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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청소년 특별면 '너아니'에 실렸습니다. '너아니'는 청소년의 글을 가감없이 싣습니다. [편집자말]
진보라는 타이틀은 해가 지날수록 종북이라는 단어와 동일시되고 있다. 독재 정권이후로 한동안 잠잠했던 매카시즘은 지난 2012년 통합진보당의 부정 경선 논란으로 다시 부활했다. 종북 논란은 지난 8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 음모혐의로 정점에 올라섰다.

정부는 현재 이를 근거로 통합진보당이 위헌 정당이라며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을청구하였다. 하지만 이석기 의원의 내란 음모 혐의는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고, 설사 이석기 의원의 모든 혐의가 유죄로 판결이 난다고 하더라도 통합진보당 전체가 이석기 의원과 뜻을 함께한다고볼 수 없기에 통합진보당을 해산할 근거는 아직없다.

헌법 제 8조 4항을 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고 쓰여있다. 따라서 만일 통합진보당 지도부가 내란 음모를 꾸몄거나, 통합진보당의강령이 반민주적이라고 한다면 정당 해산은 적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석기 의원의 내란 음모 혐의는아직 유죄 판결이 나지 않은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이고, 이석기 의원의 모든 혐의가 사실이더라도 통합진보당이당 차원에서 내란 음모를 꾸몄다는 것을 증명해내지 못한다면 통합진보당이 위헌 정당이라 볼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또한 정부와 보수 진영에서 문제 삼는 통합진보당의 공약들은 이미 지난 2012년 총선과대선 과정에서 등장했던 것이기에, 지금 와서 이를 위헌 정당의 근거로 사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소중히 여겨져야 하는 가치는 자유다. 여기에서의 자유는 사상의 자유도 포함한다. 그 사상을 우리가 선호하든 불호하든 상대의 양심을 법적으로 제약해서는 안 된다. 프랑스의 사상가 볼테르는 '나는 당신의 의견에는 반대한다. 하지만 당신의 의견으로 인하여 당신이 부당하게 탄압받고 있다면 나는 당신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겠다'라고 했다. 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지식인이 견지해야 할 태도이다.

물론 누군가가 자신의 사상을 바탕으로 사회에 큰 피해를 입히는 적법하지 못한 일을 저지른다면 그것은 법적으로처벌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통합진보당이 직접적으로 사회에 큰 피해를 줬거나 주려고 한다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정부의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은 사상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다. 만일 이석기 의원의 모든 혐의가 유죄 판결이 나고, 통합진보당도이에 깊숙이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때 위헌 정당 심판 청구를 하는 것은 올바른 수순이다.

이명박 정부로부터 시작된 민주주의의 훼손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 정점에 올랐다. 지난 2012년 대선은 박근혜 당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댓글 작업을 한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 사령부, 대선 직전에 허위 중간 수사 발표를 하여 민주당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어버린 경찰까지, 수많은 국가 기관이 특정 후보의 당선을 위해 선거에 깊숙이 개입한 부정선거였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이에 대한 수사를 막으려 수사에 임한 채동욱 전 검찰 총장과 윤석열 전 팀장을 자리에서밀어냈다.

이런 국정원 게이트를 물타기하기 위해, 지난 대선에도정치 공세의 일환으로 써먹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의혹을 다시 거론했지만, 물타기에 실패하고 부정선거의 증거가 계속 드러나자 여론이 좋지 않은 통합진보당 사건을 키워 자신들의 범법 행위를 물타기하려 하는 것이다.

여론의 흐름과 통합진보당에 대한 개인의 불호로 통합진보당의 위헌 정당 해산을 지켜만 보거나 찬성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처사이며, 이는 국정원게이트를 물타기하려는 정부의 의도를 관철해주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태그:#통합진보당, #국정원, #위헌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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