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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12일까지 선거보도는 KBS가 8건, MBC가 6건, SBS가 8건이었다. 정책보도는 없었다. 방송3사 총선 보도에서는 각 정당의 공천소식과 공천결과에 대한 후보자들의 반발 관련 보도가 주를 이뤘는데 대부분 상황 나열에 그쳤다. 공천 후보자 중 새누리당이 강남을에 전략공천 한 이영조 후보는 자질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10일 야권 연대 타결은 이번 총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선거 이슈지만 제대로 된 분석은 없었다. KBS는 보수진영의 이합집산을 함께 나열하며 야권연대 의미를 축소했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9일 무혐의로 종결됐다. 하지만 관련보도를 한 곳은 SBS 뿐이다.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했었던 KBS는 검찰의 수사 종결을 보도하지 않았다.

KBS, '제주해군기지' 관련 사실 왜곡

<부산 친박 교체…서울 강남 신인 공천>(KBS, 곽희섭/9일)
<임종석 총장 "사퇴">(KBS, 홍성철/9일)
<집중진단/제주해군기지 총선 쟁점화>(KBS, 양영은, 장덕수/10일)
<"386에 천만원 씩"…부인>(KBS, 정인석/10일)
<15명 추가 공천…"탈당">(KBS, 하송연/11일)
<17명 추가 공천…"신당 창당">(KBS, 홍성철/11일)
<심층취재/ 끊이지 않는 공천 잡음…대안은?>(KBS, 조성원/11일)

KBS는 총 8건의 보도 가운데 5건이 각 정당의 공천 및 공천잡음 소식이었다. 정책보도는 없었는데, 민주통합당의 미디어정책에 대해 분석 없이 자사와 관련된 내용만 짧게 언급했다. 그 외에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총선 쟁점'으로 떠올랐다며 보도했는데 사실 왜곡 등 문제를 드러냈다.

각 당의 공천 및 공천잡음 소식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중심이었다. 9일 <부산 친박 교체…서울 강남 신인 공천>(곽희섭 기자)은 친이계들의 대거 공천 탈락을 의식한 듯 제목에서 '친박이 교체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종석 총장 "사퇴">(홍성철 기자)에서는 사퇴 압박을 받아 온 임 총장이 사퇴했지만 "공천 내홍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라고 전했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 연대는 갈등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10일 KBS는 제주 해군기지 문제가 총선쟁점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는데, 해군기지 추진 과정을 보도하며 사실을 왜곡했다. 10일 <집중진단/ 제주해군기지 총선 쟁점화>(양영은, 장덕수 기자)는 제주 해군기지 추진과정을 전하며 "주민투표를 거쳐 54%의 찬성표를 얻은 강정마을이 후보지로 최종 선정됐다"고 마치 주민들의 동의를 제대로 얻어 해군기지를 추진한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당시 1900여명의 강정마을 주민들 중 단 87명만이 참석한 주민총회에서 해군기지 건설안이 통과됐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다시 마을총회를 열어 725명 중 680명이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했다.

이어 "일부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환경파괴와 설계오류 등을 내세우며 반발해 공사는 중단됐고, 지난해 말 설계 재검토에 들어간다", "그 결과 정부는 설계 오류로 지적됐던 민간 크루즈선의 입출항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 7일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고도 전했다. 설계 오류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님에도 KBS는 정부 주장만을 근거로 마치 설계 오류가 해결된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그리고는 제주해군기지 전면 재검토를 내세운 야권과 야권을 비난하며 예정대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을 나열하며 "제주 해군기지를 둘러싼 공방은 총선 쟁점으로 달아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친박' 물갈이‥김무성 보류>(MBC, 문호철/9일)
<후보사퇴‥총장직 사의 반려>(MBC, 배선영/9일)
<"386의원 8명 돈줬다">(MBC, 단신/10일)
<탈당 가능성.."신당 창당">(MBC, 이주승/11일)

