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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축제를 하루 앞둔 광안리 바다
 축제를 하루 앞둔 광안리 바다
ⓒ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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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산은 진정 바다와 태양과 바람의 도시였습니다. 마치 여름이 문앞에 당도해 부러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있는 손님 같았습니다. 버스 차창으로 들어오는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졸다가 바다 앞에 도착했습니다.
수상스키를 즐기는 이들
 수상스키를 즐기는 이들
ⓒ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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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밭에 발을 딛는 순간 누군가 조명 버튼을 내린듯 세상빛이 어둑해졌습니다. 비가 올 거라던 일기예보는 들었지만 급작스런 반전에 놀랐습니다. 하지만 바다는 축제 준비가 한창입니다. 광안리 해수욕장에서는 26일부터 사흘간 '어방축제'가 열립니다.

광안리 어방축제
 광안리 어방축제
ⓒ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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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 일대에서 소규모로 열리던 민락활어축제, 광안리해변축제, 남천벚꽃축제를 통합하고 수영구의 전통민속놀이인 좌수영어방놀이를 조합해 2001년부터 벌인 부산의 대표적 바다축제 중 하나라고요. 축제를 앞둔 바다는 사람이 없어도 술렁입니다.

백사장에 설치된 공연무대
 백사장에 설치된 공연무대
ⓒ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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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곳곳에선 각종 설치물과 무대 막바지 점검으로 분주합니다. 이렇듯 탁 트인 자연 가운데서 펼치는 공연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흥으로 물들입니다. 축제가 한창일 때 모습이 기대됩니다. 앞으로 사흘 내내 한번씩은 들를 예정입니다.

낭만 가득한 풍경
 낭만 가득한 풍경
ⓒ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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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다 마주친 낭만 풍경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세 소녀가 기타를 퉁기며 순한 목소리로 화음을 냈습니다. 그들 앞엔 바다를 마주한 연인 한쌍. 마침 똑똑 한두 방울 떨어지는 비. 화려함 한 점 없는 생활 그 자체 모습에 낯선 감동이 일었습니다.

광안리 해변도로
 광안리 해변도로
ⓒ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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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도로 위 사람들 소원 담은 종이물고기가 등 아래 데롱데롱 매달렸습니다. 불 밝힌 밤에 꼭 걷고 싶은 길입니다. 

내일 숱한 이들의 사진 속 배경이 될 자리
 내일 숱한 이들의 사진 속 배경이 될 자리
ⓒ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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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시작되면 숱한 이들이 이 자리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겠지요. 그리고 추억이 될 것입니다. 축제가 임박한 바다를 거닐며 그것이 끝난 직후를 상상합니다. 뒷모습은 지금보다 훨씬 더 허전하겠지요. 우리 삶은 저마다의 무대를 세웠다 허물었다의 반복 같습니다.

자연의 빛
 자연의 빛
ⓒ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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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여행이 하나된 삶 가운데 더없이 충만한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허나 동시에 불안합니다. 비오는 날 물 빠진 옷을 입고 있는듯, 풍족함 가운데 내내 슬픔이 번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 앉은 커피가게 창밖으로 푸르던 바다는 사라지고 광안대교엔 보석 같은 불빛이 반짝입니다. 이 밤이 지나고 내일(26일)이 오면 축제의 시작입니다. 살아있음을 만끽하고 싶다면, 이번 주말 부산 바다축제 현장으로 오심이 어떠할는지.

정보

■ 광안리어방축제 구체정보
http://festival-eobang.suyeong.go.kr/

■ 광안리 해변도로 가운데쯤 위치한 커피가게 ALICE2046입니다. 창밖으로 바다와 광안대교가 정면으로 보이고 바리스타가 정성껏 만들어주는 커피맛이 일품입니다. 특히, 매주 목요일 커피 수익금 전액은 유니세프에 기부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마침 목요일이고요!

광안리 해변가 착한 커피가게
 광안리 해변가 착한 커피가게
ⓒ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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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는 서른다섯 살이던 지난해 '진짜로 원하는 삶'을 살고자 결심하고, 현재는 고향에서 작은 여행자의 집을 운영하며 생계형 알바, 여행, 글쓰기, 그림 그리기 등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facebook /2012activist)



태그:#어방축제, #광안리해수욕장, #ALICE2046, #EOBANG FESTIVAL, #GWANGA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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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삶은 정말 여행과 같네요. 신비롭고 멋진 고양이 친구와 세 계절에 걸쳐 여행을 하고 지금은 다시 일상에서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닷가 작은 집을 얻어 게스트하우스를 열고 이따금씩 찾아오는 멋진 '영감'과 여행자들을 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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