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전 이청용 이청용은 포스트 박지성이 아니다.

▲ 우즈베키스탄전 이청용 이청용은 포스트 박지성이 아니다. ⓒ 류호준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로 대한민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었다. 오래간만에 선발 출전하여 맹활약한 손흥민과 국가 대표 첫 선발에도 중원에서 노련하게 경기 운영을 한 이명주, 수비 불안을 해소해준 김영권 등 모든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로 이어졌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은 과거 대표팀과 비교하여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박지성 이후 구심점을 잃은 축구 국가대표팀

과거 대표팀은 확실한 팀의 구심점을 가지고 있었다. 주장을 맡거나 주장을 맡지 않더라도 경기장 안팎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선수가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홍명보가 그랬고, 2006년 독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박지성이 그랬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에는 그러한 선수가 드물다. 2010년 월드컵이 2002년 월드컵 멤버과 그 이후 황금 세대 사이의 세대 교체가 이어지는 과도기였다면 현재 대표팀은 어느 정도 세대 교체가 완료되며 대한민국은 '젊음'을 얻은 대신 '노련함'을 읽었다. 결정적으로 2011년 초, 박지성이 대표팀을 은퇴하면서 한동안 대한민국은 방황기를 겪었다. 박주영도, 김남일도, 곽태휘도 방황기의 대한민국을 잘 이끌지 못했다.

위기 상황일수록 노련함이 필요하다

'노련함'은 대표팀이 위기 상황에 있을수록 빛을 발휘한다. 특히 박지성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 당시, 본선 진출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던 2009년 2월 11일 이란 원정에서 후반 36분 헤딩으로 동점골을 넣으며 본선 진출의 큰 공을 세웠다. 이날 박지성을 포함한 대한민국은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골까지 내주며 이란에게 끌려가다 후반 막판 박지성의 골로 승점을 가져갈 수 있었다.

한동안 대한민국에는 이런 선수가 없었다. 대게 한 두 경기 반짝 활약에 그쳤고,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가 없었다. 게다가 세대 교체의 중심 이청용은 부상으로 1년 간 전력에서 이탈해 있었다. 하지만 이청용이 돌아온 이후 대한민국이 달라졌다.

최고의 활약을 하고있는 이청용

2012년 9월,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복귀한 이후 이청용은 한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년 간 그라운드를 떠나있던 폼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3월 카타르전에서 그의 진가를 보여줬다. 화려한 발재간과 센스는 여전했다. 그리고 본선 진출에 가장 중요한 2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대한민국 선수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레바논전과 우즈베키스타전에서 이동국과 김신욱을 겨냥한 정확하고 예리한 크로스를 수 차례 올렸고 측면과 중앙,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활발히 활약했다. 우즈베키스탄전 김창수와의 연계 플레이도 일품이였다. 특히 넓은 시야를 활용하여 동료를 향한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의 시발점을 제시했다.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로 대한민국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청용에게 '포스트 박지성'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이청용은 분명 박지성과 다르다. 다만 이청용은 자신이 대표팀에서 박지성의 존재감을 잊혀줄, 즉 팀의 구심점이 될 가장 확실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최종예선을 통해 증명해 보였다. 이청용의 남은 이란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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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박지성 축구국가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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