려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믿는다. 그분의 글은 전체맥락을 따라서 이해해야 할 일이지, 어느 단어나 문장 하나를 떼어서 볼 것은 아니다. 더욱이나 이념이나 주의주장을 가지고 판단할 수는 없다."

"함석헌을 기념하는 것은 물질의 풍요가 아니라 정신을 살리자는 일이다"

- 함석헌기념관 설립 반대이유에 대해 새누리당 신창용 의원은 또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의 발언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어느 때고 경제가 좋다고 하는 때는 없다. 예산낭비니 경제가 어렵다는 말은 하나의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그런 말은 그 일이 하기 싫으면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본다. 필요한 일이라면 재정을 확보하여서라도 하여야 하는 것이고, 적절하게 써야 할 곳에 써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가 함석헌 선생님의 대표되는 글 몇 편이라도 차근히 읽었다면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고, 그 자신도 한 두 단계 뛰어오르는 탁월한 성숙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함석헌 선생님을 기념하는 것은 물질의 풍요를 찾는 일이 아니다. 정신을 살리자는 일이다. 그런 일에는 경제가치를 지나치게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서울시 도봉구에 함석헌기념관의 설립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함석헌 선생님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시고, 오래 사셨던 집은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 4가 70번지였다. 그 집이 지금 남아 있다면 그곳을 기념관으로 삼는 것이 더 타당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곳은 이미 거대한 아파트 숲으로 변했다. 적당한 시기에 그 자리에 표지석 하나 세울 필요는 있다. 그러나 지금 도봉구 쌍문동에 있는 아드님 부부가 살고 계신 집은 함석헌 선생님 말년에 여러 해를 보내신 곳이다. 그곳의 나무와 꽃과 풀들과 집들은 바로 선생님의 숨결을 깊이 맡은 뜻이 있는 곳이다.

상당한 부분의 것들은 원효로에서 옮겨 심은 것들이다. 도봉구에 그 기념관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선생님께서 사셨던 집이 그곳에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함석헌기념사업회의 뜻이라면 그분의 기념관은 어느 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으로 하는 것보다는 국가차원으로 하는 것이 훨씬 더 적절하다고 본다. 그러나 그것은 더욱 더 그분이 그렇게 귀중한 분이라고 인정될 때에 할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도봉구 주민이 그곳에 사셨던 선생님의 뜻을 기리기 위하여 시작한 것이니 그 자리에 세워진다면 의미가 크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그곳에 함석헌기념관을 설립하고자 생각하고 추진하고 서울시에 공모하여 예산을 확보한 것은 참으로 의미 있게 잘 한 일이라고 본다. 그렇게 되어 그곳에 기념관이 잘 세워진다면 도봉구로서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길 일이라 본다. 독일에서 보니 괴테가 며칠 머물던 여관이나 식당에서도 그를 기리는 일을 하는 곳이 참으로 많았다. 하물며 세계적 사상가가 여러 해를 사셨던 집이 유일하게 남아 있다면 그곳을 그런 기념관으로 하는 것은 매우 큰 뜻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함석헌에게는 하나의 나라가 있을 뿐이다"

- 왜 함석헌 선생이 한국현대사에서 좀 더 주목 받아야 할 인물이라고 생각하나?
"함석헌이 주장한 씨알 사상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가 세계에 내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부족함이 없는 아주 탁월한 세계사상이라고 본다. 씨알 사상에 따르면 인류는 하나다. 모든 종교도 하나다. 영원과 순간이 갈라지지 않고 하나다. 우주와 한 씨알이 통합된다. 그에게는 하나의 나라가 있을 뿐이다. 그런 그의 사상을 실천한다면 남북한의 평화와 통일은 쉽게 될 것이다.

또한 나라와 나라들 사이의 갈등이나, 계급과 계급들 사이의 갈등, 자본과 노동의 갈등이 해소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더욱이나 민주주의 시대에 주체가 되는 씨알이 스스로 성숙된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본다. 그래서 가능하면 그의 씨알사상을 공부하고 생각하는 모임들이 많이 생겨나면 좋겠다. 씨알 사상 강좌와 연구 그리고 잡지 <씨알의 소리>를 통하여 많이 퍼져나가면 좋겠다."

- 과거 70-80년대 함석헌을 따르던 인사 중에 지금은 수구파나 뉴라이트 측에 선 분들이 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세상과 사람은 끊임없이 바뀌는 것이니까 그렇게 됐구나 생각할 뿐이다. 그러나 누가 되었든 어떤 상황이 돼도 자기 자신을 붙잡아주는 단단한 메시지, 진리의 말씀을 잡는다면 그렇게는 되지 않을 것이다. 그 무서운 어려운 시절에 변절하지 않고 버텼던 함석헌 선생님은 영국의 시인 셸리의 시 '서풍에 부치는 노래'의 한 귀절, '만일 겨울이 왔다면 어찌 봄이 멀었으리오' 하는 것이 그를 잡아주는 아주 강력한 손이요 위로요 격려였으며 구원의 말이었다고 한 적이 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어려울 때 잡아주는 진리의 말씀 하나를 잡을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한 것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가 성패를 가른다고 본다. 시류에 따라서, 영달을 따라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바뀐다면 모두가 다 슬픈 일이지 않을까? 그것들을 볼 때 나를 잡아주는 진리의 말씀이 단단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무력과 전쟁으로는 절대 안 된다 "

- 요즘 함석헌을 모르는 젊은 세대들이 많이 있다. "함석헌은 이런 분이었다"라고 간략히 소개 한다면?
"함석헌은 신비스런 분이었다고 본다. 통일신라시대의 원효, 조선시대의 율곡과 함께 우리 역사가 배출한 3대 사상가요 풍류가라고 평가하는 분도 있다. 그는 우리사회 씨알(서민)들이 영원히 주인으로 자유하면서 평화로운 삶을 꾸리는 것을 간절히 바랬다. 사람 하나하나가 우주와 같은 크고 귀한 존재라고 보았다. 그 사람 하나를 존중함이 곧 하느님을 받드는 것이라고 보았다.

