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전 프로축구연맹 총재가 대한축구협회(KFA) 수장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몽규 전 총재가 제52대 회장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정몽규 신임 회장은 2016년까지 4년간 한국 축구를 이끌게 된다.

이날 열린 회장 선거에는 정몽규 신임 회장을 비롯해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김석한 전 중등축구연맹 회장,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등이 후보로 출마해 경합을 벌였다.

18명의 산하 연맹 회장과 6명의 시·도 축구협회장 등 24명이 투표권을 행사한 선거에서 허승표 회장은 8표를 얻어 정몽규 신임 회장을 1표차로 누르고 1차 투표에서 승리했다. 반면 김석한 전 회장과 윤상현 의원은 각각 6표, 3표에 그치며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곧이어 열린 2차 투표에서 역전극이 벌어졌다. 김석한 전 회장과 윤상현 의원의 지지표가 대거 정몽규 신임 회장으로 기울면서 15표를 얻으며 9표에 그친 허승표 회장을 제치고 최종 당선됐다.

정몽준 명예회장과 사촌지간인 정몽규 신임 회장은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 다이노스 구단주를 거쳐 지난 2000년부터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를 맡고 있는 프로축구 최장수 구단주다.

2011년 프로축구연맹 총재직을 맡으며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해 개방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었고, K리그 승강제를 처음으로 도입하는 등 개혁적인 성과를 내면서 유력한 대한축구협회장 후보로 떠올랐다.

정몽준 명예회장에 이은 현대가(家)의 재집권이라는 따가운 눈총도 있었지만 정몽규 신임회장이 프로축구연맹에서 보여줬던 과감하면서도 안정적인 추진력을 선택했다. 반면 '축구 야권'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허승표 회장은 3번째 도전에서도 아쉽게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대한축구협회장은 더욱 막중한 자리다. 연간 1천억 원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며 국가대표팀, 여자 축구, 유소년 축구, 사회인 축구 등을 아우르는 전반적인 한국 축구 산업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눈부신 외적 성장을 이끌었지만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 경질 논란, 회계 부정,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 징계에 대한 미숙한 대응 등으로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정몽규 신임 회장은 투명한 재정 운영과 과감한 제도 개혁 등을 통해 거대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한국 축구의 장기적인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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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허승표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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