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문의 영광4 - 가문의 수난>. 추석 대박 흥행을 기원했지만 전체적인 구성이 많이 미흡했다.

9월 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문의 영광4 - 가문의 수난>. 추석 대박 흥행을 기원했지만 전체적인 구성이 많이 미흡했다. ⓒ 조재환


예고편처럼 재미있을까? 기존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김원희, 신이가 없어도 흥행이 될까?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이 영화는 예고편에서 비행기 탑승장면을 중점적으로 내세워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심지어 '2011년 추석, 전 세계 최초 개봉'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마치 할리우드 대작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봉한다는 느낌이다.

사전에 기대를 많이 모은 <가문의 영광 4>, 31일 오후 2시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지만 예전 시리즈에 비해 상당히 뒤처진 느낌을 받았다. 주연배우였던 김원희와 그동안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서 감초 역할을 했던 신이의 부재가 컸다. 이 공백을 채우기 위해 단역이었던 정준하의 비중을 늘렸다. 하지만 지나치게 억지스러운 설정과 느슨한 전개가 영화의 집중도를 흐리게 만들었다.

비중 늘린 정준하의 연기, 안쓰러운 슬랩스틱 코미디

 김지우, 정준하, 현영이 <가문의 영광4>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김지우, 정준하, 현영이 <가문의 영광4>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 조재환



영화는 일본 로케이션 촬영으로 진행됐다. 오랫동안 사회에 기여한 공로로 출국금지 조치가 풀린 홍덕자 여사(김수미) 가문이 일본의 '기무치'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다. 홍가네 일행은 비행기 탑승이 처음. 영화는 비행기 탑승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홍가네 일행의 에피소드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한다.

비행기에서 정준하의 방귀 연기, 착륙 10분 전 수면제를 먹는 신현준의 연기를 보면 이제 점점 영화의 재미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홍가네 일행이 은행에서 일본 강도에게 돈을 뺏겨 빈털터리가 된 후, 특별한 느낌이 드는 장면이 별로 없다. 보는 내내 지루함의 연속이었다.

정준하는 분량이 는 만큼 더욱더 바보연기 느낌을 살렸다. 물속에서 끊임없이 독가스를 내뿜어 물고기를 잡는 신이나, 거리에서 주저앉아 음식을 먹으면서 돈을 버는 연기 등을 펼쳤다. 또 목욕탕에서 끊임없이 때를 긁는 연기도 있다. 이런 정준하의 연기는 웃음보다는 '더럽다'고 느껴질 정도다.

여배우 현영과 김지우는 영화 내에서 특별한 캐릭터가 없었다. 일본에서 우연히 만난 설정으로 등장한 현영은 액션 신을 선보이다 예쁜척하고 심지어 정준하와 같이 식신 연기를 한다. 캐릭터가 왔다갔다하며 특별히 각인된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한다.

'가족애 강조'가 오히려 큰 역효과 불러일으킬 듯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에 출연한 신현준, 탁재훈, 임형준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에 출연한 신현준, 탁재훈, 임형준 ⓒ 조재환


그렇다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뭘까? 정태원 감독은 이번 편에서 '가족애'를 강조했다. 돈이 한 푼도 없어 위기를 겪게 된 가문이 똘똘 뭉쳐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한다. 가족들이 모두 모인 추석에 이 영화를 보고 따뜻한 감동을 받았으면 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서 다양한 욕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불러일으킨 김수미. 그녀 역시도 감독의 제작의도에 따라 욕을 많이 줄였다고 했다.

그동안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감동보다는 웃음을 선사하는 부분이 많았다.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도 절묘한 부분이 많았다. 신현준과 김원희의 찰떡같은 호흡도 볼만했다. 그러나 영화가 점점 '감동' 콘셉트로 변질되자 짜릿함이 사라졌다.

오는 9월 7일 개봉하는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 예고편에서 수많은 관객을 불러일으킬 소재로 관심을 끌었지만 느슨한 전개 때문에 수난을 겪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기자간담회

"임형준씨에게 제발 질문 좀 해주세요" 기자회견 도중, 신현준과 탁재훈이 항상 질문이 없는 임형준에게 관심을 표현해달라며 일어서서 애원하고 있다.

▲ "임형준씨에게 제발 질문 좀 해주세요" 기자회견 도중, 신현준과 탁재훈이 항상 질문이 없는 임형준에게 관심을 표현해달라며 일어서서 애원하고 있다. ⓒ 조재환


영화보다 기자간담회가 더 재미있다면 믿겠는가? 느슨한 구성인 영화와 달리, 실제 기자간담회에서는 신현준과 탁재훈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신현준과 탁재훈은 옆자리의 임형준에게 건네는 기자들의 질문이 없자 그를 돕기 위해 일어섰다. 그러자 간담회 내부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영화 상영 시간 들려온 관객들의 웃음소리보다 기자간담회에서의 웃음이 더 컸다.

"집이 어디세요?" 탁재훈이 임형준에게 직접 인터뷰를 시도하고 있다.

▲ "집이 어디세요?" 탁재훈이 임형준에게 직접 인터뷰를 시도하고 있다. ⓒ 조재환


탁재훈과 신현준은 어두운 기자간담회 분위기를 살리려고 노력했다. 한 언론사 기자가 너무 떨리는 목소리로 현영에게 질문을 건네자 "현영씨에 대한 사랑 때문에 떨리나 보다"고 하기도 했다.

이렇게 기자간담회는 영화와 달리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회견장이었다.

가문의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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