MBC도 총 6건의 보도 가운데 3건이 각 정당의 공천 및 공천잡음 소식이었다. 야권연대에서 정책합의도 있었지만 단순나열에 그쳤다. 9일 <'친박' 물갈이‥김무성 보류>(문호철 기자)에서 제목에서부터 '친박계가 공천에서 탈락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역 또 6명 탈락..줄잇는 탈당>(SBS, 한승희/9일)
<야권연대 진통..임종석 사퇴>(SBS, 정성엽/9일)
<민주당 '돈봉투 의혹' 무혐의 종결>(SBS, 단신/9일)
<"옛 여당 의원에 회장 구명로비">(SBS, 정혜진/10일)
<15곳 추가 공천.."탈당" 압박>(SBS, 한승희/11일)
<'청년비례' 선정..현역 2명 또 탈락>(SBS, 정성엽/11일)

SBS도 5건의 보도가 공천 및 공천잡음 소식이었다. 9일 <현역 또 6명 탈락..줄잇는 탈당>은 "지금까지 모두 25명의 현역 지역구 의원이 고배를 마셨다"며 "의원 성적 하위 25% 공천 배제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새누리당 측의 주장을 주요하게 전했다. 앵커멘트에서는 낙천자들의 탈당이 계속된다며 "보수세력의 분열이 일부 시작되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야권연대 진통..임종석 사퇴>(정성엽)에서는 야권연대가 진통 상황, 민주당 1차 경선 소식 등을 전한 뒤, 관심이 집중됐던 임종석 사무총장 사퇴 소식은 보도 말미에 간단하게 다루는데 그쳤다.

한편 9일 단신 <민주당 '돈봉투 의혹' 무혐의 종결>은 "검찰이 '언론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시민단체의 고발이 접수됐지만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해 관련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고 간단하게 보도했다.  

방송3사, 야권연대 보도 시늉에 그쳐

10일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에 전면 합의했다. 협상이 시작된 지난 달 17일 이후 22일 만에 극적인 타결이다. 인천 남구 갑과 경기 성남 중원 등 수도권 4곳, 광주 서구 을 등 16곳에서 통합진보당만 후보를 내기로 했고, 전국 76곳에서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전화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 단일화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전국적 규모로 야권연대가 이뤄진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로써 이번 4․11 총선은 사실상 여당과 야권연대 단일후보의 1대 1 정면대결로 치러지게 돼 총선에 미칠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민주당과 통진당은 "한미 FTA 시행 전면 반대",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 즉각 중단 요구 및 공사계획 전면 재검토", "종편방송사업자 선정 과정에 대한 국정조사" 등을 포함한 주요 의제에 대한 정책연대에도 합의했다. 

10일 방송 3사 모두 야권연대를 첫 꼭지로 보도했지만 야권연대 합의 소식과 경선이 합의된 지역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야권연대의 의미, 정책연대 등에 대한 분석보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KBS는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들과 자유선진당, 국민생각 등 보수진영의 합당 움직임을 야권연대와 같은 선상에서 보도하며 '야권 연대' 의미를 퇴색시켰다.

<야권 연대 타결…일부 보수 연대 가시화>(KBS, 하송연 기자/3.10)
<야권연대 경선 지역 선정 진통>(MBC, 박성준 기자/3.9)
<야권연대 타결‥일부 후보 반발>(MBC, 배선영 기자/3.10)
<야권 연대 협상 극적 타결>(SBS, 이한석 기자/3.10)
<공천탈락 반발..보수 분열 조짐>(SBS, 한승희/3.10)

