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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1월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도중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1월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도중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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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국회 표결 전에 사퇴할 경우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자진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헌재소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진사퇴도 고려했다는 그는 그러나 "(사퇴하는 건) 공인의 자세가 아니고 청문회가 의혹을 부풀리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우려돼 법과 원칙대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5일 <중앙일보>와 인터뷰 한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경험하니 죽어서 염라대왕 앞에 가면 이런 식으로 심판받나 싶었다, 청문회로 '괴물 이동흡'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며 "인사 청문 제도는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2일 청문회 후 칩거에 들어갔던 이 후보자가 언론 인터뷰에 나선 것은 국회 표결 전까지 자신의 입장을 최대한 알려 여론 환기를 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박근혜 당선인이 직접 나서 인사청문제도의 불합리성을 강변했고,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이 후보자 거취를 표결로 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이 후보자의 '버팀목'이 됐다.

"자리 문제 아냐...내 명예회복 무엇보다 중요"

실제, 그는 "(청문회가) 도덕성 검증뿐 아니라 해당 직무에 적합한지를 결정하는 자질 검증의 장으로 개선되길 바란다"며 인사 청문 제도 개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청문회가 끝난 지 보름이 지났으니 국회가 법에 정해진 (표결) 절차를 밟아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자진 사퇴를 거부한 그는 인터뷰 내내 '억울함'을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이번 청문회 원칙은 무죄추정이 아니라 유죄단정이었다, 혐의를 씌우고 해명하라고 압박하면 억울한 사람이 많이 나올 수 있다며 "사실과 다르게 항공권 깡을 했다고 묻지마식 의혹이 가장 억울했다"고 말했다.

'특정 업무경비'를 사적으로 쓴 것에 대해서도 "공직사회의 잘못된 관행을 따른 것은 사과한다"면서도 "관행의 문제를 개인이 다 책임지라는 게 타당하냐"고 항변했다. 그는 도리어 "내가 (청문회에서) 통장을 공개하는 바람에 기획 재정부가 특정업무경비 지침을 개선한 계기가 됐다"며 제도 개선에 일조했음을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재임 기간 6년간 받았던 (특정 업무경비) 전액 (3억 원)을 사회에 환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딸아이들이 출근길에 (취재 경쟁하는 언론에 의해) 상해를 당하고 가족 모두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며 "내가 소수 의견을 많이 내다보니 (법원에) 안티 세력도 생겼다고 들었는데 법관이 '좋은 게 좋다' 식의 자세로 하면 부화뇌동이다, 소통을 위해 누구 못지않게 밥도 많이 샀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자리가 문제가 아니"라며 "평생을 떳떳하게 살아왔는데 인격살인을 당한 상태인 만큼 지금으로선 명예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장 자리 때문에 버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명예 회복을 위해 국회 표결까지 가겠다는 것이다.


태그:#이동흡, #자진사퇴, #국회 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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