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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지난 10월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경찰 관련 정책을 발표하는 가운데 배석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이 박 후보를 쳐다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지난 10월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경찰 관련 정책을 발표하는 가운데 배석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이 박 후보를 쳐다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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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 얘기가 없어서 안 나간 거다."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중앙선대위 불참 이유를 짧게 밝혔다.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 불참하자, 경제민주화 공약 채택 과정에서 박근혜 대선후보와 갈등을 빚은 그가 '정치적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잇따랐다.

김 위원장이 지난 16일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 발표 당시 불참한데다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까지 불참하면서 이 같은 관측은 힘이 실렸다. 매번 회의에 앞서 배치됐던 그의 명패도 이날 회의엔 없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자꾸 나에게 그런 식으로 묻지 말라"며 '정치적 결별'에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앞으로 남은 국민행복추진위 분과회의에는 참석할 것이냐"는 질문에 "참석하겠지만 사실 별로 회의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향후 대선 국면에서 자신이 역할할 공간이 없다는 뜻인 셈이다. ▲ 대규모기업집단법 제정 ▲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 주요경제사범 국민참여재판 ▲ 지분조정명령제 도입 등 자신이 입안한 '재벌개혁' 카드가 배제된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한 불만도 그대로 녹아있었다.

'토사구팽' 논란 시달리는 새누리 쇄신의 아이콘들... "무슨 할 말 있겠나"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경남 창원대 강연에서도 자신의 '재벌개혁' 카드가 배제된 것에 대해 우회적인 비판을 내놨다. 그는 이 강연에서 "제 경험에 의하면 (후보가) 대통령이 되려는 때와 후보가 된 상황, 당선된 뒤의 상황이 다 변한다"며 "후보가 되기 이전에는 기대해 볼 수 있을까 하다가도 후보가 되면 기대감이 줄 수밖에 없고, 당선되면 또 달라진다"고 말했다.

또 대규모기업집단법 제정 불발을 겨냥해 "남의 나라에도 없는 제도를 왜 도입하려고 하느냐고 했는데 우리처럼 특수한 재벌구조를 가진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하고, "배심원제는 당초 영국 왕실에 속한 사람이 죄를 짓고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아서 도입된 것"이라며 주요 경제사범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방안이 거부된 것을 비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 강연 자리에서도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 공약의 알맹이는 다 뺐는데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는 자신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함께 당 쇄신을 이끌어 온 전직 비상대책위원들이 경제민주화 논란 등 현 당 상황에 대해 이번 주중에 모여 논의할 것이란 보도도 나왔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한 전 비대위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회동 얘기는 듣지 못했다"면서도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야권은 김 위원장을 박 후보가 '토사구팽'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진성준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후보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인가, 토끼를 잡았으니 사냥개를 삶는 것인가"라며 "그나마 새누리당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변화를 상징했던 인물들이 모두 용도폐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보수회귀와 토사구팽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며 "박근혜는 이명박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안 진보정의당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김종인·이준석·이상돈 등 새누리당 쇄신의 아이콘들이 '용도폐기'된 게 아니냐는 세간의 지적이 무리가 아닌 것 같다"며 "공당의 공식직함을 달고 있는 인사들을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 하는 건 치졸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태그:#김종인, #박근혜, #토사구팽, #이상돈, #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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