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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위해 유부초밥을 만들고 있는 막둥이
 아빠를 위해 유부초밥을 만들고 있는 막둥이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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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배고파요."
"너는 항상 배고프잖아."
"아빠, 오늘은 유부초밥 해 드릴까요?"
"오늘은 네가 아빠에게 유부초밥을 만들어준다고?"

"만들어드릴게요."
"막둥이가 만든 유부초밥 먹어볼까."

학교 다녀오면 늘 배가 고픈 막둥이가 지난 27일 유부초밥을 만들겠다고 나섰습니다. 막둥이가 만들어준다는 말에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막둥이는 한 번씩 아빠를 위해 음식을 만듭니다. 이번에는 유부초밥을 만든 것입니다.

막둥이가 만든 유부초밥
 막둥이가 만든 유부초밥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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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다 만들었어요. 드세요."
"정말 만들었네. 어디 한 번 먹어볼까."
"맛있어요?"
"와 정말 맛있다."


막둥이가 만든 유부초밥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앞으로 우리집 유부초밥은 막둥이가 손으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그럼 아내가 섭섭할 수 있습니다. 막둥이가 유부초밥을 만든 것은 안 큰 아이가 나섰습니다.

"엄마 오늘 된장찌개 먹고 싶어요. 제가 끓일게요."
"된장찌개를 끓인다고?"

"응."
"그럼 한 번 끓여보렴."

큰 아이가 된장국을 끓이기 위해 호박을 썰고 있습니다.
 큰 아이가 된장국을 끓이기 위해 호박을 썰고 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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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는 호박과 감자 그리고 대파를 썰었습니다. 칼질이 아빠보다 낫습니다. 놀랍습니다. 사실 큰 아이는 음식 만들기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된장짜개만 아니라 김치찌개도 자주 끓입니다. 우리집에서 라면을 가장 맛있게 끓이는 사람도 큰 아이입니다.

"엄마 감자를 가장 먼저 넣어야죠."
"와 그것도 아네."
"응 감자를 가장 먼저 넣는 이유는 가장 늦게 익기 때문이야."
"다음은 호박이고, 그 다음은 대파죠."

"엄마보다 훨씬 낫네."
"엄마보다는 못해요. 엄마가 끓인 것이 훨씬 맛있어요."

"아빠는 네가 끓인 것이 더 맛있겠는데."
"아빠가 맛있다고 하면 저는 정말 좋아요."

된장을 풀고 있습니다
 된장을 풀고 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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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사람들이 된장찌개와 장어국 따위에 많이 넣는 재료가 있는 데 방아라고 합니다. 깻잎과는 조금 다른 허브입니다. 향기와 맛이 독특해 처음 먹는 사람들은 잘 먹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 동네는 방아가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방아는 생선 비린내도 제거합니다.

"아빠 된장찌개에 방아도 넣어야죠?"
"된장찌개에 방아가 안들어가면 된장찌개가 아니지."
"나도 방아가 좋아요."
"와 맛있겠다."
"엄마 형아는 된장찌개도 잘 끓여요. 다음에는 나도 끓이고 싶어요."

서부경남 사람들은 '방아'(허브)를 좋아합니다.
 서부경남 사람들은 '방아'(허브)를 좋아합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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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가 끓인 된장국
 큰아이가 끓인 된장국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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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된장찌개가 다 되었습니다. 입안에 넣었더니 된장향기가 입안에 휘감아 돌았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아내 손맛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둥이는 형이 끓인 된장찌개를 먹고 맛있다며, 계속 먹었습니다.

"형아 맛있다."
"진짜?"
"응. 오늘 형아가 끓이 된장찌개가 맛있어. 밥 두 그릇 먹어야겠다."

"그렇게 맛있어?"
"진짜로 맛있다. 형아가 앞으로도 된장찌개 많이 끓여주면 좋겠다. 형아는 김치찌개도 잘 끓이잖아."
"겨울에는 김치찌개도 끓여줄게."


형아가 끓인 된장국 참 맛있어요
 형아가 끓인 된장국 참 맛있어요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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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만 아니라 김치째개도 끓여주겠다는 형아 말에 막둥이는 싱글벙글입니다. 무엇이나 잘 먹는 막둥입니다. 청국장도 잘 먹습니다. 큰 아이가 끓인 된장찌개로 우리 가족은 항상 건강합니다.


태그:#막등이, #큰 아이, #된장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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