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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근과 가지의 만남, 가지소박이 무침
 연근과 가지의 만남, 가지소박이 무침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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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반이 들어간 연잎밥
 연자반이 들어간 연잎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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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나태주 시인의 풀꽃 중에서)

더불어 사는 복지·생태 공동체를 꿈꾸며 주민 참여를 통해 자치의 문화를 키워가고 있는 희망을 만드는 마을 사람들(이하 마을애(愛), 대표 조성혜)이 사찰음식과 함께하는 후원 잔치를 열어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조성혜 '마을애' 대표는 나태주 시인의 시구를 인용하면서 "사람의 진면목은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서 비로소 드러난다. 사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쁜 구석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라며 "마을사람들 창립 4주년 기념행사는 세상살이 법칙과는 좀 다른 풀뿌리운동의 철학이 배어 있다. 풀뿌리운동을 통해 우리가 마을에서 주민을 만나는 과정이 바로 이러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연잎 사랑에 빠진 스님, 희망을 조리하다

자원봉사로 희망을 함께 일군 경인여대 세무회계과 1-2학년 학생들
 자원봉사로 희망을 함께 일군 경인여대 세무회계과 1-2학년 학생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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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애 회원들의 음식준비 삼매경
 마을애 회원들의 음식준비 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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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장맛비 소식에 벌써부터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22일 오후 1시께, 인천 부평역 앞에 위치한 웨딩코리아뷔페 스카이라운지가 사람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200석 규모의 연회석 주방에서는 보련스님(서구 경운사 주지)과 보살들의 사찰음식 삼매경으로 분주해보였고, 그 한쪽으로 '마을애' 회원들이 자원봉사로 참석해 음식준비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또한 방학을 맞아 자원봉사로 나온 경인여대 세무회계과 1·2학년 학생들은 테이블 세팅부터 주방 설거지, 손님맞이 준비로 바쁘게 움직였다. 이어 때맞춰 후원회에 기꺼이 한 끼를 보태러 온 손님들은 아는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모처럼 맛보는 사찰음식에 흠뻑 빠져 있는 듯했다.

연근 백김치
 연근 백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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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궁중떡볶이
 연 궁중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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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근 지짐이
 연근 지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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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 나온 보련스님의 연잎 요리는 ▲ 연잎밥(연자반이 들어간 연밥)과 쌈밥(머위, 취, 양배추) ▲ 연 궁중떡볶이(단호박떡, 머위잎떡, 복분자떡) ▲ 연근조림(복분자, 치자) ▲ 가지소박이(연근과 가지의 만남) ▲ 연근 백김치 ▲ 연수육과 된장부추무침(집된장과 매실액으로 버무린 부추무침) ▲ 연자반과 강정(땅콩, 해바라기씨) 등이 화사함을 뽐내며 손님을 반겼다.

7일간의 재료준비와 3일간의 음식준비를 마치고 행사장을 찾았다는 보련스님은 "본초강목에 연(蓮)은 기력을 왕성하게 하고 모든 질병을 물리치며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수명이 연장된다고 쓰여 있어 자양강장, 피로회복, 정신안정 등에 유효하다"라며 "한마디로 연 요리는 약선(藥膳)요리인 것이다. 오늘 특별한 연 요리를 즐기며 건강도 지키는 약식동원(藥食同原, 약과 음식은 그 근본이 동일하다)을 맘껏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전해 주었다.

마을이 세상을 바꾼다

맑은 물이 백련초의 향기를 살짝 머금고 있는 백련차
 맑은 물이 백련초의 향기를 살짝 머금고 있는 백련차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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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로 창립 4주년을 맞는 '마을애'는 마을중심·주민주체·과정중심·자율과 자치·통합성을 가치로 주민의 다양한 의견과 소통하고, 주민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지역사회의 변화를 통해 더불어 사는 복지·생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가좌마을 청소년 배움터, 가좌동 초록장터, 천연비누 만들기, 청소년 인문학동아리, 호봉산생태모임, 회원소모임(풀씨모임, 산사람, 빌리지앙 밴드), 회원 만남의 날(서구·계양구·부평구·남동구), 풀뿌리자원활동가교육, 주민자치교육, 배움터 자원봉사자학교, 소식지 발행(월간) 등의 일을 통해 정기적인 교류를 이어 가고 있다.

마을애 회원들의 오카리나 연주 모습
 마을애 회원들의 오카리나 연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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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조성혜 대표는 "인천에서도 열우물 해님방, 청천동 동네야 놀자, 청학동, 평화의료생협, 푸른생협 등 벌써 10년이 훌쩍 넘는 풀뿌리 활동들이 많다. 이런 풀뿌리를 보면서 '희망을만드는마을사람들'이 앞으로 걸어야 할 길을 생각해본다"며 "아직은 더 주민 곁으로, 더 주민과 함께 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함을 느낀다. 더 자세히 보고, 더 오래보는 과정을 거치면서 이웃들이 예쁘고, 사랑스럽게 마음 속에 자리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오현정 '마을애' 회원사업위원회 부위원장은 창립 4주년을 맞는 소감의 말로 "'마을애' 회원으로서 자신을 소외시키지 않고 '마을애'에 대한 기여가 자기실현을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도록 저마다 삶의 새로운 틀을 짤 수 있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한 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변화가 시작되고 그 변화들이 마을에서 단체에서 물결로 일렁일 때 '마을애'의 가치는 원칙만이 아닌 현실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참조. 희망을 만드는 마을 사람들 / www.maeul.kr / 032-507-2811, 21812



태그:#희망을만드는마을사람들, #보련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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