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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생활비 운동본부 <반올림#>에서 밥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식사하고 가세요."

지난 14일 오전 11시. 서강대 체육관 앞이 떠들썩해졌다. 서강대 학생들은 줄을 지어 도시락을 받아갔고, 내고 싶은 만큼의 돈을 기부함에 넣었다. 점심시간인 낮 12시경, 체육관 앞에 구비된 의자와 식탁은 도시락 먹는 학생들로 만원이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밥차' 운영은 오후 3시가 지나자 철수하기 시작했다.

제 41대 서강대 총학생회 SHOUT가 반값생활비 운동인 <반올림#> 운동의 일환으로 밥차 운영을 개시했다. <반올림#>은 교내 학생식당의 가격과 질에 대해 학생들을 상대로 대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왔다.

설문지를 직접 돌려 학생 600여명의 의견을 들었고, C관 교내 식당에서 스티커 설문을 하기도 했다. 설문 결과 맛과 질의 향상을 원하는 학우가 61%에 달했고, 메뉴의 다양화를 원하는 학우들도 24%나 되었다.

당초 <반올림#>은 학교와 C관 식당 담당 업체인 나라푸드에 예결산 공개를 요청했으나,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었다. 메뉴 다양화와 질 향상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문의에 대해서도 나라푸드는 인력이 모자라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총학생회는 대대적인 학생식당 불매운동을 시작했고, 그렇게 추진된 것이 밥차 운영이었다. 그러나 학교는 돈을 받고 도시락 판매를 한다면 밥차 운영을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당초 2500원에 도시락을 판매하려던 총학의 계획은 급히 수정되었고, 결국 '내시고 싶은 만큼만 내세요'인 자율기부제로 전환되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도시락을 제공받고 1000원~2000원의 기부금을 냈다. 밥차가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도시락은 학교 앞 도시락 업체인 '토방'에서 만든 것으로, 밥과 6가지 정도의 반찬이 포함되어 있다.

청년서강 반값생활비 운동 본부 <반올림#> 양진미(정외 09) 단장은 "오늘 하루 300개 이상의 도시락을 팔았다"고 전했다. 1일 교내 학생식당에서 평균적으로 판매되는 식권은 엠마오, 다산관 식당을 합쳐 약 1000장, C관 교내식당 2500장 가량으로 총 3000~3500장이다. 1일 매출 10%의 타격을 입힌 셈이다.

<반올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준용(경제 08)씨는 "3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학생식당 불매 운동에 동참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가 이 같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계속 밥차 운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밥차 운영은 중간고사가 끝난 후로 예정되어 있다. 엠마오와 다산관 식당은 후생복지위원회 회의를 통해 11월 신규계약이 진행된다. C관 식당은 내년 5월 재계약이 예정되어 있다. <반올림#>은 설문조사와 밥차 운영에서 드러난 학우들의 의견이 재계약 과정에 반영되길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밥차 운영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존재하고 있다.

이날 밥차에서 제공한 도시락을 먹은 장재원(화공 05)씨는 "밥차 도시락의 질이 다른 곳과 크게 차이나지 않아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학생식당이 더 나아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밥차 운영보다 학생식당 원가 공개와 같은 방법으로 질을 높였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총학생회 게시판에 '마음소리'라는 필명으로 글을 게재한 한 학생은 "야외 시위성 식사 건은 전체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도 않고, 공감대도 형성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벌이는 다소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행사처럼 느껴진다"는 의견을 올렸다.


태그:#밥차, #학생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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