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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한 정부의 '구애' 손짓이 계속되고 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15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근로자 공급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 추진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대변인은 "회담이 성사될 경우 기숙사 건설 등 근로자 공급문제뿐만 아니라 통행·통관·통신 등 3통 문제, 신변안전 문제 등 개성공단 현안 사항에 대해 포괄적으로 합의할 용의가 있다"며 "구체적인 회담 추진 시기는 남북관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외에도 설비반출 및 대체건축, 주재원 생활여건 개선, 개성공단 생산제품 한국산 인정, 입주기업들의 금융상 어려움 해소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여야 의원들이 입주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정부에 전달한 데 대한 정부의 성의라고 할 수 있다.

또 접촉제의... 2월 들어 벌써 세번째

그러나 기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것은 역시 북한 근로자 공급문제 해결을 위해 당국간 실무회담 추진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말이었다.

통일부는 2월 들어 이미 두 번의 당국간 실무접촉을 제안했으며, 북한 당국은 두 건 모두 아직까지 수령하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고구려 고분군 일대의 산림병충해 방제를 지원하겠다며 산림청 명의로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해 보낸 통지문에 대해 북측은 "(통지문 수령 여부를) 관계 기관에 문의해보겠다"고만 답한 뒤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다.

15일 대한적십자사가 역시 판문점을 통해 보낸 이산가족 상봉 제안 통지문도 북측은 "상부에 전달하겠다"고만 한 뒤 오늘 오후 4시 현재까지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10일 양일간 중국 선양에서 북측위 관계자들을 만난 이승환 6·15남측위 공동대표는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측은 남한 당국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조문태도에 대해 사과하고 6·15, 10·4 등 공동선언을 이행하겠다는 명백한 약속을 하지 않는 한 당국간 대화는 더 논의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개성공단 건은 성격이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당국간 접촉을 제안한 것이다. 더구나 다른 분야와는 달리 개성공단은 이미 관리위원회에서 일정 부분 븍축과 소통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이에 대해 "근로자의 안정적 공급과 관련, 남한은 민간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북측은 당국이 나서야 하기 때문"이라며 "입주 기업들이 3통문제 등을 신속히 해결해주길 원하고 있기 때문에 (접촉이 성사되면) 이번 기회에 그 문제까지 논의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앞선 제의들의 통지문 전달이 제대로 안되고 있지만 개성공단 건은 성격이 다르다"며 지켜봐줄 것을 당부했다.

"책임회피용... 더 높은 차원의 결단 필요"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싸늘하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잇단 대북 제의에 대해 "유연성을 강조했던 류우익 통일부 장관 취임 이후에도 고위급 대화에 별 성과가 없고 오는 23일에는 3차 북미대화가 예정된 상황에서 통일부가 조바심을 내는 게 아닌가 싶다"며 "나름 관계개선을 위해 열심히 하는데 북한이 거부하고 있다는 책임회피 및 알리바이용 이벤트"라고 깎아내렸다.

김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겨우 1년밖에 남지 않은 이명박 정부와 대화하는게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5·24조치 철회, 대규모 식량 지원 등 대북정책의 대대적 전환이 선행되지 않는 한 문을 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도 "북한이 '남측 당국과는 상종을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북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려면 키리졸브 훈련 축소-중지 등 더 높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그:#대북 제의, #통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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