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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은 반신반인(半神半人)으로 하늘이 내렸다란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이 14일 경북 구미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96주년 기념 행사'에서 한 말이다(<오마이뉴스> "박정희 대통령은 '반인반신'... 하늘이 열린 천운"). 남 시장은 지난달 26일 박정희를 "님께서 난 구미 땅에서 태어난 것만으로도 무한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쯤되면 "수령님은 나뭇잎으로 강물을 타고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었다"는 북한 김일성 왕조와 별다를 것이 없다.

포털 <다음> 누리꾼 반응도 비슷하다.

"김일성 신격화보다 더하네. 이게 진정한 종북이다. 북한 따라하는거.-'쥐를**'
"여기 북조선 부럽지 않아요~~ ㅋㅋ"-'마르**'
"박정희도 솔방울로 수류탄 만들었나? ㅋㅋ"-'부산***'
"예수님과 그의 아버님인 하나님에 대한 도전??100년 지나면 구미시에 알에서 태어난 박정희라는 설화가 만들어질 것임을 100% 장담합니다"-'무*'

'잘살아**'는 "머잖아 석가모니나 예수보다 위대하신 신으로 추앙받으시겠네. 신의 딸과 신의 아들은 어떻게 섬기는 것인가요"라며 다음과 같이 꼬집었다.

"매일 매일 아침저녁으로 메밥과 예물을 올려야 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찬양가를 불러야 돼요?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천왕폐하도 모셔야하고 박정희 각하 신도 모셔야 하고. 바쁘다 바빠. 내가 보기에도 요즘은 예수나 석가모니보다 효험이 크긴하다."

<알몸 박정희>를 지은 최상천 전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죽은 독재자를 숭배하는 곳은 북한과 우리나라뿐"이라고 했다. 최 전 교수 주장이 남 시장 입을 통해 증명된 것이다.

우리집 아이들에게 물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반인반신이래."
"반인반신이 뭐예요?"

"반은 사람이고 반은 하나님."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그럼 박정희가 예수님이에요?"
"왜 그렇게 생각해?"
"예수님도 신이면서 사람이잖아요."
"아니지, 예수님은 완전한 사람이면서 완전한 하나님이시지. 그런데 박정희는 반만 신이고, 반만 사람이잖아."

"그럼 박근혜 대통령은 뭐예요? 반반신, 반반사람이에요? 말이 안 되잖아요."

그렇다.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막둥이도 이해 못하는 말을 구미시장이 당당하게 했다. 독재자를 신으로 모시기 위해 안달난 모습을 물 건너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참 부끄럽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블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박정희, #남유진, #반신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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