KBS는 야권연대와 보수진영의 합당 움직임을 함께 나열하며 야권연대의 의미를 축소했다. <야권 연대 타결…일부 보수 연대 가시화>는 야권연대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며 정책 연대 부분은 "한미 FTA 시행에 전면 반대하고 제주 해군기지 공사 중단과 재검토 등의 정책 연대에도 합의했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이어 "출마가 좌절된 일부 후보들은 강력 반발했고, 낙천한 이상수 전 장관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며 민주통합당의 반발 움직임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리고는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 사이의 보수연대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며 두 정당의 합당 움직임, 정운찬 전 총리와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한 추측 등을 전하며 야권연대와 보수진영의 움직임을 동급으로 다뤘다. 그러나 보수진영인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의 합당 움직임에 대해 양당이 합쳐서 20석을 만들어 원내교섭단체로 국고보조금을 받으려는 '꼼수'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보도 말미엔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후보 공모 결과도 끼워 넣었다.

SBS는 <야권 연대 협상 극적 타결>에서 야권연대에 따른 경선지역 확정 소식을 주요하게 다뤘으나 정책연대에 대해선 "한-미 FTA 시행 전면 반대와 제주 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정책연대 합의문에 포함시켰다"고 언급했다. 또 "민주통합당에선 공천이 무효화되는 후보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통합진보당도 140명에 가까운 후보를 주저앉혀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어, 후유증이 작지 않을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야권연대의 의미에 대해서는 "총선 구도 자체를 뒤바꿀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는 앵커멘트가 전부였다. 

이어진 <공천탈락 반발..보수 분열 조짐>에서는 야권연대와 달리 보수 진영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보수표의 분산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새누리당 낙천 친이계 의원들이 반발하며 탈당하고 있고,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의 합당 움직임, 정운찬 전 총리가 참여하는 범보수 신당설 등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MBC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0일 <야권연대 타결‥일부 후보 반발>에서 야권연대 결과를 전하고, 민주당 후보들의 반발을 덧붙였다. 그나마 앞서 9일 <야권연대 경선 지역 선정 진통>에서는 양 당의 '신경전'을 보도하면서 "4대강 사업 국정조사, 권력형 비리사건 국정조사 및 특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재벌 중심의 독과점체제 개혁,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범야권공동정책에 합의했다며 다른 방송사들보다는 자세하게 합의된 정책들을 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분석은 없었다.   

새누리당, '편향적 역사인식' 이영조 전략공천... 방송3사 무비판

새누리당이 제주 4․3항쟁, 광주민주화운동을 '제주 폭동', '광주반란'이라며 폄훼해 온 이영조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강남을에 전략 공천 했다. 이 씨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시절인 2010년 미국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제주 4·3 항쟁은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반란(communist-led rebellion)'으로, 5·18 민주화운동은 '민중반란(a popular revolt)'이라고 매도했다. 또 이 씨는 전임 안병욱 위원장 시절에 만든 영문홍보 책자 배포 중단을 지시했는데, 당시 책자에 '이승만 정권이 친일파 청산을 좌절시켰고, 박정희 군부세력이 파시스트 체제를 한국에 접목시켰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 외에 위원장 시절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니고 퇴임 직전에는 공금 500만원으로 백화점 명품관에서 포도주를 구입해 지인들에게 배포하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이 씨가 편향적인 역사인식은 물론이고 언론자유․연구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하는 등 최소한의 자질과 역량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런 이 씨를 강남을 지역에 전략공천 한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역사인식'이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방송3사는 9일부터 11일까지 보도에서 이런 내용을 일절 다루지 않았다. SBS는 이 씨의 강남을 공천 소식만 보도했고, KBS는 9일 제목을 <부산 친박 교체…서울 강남 신인 공천>(곽희섭 기자)으로 달아 이 씨의 공천을 "서울 강남 신인 공천"으로 부각했다. MBC는 이 씨의 공천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민언련은 지난 2월 27일 '4.11총선 선거보도 민언련모니터단'을 발족했습니다. 모니터단은 3월 12일부터 선거일까지 매일 방송3사 저녁 메인뉴스의 선거보도 일일브리핑을 발행합니다. 기사 내용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태그:#야권연대, #방송, #이영조, #선거보도, #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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