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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새진보통합연대 노회찬 상임대표가 20일 오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진보정당 건설 추진 공동기자회견문'을 발표한 뒤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새진보통합연대 노회찬 상임대표가 20일 오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진보정당 건설 추진 공동기자회견문'을 발표한 뒤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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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항을 거듭했던 진보통합 협상이 10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인 새진보통합연대는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정당 건설 추진을 선언했다. 민노당 이정희·참여당 유시민·통합연대 노회찬 대표는 이날 "진보의 집권시대를 활짝 열겠다"며 "민노당-참여당-통합연대는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에 최종 합의했다"고 알렸다.

이들은 "힘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던 과거를 극복하고 깊이 성찰하겠다"며 "더 크고 강한 진보로 새롭게 태어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판단하고 실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은 수권능력을 갖추고 진보 집권시대를 열겠다"며 "유연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모든 민주진보개혁 세력과 함께 정권교체를 이루고 책임 있게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를 위해 창당과정에서 세 주체만이 아니라 통합진보정당 건설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이 함께할 수 있도록 문호를 활짝 열겠다고 알렸다.

"힘 있는 통합진보정당 실현... 더 두텁게 진보대연합 이뤄가겠다"

통합진보정당을 위한 진통은 길고도 컸다. 민노당·진보신당·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대표자들이 마라톤 회의 끝에 도출한 5·31 합의문은 진보신당 6·26 당대회에서 부결됐고, 참여당을 포괄해 통합진보정당을 '개문발차(開門發車)'하려던 계획도 민노당의 9·25 당대회에서 부결됐다.

기자회견에 나선 대표자들은 세 차례의 도전 끝에 결실을 앞두고 있는 진보통합에 대해 큰 기대감을 표했다.

이정희 대표는 "곧 얼마 있지 않으면 사랑하는, 민주노동당의 이름을 여러분 앞에 말할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지만 설렌다"며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진보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길을 이제 우리는 떠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우리가 꿈꿔왔고 간절히 고대했던 진보적 변화를 힘 있게 만들어 낼 수 있는 힘 있는 진보정당, 폭넓고 힘 있는 통합진보정당이 곧 탄생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시민 대표도 "통합과정에서 국민참여당이 사라지게 된다는 아쉬움과 슬픔이 있지만 더 크고 힘 있고 국가를 운영할 역량이 있는 대중적 진보정당을 만난다는 설렘과 희망이 있다"며 "새롭게 태어난 통합진보정당이 2012년 의회권력 교체와 정권교체를 실현하고 더 길게는 대한민국 정치의 근본적 혁신을 이룩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회찬 대표는 "그동안 진보정치를 추구한 정당들이 진보적 세상을 원하는 국민보다 반보 뒤쳐져서 따라가지 않았는지 반성한다"며 "두터운 겨울외투를 벗고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오늘은 한국 진보정당의 새 역사를 여는 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표는 무엇보다 "오늘이 곧 진보통합의 완성을 알리는 자리는 아니다, 진보정치의 진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사회당 등이 통합 과정에 합류하지 못한 점을 짚은 것이다. 그는 이와 함께 "함께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더 두텁게 진보대연합을 실현하는 과정을 조속히 실현하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시민 "다수 당원 의견 확인, 함께 통합으로 가게 될 것"

20일 오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새진보통합연대 노회찬 상임대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통합진보정당 건설 추진 공동기자회견문'을 함께 발표하고 있다.
 20일 오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새진보통합연대 노회찬 상임대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통합진보정당 건설 추진 공동기자회견문'을 함께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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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참여당-통합연대는 이제 각 내부 의결 절차를 밟아 통합을 추인할 예정이다. 민노당은 오는 27일 대의원대회, 통합연대는 오는 24일 예정된 전국대표자회의에서 통합을 의결한다.

참여당은 오는 24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통합 안건을 상정한 뒤, 통합 추인을 위한 전당원투표를 28일부터 실시한다. 참여당은 오는 12월 4일 전국당원대회를 열어 투표 결과를 개표할 예정이다. 주권당원(진성당원) 8700여 명 중 과반수 참여와 2/3의 찬성을 얻는다면 통합은 완료된다.

