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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곳곳엔 귀신 분장이나 각종 패러디를 한 분장 등 할로윈데이 준비로 시끌벅쩍하다.

어린아이는 만화주인공 복장을 하고 쿠키를 들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의 할로윈데이는 이태원 등 외국인들만이 즐기는 행사였다면, 지금은 남녀노소할 것 없이 한국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하였다. 

할로윈데이는 성직자들이 죽인 이의 모습을 하고 악귀를 쫓는다는 켈트족 신앙에서 시작한 미국의 행사다. 그리스도교의 전파와 함께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 전날 밤의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오늘날에는 미국의 어린이들의 축제로 유명하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어린이집이며 백화점, 호텔 등 각 곳에서 할로윈데이 축제를 챙기느라 여념이 없다. 이는 무분별한 문화수용을 하는 사대주의적 시각을 연상하게 한다. 또한 상업주의적으로 기우는 현상도 한 몫하고 있다.

23일 서울의 백화점에서 할로윈 복장을 구매하는 주부 유혜영(32)씨는 "애들 유치원에서 할로윈데이 복장과 쿠키를 준비해달라고 하였는데 값비싼 의상이 부담스럽다. 5살짜리 아들은 할로윈데이가 어느 나라의 축제인줄도 모르고 있다. 외국 축제인 할로윈데이까지 유치원에서 챙겨야하냐"며 질타를 하였다. 

매년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날과 추석연휴가 되면, 명절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려는 인파들로 공항은 북적거린다. 올해 추석연휴를 해외에서 보낸 국민들은 대략 22만 6천여 명에 이른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연휴 국제선 항공권 예약률은 85% 달했다고 한다. 이제 명절 연휴를 이용한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이 일종의 관례로 자리 잡히면서 우리 민족의 고유문화의 퇴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인천의 한 초등학교의 3학년 어린이들에게 물었다. '단오, 정월대보름, 동지'의 의미를 모두 알고 있는 학생들은 40명 중에 2명에 불과했다. 반면에 '할로윈데이, 크리스마스'를 모르는 학생은 없었다.  

이러한 현상들을 단순히 가치관의 변화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전통문화의 퇴색이 우려된다'는 의견과 '시대에 맞게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하지만 민족 고유명절을 제쳐두고 남의나라 명절을 즐기는 것을 마냥 웃으며 지켜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태그:#할로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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