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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기념공원에서 시민들이 길을 따라가며 전시된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2.28기념공원에서 시민들이 길을 따라가며 전시된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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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그날 고향마을 뒷산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린 것이 아니라 이시대의 벼랑을 박차고 날아올랐습니다. 그러나 잔인한 이 땅은 그분의 육신을 찢었고, 그 영혼은 민중의 대지가 받아안고 눈물로 덮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 추모문화제가 사진을 전시하고 노란 추모리본에 추억의 글을 적어 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20일 저녁  대구의 2.28기념공원에서 열렸다.

'다시 바람이 분다, 사람사는 세상'을 주제로 한 이날 추모제에서는 성악가 여정운씨의 '상록수' 노래를 시작으로 대구시민추모문화제 정학 조직위원장의 인사, 김용락 시인의 추모시 낭송, 노무현 대통령의 영상 상영, 가수들의 추모노래 부르기 등으로 이어졌다.

정학 조직위원장은 추모사에서 "동백은 시들지 않고 다만 떨어질 뿐이며 분노가 정의에 대한 뜨거운 열정일 때 때로는 증오도 위대하다"며 "언젠가 이땅에 눈이 시리게 푸르른 오월이 오면 '님을위한 행진곡'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노무현의 가치를 자랑스럽게 선도할 날이 오리라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오월은 부엉이가 우는 달
오월은 소쩍새가 우는 달
그러나 오월은 나무의 잔가지가 자라
무성한 숲을 이루는 때
아카시아 향기와 산 찔레와 줄장미가 어우러지는
노무현 정신을 키워 숲을 만들자..."

김용락 시인은 '대구의 벗들에게 고함'이라는 추도시를 통해 "지난 50년 보수의 본향으로 지내온 이 불모의 땅 대구에서 아름다운 사람 노무현을 추억하자"며 "제2의 노무현을 탄생시켜 사람사는세상을 대구에서부터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추모식에 모인 시민들이 노란 풍선을 들고 애도의 시간을 갖고 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추모식에 모인 시민들이 노란 풍선을 들고 애도의 시간을 갖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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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전환경부장관(가운데)이 노무현 전대통령의 추모식을 지켜보고 있다.
 이재용 전환경부장관(가운데)이 노무현 전대통령의 추모식을 지켜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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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회를 맡은 권미강씨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회고와 약력을 소개하며 "5월은 민주주의의 눈부심이다"며 "가슴이 먹먹해지더라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즐기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해 청중들의 동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날 추모행사에는 대구에서 활동하는 많은 가수들도 동참했다. 시민광장 노래패의 '어떤 그리움', 펑크밴드 골든티켓의 '가지마오', 사훈의 '사랑으로', 박성운의 '사람사는 세상이 다가와', '타는 목마름으로' 등의 노래가 이어졌다.

한편 참여정부에서 환경부장관을 지냈던 이재용 전 장관은 추모제를 끝까지 지켜본 뒤 죄인이라 말할 입장도 아니라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사람사는 세상' 그 뜻이 실현되는 날이 곧 올 것"이라며 "지금의 이명박 정권이 역사를 거스르고 거꾸로 돌리려고 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국민이 깨어나고 뭉치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섭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도 "대구에서 뜨거운 열기로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는데 대해 가슴이 뿌듯하다"면서 "오늘 다시 느끼는 것은 무슨 일이든 일이 중심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윤보욱 국민참여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추구했던 정치적 가치들이 새롭게 그리워지고 생각난다"고 회상하고 "국민주권주의, 지역균형발전, 보편적 복지, 차별과 편견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무현 정신을 승화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전대통령의 추모식에 온 고등학생들이 노란 리본에 '보고 싶어요'라고 적었다.
 노무현전대통령의 추모식에 온 고등학생들이 노란 리본에 '보고 싶어요'라고 적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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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부터 시작된 추모리본달기 행사에는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참여했다. 중간고사 시험을 마치고 나온 학생들은 노란 리본에 "보고 싶어요, 하늘나라에서도 잘 계시죠"라며 친근하고 소박한 말들을 적어 메달았다.

고등학교 3학년생인 백종해 양은 시험이 끝나서 추모제에 나왔다며 "잘 지내시죠? 거기서 행복하세요?"라고 쓴 리본을 매달며 "다른 대통령에 비해 친근하고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치른 대구시민추모위원회는 23일 오전 봉하마을을 찾아 헌화하고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 대구시당도 21일부터 23일까지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기간'으로 선포하고 추모기간 중 노란리본을 달아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며 21일에는 김희섭 위원장을 비롯한 50여명의 당직자들이 봉하마을을 찾아 헌화하고 23일 오후 2시에는 시당사에서 추모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태그:#노무현대통령 2주기, #대구 2.28기념공원, #추모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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