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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CNN.
 오바마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CNN.
ⓒ CNN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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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국민의 우려가 증대하고 있는 국가안보국(NSA)의 정보 수집 활동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월 노출된 연방 정부에 의한 미국민들의 전화 통화와 통신을 비밀리에 감청한 사실 등으로 (실추된) 공적인 신뢰를 회복하고자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불행하게도 이러한 논의가 정확한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정당한 과정이나 법적 절차에 의하지 않고 매우 감정적인 논의만을 불러일으키는 연이은 폭로가 이어졌다"며 "(그 폭로 또한) 완전한 사실에 바탕을 두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에 의해 악용된 (과거) 역사적 사례를 볼 때, 그러한 우리 생활 전부를 감시하는 것에 대한 우려(questions)는 (정당한) 권리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따라서) 대통령인 내가 이런 (감시) 프로그램에 신뢰를 갖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국민이 신뢰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에 관해 우선 대통령 직속 인권감시위원회(PCLOB)와 국가안보팀에 관련 법과 제도의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지난 2011년 9.11테러 이후 제정된 이른바 '애국자법' 가운데 전화 기록 수집 조항 등 문제가 될 수 있는 법률의 개정을 의회에 촉구했다.

이 밖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허가권을 가진 해외정보감시법원(FISC)의 개혁을 통해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보기관들에 가능한 많은 정보를 공개할 것을 지시했으며 이들 기관의 감시 프로그램을 감독할 외부 전문가 패널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노든은 애국자 아니다, 중범죄자일 뿐" 동정론 일축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애국자' 내지 '내부 고발자'로 불리는 스노든에 대해 동정론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나는 스노든이 애국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엄연한) 사실은 그가 3가지 중범죄 혐의로 기소되었다는 것"이라고 밝혀 법적 처리 방침이 확고함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스노든에 대해 임시 망명을 허용하는 등 러시아와의 증대하는 갈등에 대해 "구소련 붕괴 이후 양국 간에는 항상 긴장이 있었으나 협력과 경쟁도 계속되고 있다"며 "(하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러시아의 반미적인 경향이 심해졌다"고 러시아를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기자회견을 연 배경에 관해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에드워드 스노든이 불법적으로 NSA의 기밀을 폭로함으로써 정부의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증가해 결과적으로 국민 신뢰(public trust)를 쌓고자 대통령이 관련 기관에 국가 안보 문제에 적절히 대응할 것을 지시한 것과 연장 선상이다"고 말했다고 <허핑턴포스트>는 전했다.

따라서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기자 회견은 스노든의 연이은 폭로로 인해 실추된 행정부와 국가 기관의 신뢰를 만회하고자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 대변인은 이에 대해 "투명성은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문제는 (드러난) 사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태도(reluctance)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국가 기관의 신뢰성 실추라는 궁지에 몰린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대국민 기자 회견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태그:#버락 오바마, #에드워드 스노든, #국가정보국, #감시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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