현실을 보되 영원한 진리에 입각하여 맞추어 보려고 하였다. 상대방과 싸울 때도 그를 지극히 사랑하는 맘으로 했다. 그의 맘에 상대방을 조금이라도 미워하거나 멸시하는 맘이 있을 때는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우리사회의 가장 탁월한 평화사상가요 실천가라고 본다. 그러니까 한 사건에서 전체역사를 보고, 한 사람에게서 전체인류를 보며, 선과 악을 넘는 영원한 해방과 구원을 그는 본다.

석가, 예수, 노자 등 우리 인류의 좋은 스승을 함석헌은 참 모습으로 제대로 이해한 분이면서, 그것을 따라 살되 모두가 함께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보고 노력한 분이다. 전쟁을 치르고 분단된 우리나라에서 무력과 전쟁으로는 절대 안 되고 오직 비폭력 평화로운 철학과 삶으로야만 진정한 평화와 혁명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믿음으로 살고 펼친 분이다. 우리가 그것을 실현함으로 세계에 평화의 사회를 모범으로 보여줄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고 보신 분이다. 이 때 평화의 삶은 되고 안 되고의 문제도 아니며, 성공과 실패의 문제가 아니라 삶 그 자체, 하느님 자체가 명하는 절대가치라는 점이다."

- 함석헌을 처음 접하게 된 인연과 계기가 있었다면 소개 해 달라?
"나는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그 때 <동아일보>를 집에서 구독하였고, 그리고 <사상계>를 구독하였다. 그 신문과 잡지에 실린 선생님의 글을 읽었다. 물론 순 우리말로 된 글들이기에 읽기는 쉬웠으나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도서실에서 그의 책 몇 권을 빌렸다. 그러나 빌렸다가 이해하기가 어려워 읽지 못하고 가지고 있다가 되돌려주었다. 그래도 선생님의 성함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전에 나와서 놀 때, 한일회담이 한창 이루어질 때다. 그 때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졸속·굴욕회담을 반대하는 집회를 많이 열었다. 나도 가끔 참석하여 보기도 하였다. 교회에서도 그런 모임이 있기도 하여 참석하기도 하였다. 그 무렵, 그러니까 1965년 7월 어느날 함석헌 선생님이 한일회담 졸속 처리를 반대하는 뜻으로 삭발하고 삼베옷을 입고 단식을 하는 장면이 신문에 보도되었다. 그 모습을 볼 때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단식에 즈음하여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글이 신문에 게재되었다. 그래서 신문기사에 나온 선생님의 주소로 편지를 드렸다. 그 뒤 간단한 엽서 답장이 왔다. 그래서 다시 편지를 드리면 답이 오곤 하였다.

그러다가 지금의 한남대학교(그 당시엔 대전대학)에 다닐 때 선생님을 축제기간의 특별강사로 모셨다. 그 때 편지를 드려서 강연하여 주실 수 있는가 여쭈었더니 이러이러한 날 가능하다고 하셔서 그 때 모시고, 처음으로 얼굴을 뵙고 인사를 드렸다. 그 뒤 여러 번 선생님 댁으로 찾아뵙고, 강의도 들었다. 돌아가시는 두 달 전까지 병원으로 자주 찾아뵙기도 하였다. 내 혼자서 흠모하는 것이지, 사실은 그렇게 긴밀하게 가까이 모신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글은 참으로 많이 읽었다. 지금도 매일 읽고 묵상하고 그에 대한 글을 쓴다. 또 새로 나오게 될 함석헌 전집을 간행하는 데 관여하면서, 열심히 자세히 읽는다. 그럴수록 그의 사상이 특히 젊은 세대에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질이 지배하고, 생존경쟁이 유일한 삶의 덕목으로 자리 잡은 지금, 검색은 있으나 사색은 없다는 지금 깊이 생각하고 자기 자신을 존중하면서 정신을 새롭게 하여야 할 때인 지금은 바로 그이의 사상이 가장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함석헌기념사업회 회원들 중에서 아주 작은 한 알에 불과하다. 선생님과 깊은 교분을 나눈 기라성 같은 분들이 참으로 많다. 그분들의 탁월한 인연이 더 들을만할 것이다."

"씨알(민중) 자신이 자존감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 주었다"

- 오늘 한국 사회에 함석헌이 남긴 유산과 삶의 흔적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씨알(민중) 자신이 자존감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 주었다는 것. 맨사람 씨알이 곧 전체요 하느님이요 부처라는 것을 아주 깊은 삶으로 직접 보여준 점이다. 다른 나라의 탁월한 사상가들에게도 떳떳이 내어 놓을 수 있는 우리철학을 펼쳐주었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사람들에게 그를 말할 때는 전혀 부끄럽지가 않고, 아주 강한 자부심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 그가 남긴 흔적이지 않을까? 그 씨가 우리 각각의 씨알들에게 떨어져서 잘 피어나고 자랄 것이라고 믿는다. 때가 되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 김조년 이사장은 한남대학교 명예교수, <표주박통신> 주필, <씨알의 소리> 주간, 인돈학술원장 역임, 대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역임, 대전민들레의료생협 이사장 역임.


태그:#함석헌, #김조년, #김성수, #신창용, #도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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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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