참여당이 전당원투표를 통해 통합을 승인하게 되면 세 주체는 빠른 시일 내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어 통합진보정당을 선관위에 등록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12월 13일)을 감안해 오는 12월 11일께 창당대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통합이 완성될 경우, 이정희·유시민 대표와 통합연대 공동대표 3인(노회찬·심상정·조승수) 중 1인 등 총 3명이 통합진보정당의 공동대표를 맡고 필요에 따라 1~2인의 공동대표가 선임될 수 있다. 통합진보정당은 과도기인 2012년 총선 전까지 민노당 55%·참여당 30%·통합연대 15% 비율로 대의기구를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당명은 공모방식을 통해 3개의 복수안을 마련한 후 당원 여론조사, 국민 여론조사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남은 가장 큰 과제는 참여당의 전당원투표 성사다. 참여당은 전당원투표 성사를 위해 진보통합의 비전과 필요성을 당원들에게 널리 알리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정희 대표와 심상정 통합연대 공동대표가 오는 21일 유 대표가 진행하는 당 라디오 방송 <유시민의 따뜻한 라디오>의 공개방송에 참여하는 것도 그 일환 중 하나다.

유 대표는 참여당의 전당원 투표 성사 가능성에 대해 "주권당원 대다수가 참여하실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당원들의 의견이 같은 것은 아니지만 큰 틀에서 다수 당원의 의견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모두가 함께 이 길을 가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민노당도 무난한 통합 추인을 자신하고 있다. 이 대표는 "9·25 당대회 이후 전국을 순회하며 당원토론을 진행했다"며 "당내에 다른 생각을 가진 분도 계시지만 함께 토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오늘 발표한 추진방안이 결실로 맺어질 것이다, 통과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출범한 '비민주연합군'... 통합 아닌 연대로 2012년 총선 나설 듯

한편, 통합진보정당이 민주당·혁신과 통합 등이 주도하는 야권대통합, 즉 '민주통합'과 어떻게 관계를 설정할지도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민노당-참여당-통합연대로 구성될 '비(非)민주연합군'의 위력은 지난 10·26 재보선 당시 이들의 득표율로 가늠된 바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와 달리, 민주당과의 합의에 실패하고 3자 연합 후보로 출전한 수도권 지역의 후보 상당수가 17~20%대의 득표를 달성했다.

서울 동대문구 제2선거구 시의원 후보로 출마했던 김재운 민노당 후보는 당시 18.33%의 득표율을 얻었다. 김순단 민주당 의원의 득표율 33.56%를 이와 단순 합산할 경우 당선자 강태희 한나라당 후보의 득표율 42.54%를 앞선다. 이동현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경기도 부천시의원 선거 때도 박찬권 민노당 후보는 20.48%의 득표율을 획득,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줬다. 최상기 민주당 후보(42.72%)가 72표 차로 석패한 강원도 인제군수 선거 결과는 더욱 명확하다. 당시 박승흡 민노당 후보는 당시 1671표(11%)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과 '비(非)민주연합'이 내년 총·대선에서 선거연대에 실패한다면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 민주당으로선 본격적으로 한 몸이 된 통합진보정당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문성근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진보정당도 자체통합과 함께 대통합을 함께 논의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진보통합 주체들은 이에 대해 일단 '선'을 그었다. 이정희 대표는 민주당 등의 '대통합론'에 대해 "그분들의 선의와 충정에 공감한다"면서도 "(참여당과 통합연대와)함께 행동하는 것으로 저희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유시민 대표는 "국민의 소망을 이루기 위한 가장 좋은 길을 찾기 위해선 선입견 없이 다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도 "현재의 정치 일정을 살펴볼 때 우리는 우리의 숙제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은 모든 마음과 힘, 그리고 지혜를 이 일(진보통합)에 집중하는 단계"라며 "그 문제는 차후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회찬 대표는 "국민들이 2012년 선거에서 야권의 강력한 연대를 원하고 있는 만큼 통합진보정당이 출범하게 되면 당원들의 뜻을 모아 선거연대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진보통합, #유시민, #이정희, #통합연대, #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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