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조선일보> 27일자 기사
ⓒ 조선PDF	관련사진보기

지난 27일 <조선일보>에 실린 '전교조 등쌀에... 혁신학교 교장들 "혁신 반납하고 싶다"'라는 기사를 본 후에 서울시교육청의 편향적인 언론플레이가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앞서 난 <조선일보>가 기사의 토대로 쓴 것과 비슷한 내용의 자료를 교육청에 요구했었다. 교육의원으로서 정당하고 공식적으로 교육청에 관련 자료를 요구했음에도, 교육청 실무자는 계속 자료가 없다고 발뺌했다.

서울시 교육의원인 나는 지난달 18일 교육청에 '3월 12일에 있었던 혁신학교 교장, 교감 간담회의 회의록' 자료를 요구했다. 이는 의원실을 방문한 한 민원인이 "3월 12일에 혁신학교 교장·교감과 문용린 교육감의 간담회가 약 1~2시간정도 이뤄졌다"며 "심각한 분위기가 길게 이어졌는데, 이때 어떤 얘기가 오고 갔는지 궁금하고 왜 일반 선생님들은 안 부르고, 그것도 몇몇 특정학교 교장, 교감 선생님들만 불렀는지도 궁금하다"고 했기 때문에 실태파악 차원에서 자료를 요구한 것이었다. 그러나 29일 도착한 자료에는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답변만 들어 있었다.

이후 한 혁신학교 관계자가 또다른 제보를 했다. 1차와 2차 교장·교감 간담회 공문이 좀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는 "1차 간담회 때 부정적인 발언을 한 사람들이 2차 때 간담회에 주로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교육정책국장이 교장·교감들과 1차 간담회를 한 이후, 1차에서 거른 사람들만 문 교육감을 만나게 한 것 같다"며 "당연히 회의록도 있고 간담회 보고서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공문내용을 보면, '교육감 지시사항'에 의해, 간담회가 이루어졌고, 그 안건이 '혁신학교 애로사항'으로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사실상 "계획적인 혁신학교 성토대회"였던 셈이다.

교육감이 있다는 자료, 담당자는 왜 없다고 할까

큰사진보기
▲  3월 28일까지 제출하기로 한 자료는 3월 29일 도착을 하였고, '회의록 작성을 하지 않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 김형태	관련사진보기

이에 나는 4월 9일, '혁신학교와 관련하여 관계자들(교장, 교감 등)이 교육정책국장 및 교육감을 2번 이상 만났다고 하는데, 참석자 명단 및 주요내용, 교육감에게 보고했던 내용을 제출할 것(3월 12일 간담회 포함)'을 교육청에 요구했다. 자료 제출 기한은 4월 19일까지이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했으나, 자료는 오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 17일 문용린 교육감에게 다음과 같이 시정질문을 했다. 문 교육감은 간담회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를 정리한 내용을 문건으로 보고 받았으며 "회의록은 아니어도, 정리한 자료는 있을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자료 제출 기한을 지나 4월 23일 도착한 자료에는 "간담회의 주요내용을 작성하거나 교육감에게 보고할 필요가 없어서 작성한 바 없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는 "문건이 있을 것이다"라는 문용린 교육감의 답변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앞서 학교명과 교장 이름을 공문에 적어 일선학교에 내려보냈음에도, 참석한 교장과 교감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교육청이 이렇듯 교육의원에게조차 원천봉쇄한 자료들을 <조선일보>는 어떻게 구한 것일까. 27일자 <조선일보> 보도를 보면, 회의록을 보지 않고는 못 쓸 정도로 그날 현장에 몇 명의 교장·교감이 참석했는지, 그들이 어떤 말을 했는지 등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다.

이런 교육청의 태도와 언론공세는 혁신학교 관련 조례가 시의회 통과를 앞두고 있자, 혁신학교를 음해하고 혁신학교에 색깔을 입히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행복교육'을 주장하는 교육감이, 진정한 행복교육을 위해 학교 현장에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혁신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 학생들 이야기엔 귀를 기울이지 않고, 혁신학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일부 교장과 교감 선생님만 만나고 있으니... 문용린 교육감이 주장하는 행복교육은 과연 누구를 위한 행복교육인지 궁금하다.

문용린 교육감의 혁신학교 때리기, 어리석어 보인다

큰사진보기
▲ 교육청에서 시행한 혁신학교 간담회 관련 공문 1차(위) 때 참석한 교장교감 중 일부가 2차(아래) 간담회 때도 참석했다.
ⓒ 교육청공문	관련사진보기

이번 일은 정말 심각한 것이다.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교육감이 되겠다며 당선 후 전교조 서울지부에 찾아가 사과까지 한 문용린 교육감이 이후, 입장과 태도를 바꿔 혁신학교 흠집내기에 몰입하고 있다.

문용린 교육감은 앞서 교육위와 예결위, 본회의장에서 우솔초, 천왕중 등 2개 교를 혁신학교로 추가지정하기로 사실상 동의해 놓고 이를 집행하지 않고 있다. 또 혁신학교에 대한 표적 평가와 표적 감사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혁신학교에 대해 부정적인 일부 교장·교감들을 모아놓고 '혁신학교 성토대회'까지 열다니...

현재 혁신학교는 경기도, 광주, 전남, 전북, 강원 등지에서 이미 공교육의 대안이자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거스를 수 없는 강물이 되어가고 있는 혁신학교를 막거나 되돌리려고 하는 모습이 참 어리석어 보인다.

문용린 교육감은 혁신학교 흠집내기에 몰입할 것이 아니라 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혁신학교를 선호하는가를 깊이 연구하길 바란다. 또 행복교육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혁신학교부터 방문해보길 권한다.

행복교육을 말하면서 혁신학교를 부정하는 것은 자기부정이다. 부디 오세훈 전임시장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어떻게 하면 질 좋은 급식을 안전하게 먹일까를 고민하자고 했음에도, 끝내 장고 끝에 악수를 둔 오 전 시장의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부디 그런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길 바란다. 문용린 교육감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간절한 목마름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혁신학교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