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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찜! e시민기자'는 한 주간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린 시민기자 중 인상적인 사람을 찾아 짧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인상적'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고요? 편집부를 울리거나 웃기거나 열 받게(?) 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편집부의 뇌리에 '쏘옥' 들어오는 게 인상적인 겁니다. 꼭 기사를 잘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경력이 독특하거나 열정이 있거나... 여하튼 뭐든 눈에 들면 편집부는 바로 '찜' 합니다. [편집자말]
고등학교 1학년, 열여섯 살 청소년이 정치 기사를 쓴다? <오마이뉴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다. 4월 셋째 주 '찜! e시민기자'의 주인공은 바로 '대구의 떠오르는 샛별', '정치 전문 청소년 기자' 조우인 시민기자다.

지난해 12월 혜성같이 나타나 지금까지 20여 편의 기사를 쓴 조우인 시민기자. 대구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인 그는 청소년으로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정치 분야의 기사를 주로 쓰는 것이 특징이다.

중학교 때 읽은 세 권의 책, <단재 신채호 평전>, <노무현 자서전>,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통해 정치인을 꿈꾸게 된 조 시민기자. 시민기자 자기소개란에 '신채호와 여운형, 체 게바라를 존경한다'고 밝혀둘 정도로 그에게는 '범상치 않은' 구석이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청소년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제한돼 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은 감히 어른들이 하시는 정치에 관심 두지 말라는 세상이다. 하지만 조 시민기자는 "'사람'보다 가치 있는 글감은 없다"고 당차게 말하며 "청소년이기에 독점할 수 있는 시각과 글감"으로 '어른들만의 정치'에 신선한 자극을 던지고 있다.

18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조우인 시민기자의 '꿈과 오늘'에 대해 들어봤다.

중학생 때 읽은 세 권의 책, '정치인' 꿈꾸게 했다

조우인 시민기자
 조우인 시민기자
ⓒ 조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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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되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는?
"작년 말,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와 조국 교수가 함께 쓴 <진보집권플랜>, 강준만 교수의 <강남좌파>를 읽고 <오마이뉴스>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기사라는 것은 전문가만이 쓸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상식으로 받아들이던 제게 '시민기자'라는 개념은 정말 신기했습니다. 재미있고 보람찬 일이 될 듯해 '나도 기사 한번 써보자' 하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것을 주변 친구나 가족들이 알고 있나요?
"부모님께서는 처음부터 알고 계셨고, 친구 중에서는 정말 친한 친구 한 명만이 알고 있습니다. 제가 무슨 무슨 일을 한다고 떠벌리고 다니는 성격이 아니거든요.(웃음) 반응들은 모두 긍정적입니다."

- 입시 공부에 바빠 글쓸 시간을 내는 게 쉽지 않을 텐데, 비법이 있나요? 혹시 그것 때문에 부모님한테 혼난 적은 없는지.
"우리 부모님께서 특별하신 걸까요? 우리 부모님은 '스스로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언제든지 1순위'라고 말씀해주십니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 1순위'인 기사 쓰기를 해온 것이고요. 지금은 학기 중이라 글쓸 시간이 적어졌지만, 시간이 빌 때마다 글감을 찾고 글을 구상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에 자신의 기사가 나기 시작하면서 일상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평소 관심 있던 정치, 사회 등의 분야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일상생활 속에서 무엇인가를 '캐치'해내는 '느낌'도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기사로 쓸까'에 대해 계속 생각하다 보니 어느덧 이렇게 되어버리더군요."

- 신채호, 여운형, 김구, 하이데거, 게바라, 아난 등을 존경한다고 했네요. 또래의 청소년들이 흔히 접하는 이름들이 아닌데, 어떤 계기로 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나요? 
"중학교 2학년 때 '책 쓰기 동아리'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입시 때 도움이 된다'는 말에 혹해 들어가게 되었지만, 동아리 활동은 너무나도 즐거웠습니다. 제가 원하는 주제에 대해 글을 쓴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고요. 그때 선생님께서 책들을 추천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신채호, 여운형, 김구 등을 처음 알게 되었고, 후에 관심이 가서 자연스레 다른 이들도 더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 어느 것도 '사람'보다 가치 있는 글감일 수는 없다"

- 현실 정치로부터 소외된 청소년이 정치 기사를 주로 쓴다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여요. 정치 기사를 쓰는 데 있어서 자신이 청소년이라는 점은 도움이 되나요, 그 반대인가요?
"처음 쓴 두 개의 기사가 생나무 처리 되고 생나무클리닉에서 '청소년이 쓰기에는 힘든 주제'라는 식의 답변을 받았을 때, 사실 포기해야 하나 많이 고민했어요.

그런데 그러던 중에 저만의 '블루오션'을 발견하게 되었죠. 이것도 생나무클리닉 덕분이에요. '청소년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써보라는 권고가 함께 있었기 때문이죠. 그 이후 저만이 쓸 수 있는 글감을 열심히 찾아다녔습니다. '청소년이기에 독점할 수 있는 시각과 글감'이 있기에, 청소년으로서 기사를 쓰는 것, 충분히 유리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쓴 기사 가운데 자신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기사를 딱 하나만 꼽는다면?
"<조선일보>의 경제철학 기사를 비판한 글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듭니다(기사 보기).한창 성장-복지 논쟁이 일어날 때였는데, 제가 볼 때 '무언가 잘못된 것 같은데?'라고 생각되어서 책 몇 권을 찾아보고 비판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그 기사가 채택됐을 때, 메이저 언론 지면에 대학 교수가 쓴 글에 대한 제 비판이 인정받았다는 것에 너무나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 '올해가 가기 전에 이런 기사는 꼭 써보고 싶다' 하는 게 있다면?
"인터뷰 기사, 특히 제가 사는 지역에서 공공분야에서 일하는 일꾼들을 인터뷰하는 기사를 쓰고 싶어요. 그 어느 것도 '사람'보다 가치 있는 글감일 수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고등학생이라는 제약 때문에 쉽사리 실행에 옮기지 못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이를 행동으로 옮겨보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다른 시민기자들이나 편집부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제가 <오마이뉴스>를 너무나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관점으로 쓰고 올린 글들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러한 다양성을 '<오마이뉴스>만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오마이뉴스>만의 길이 앞으로도 쭉 유지되었으면 좋겠고, 저 역시 언제까지나 함께 이 길을 모든 '시민'분들과 함께 걸어가고 싶습니다."


태그:#찜!E시민기자, #시민기자, #조우인,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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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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