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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에 대한 결정적인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국에까지 방사성 물질이 확산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10일 일본 도쿄 스기나미구의 코엔지에서는 '초거대원전반대록페스티벌데모 in 코엔지(超巨大反原発ロックフェス in 高円寺)'라는 이름의 집회가 열렸다.

 코엔지 원전 반대집회
 코엔지 원전 반대집회
ⓒ 김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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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일본 내에서 원전반대를 주장하는 집회로서는 지진이 난 3월 11일 이후 최초이며 지난 10년간의 원전관련 집회로는 최대 규모다. 집회 후에는 근처 라이브하우스에서 모금 공연과 함께 코엔지 상점가와 자매도시인 피해지역, 미나미소마시(南相馬市)를 위한 모금활동이 이어졌다.

화제가 된 그룹 '아마추어의 반란'이 집회 주최

이번 집회의 주최자는 '가난뱅이의 역습', '가난뱅이 난장쇼'에 소개되어 재치넘치는 데모방식로 일본 내에서도 화제가 됐던 그룹 '아마추어의 반란'(素人の乱). 이날도 신기한 옷차림의 시위 참가자들이나 DJ부스가 설치된 트럭, 펑크밴드를 태운 트럭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행진하는 '아마추어의 반란' 특유의 '사운드데모'로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주최자의 한 사람으로서 '가난뱅이의 역습'과 '가난뱅이 난장쇼'의 저자인 마쓰모토 하지메(松本哉)는 작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G20 때 한국 정부로부터 입국이 거부되어 주목 받기도 하였다.

 칭동야.
 칭동야.
ⓒ 김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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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전 안전신화 붕괴" 라고 적힌 피켓.
 "원전 안전신화 붕괴" 라고 적힌 피켓.
ⓒ 김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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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집회에 관한 정보는 트위터 등의 SNS를 통해서 퍼져나갔다. 당초 천여 명 참석을 예상했으나 기대를 뛰어넘어 1만5000명이 참여했다. 예상을 웃도는 참가자 수로 당초 예정과 달리 집회의 행진 경로가 변동되기도 했다.

집회에는 학생이나 직장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들까지 참가해 후쿠시마 원전에 관한 일본 사회 내의 목소리를 냈다. 집회 전부터 영국의 주간지 <타임아웃>(TIME OUT)이나 알자지라, BBC 등 해외언론에서도 보도가 되었지만 일본 국내 미디어에서는 크게 보도되지 않았다.

집회현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아마미야 카린(雨宮処凛)은 프리터(정규직을 갖지 않고 이 일 저 일하며 되는 대로 사는 35세 미만 젊은 층)의 고용문제나 일본사회의 빈곤화를 다룬 르포 작가로, 2008년 촛불시위 당시 서울을 취재한 저서 <성난 서울>이 한글로도 번역되었다. 그녀에게 이날 집회에 참가한 이유와 원전에 관한 의견을 물어 보았다.

"지진 국가인 일본에서 원전 운용은 자살행위"

 집회현장에서 발견한 르포 작가, 아마미야 카린.
 집회현장에서 발견한 르포 작가, 아마미야 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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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1지진 때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이번 후쿠시마 사태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지진 당시 집에 있었다. 벽에 금이 심하게 가고 위험해졌기 때문에 얼마 전에 이사했다. 원자력 발전소는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고향인 홋카이도에도 원전이 있는데 많이들 불안해 한다. 지금까지 크게 관심이 없던 것에 대한 반성이 든다."

- 현재의 전력사용량을 유지하려면 '그래도 원전은 필요하다'라는 의견도 있는데.
"나도 과거 프리터로 살아갈 때는 몇 번이나 요금을 내지 못해 전력이 끊긴 경험이 있다. 그럴 때는 촛불을 켜고 지냈다. 가난한 사람들은 전기가 자주 끊긴다. 원전을 없앤다는 것은 전기가 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후쿠시마의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나도 이곳에 왔다. 지금 일본의 상황은 물, 공기, 생선이 모두 오염되었고 시민들은 피폭의 불안 속에 살고 있다. 지진 국가인 일본에서 원전을 운용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다."

- 10일은 일본 통일지방선거가 있었는데 '쓰나미는 천벌' 발언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도 악명높은 이시하라 신타로의 4선이 예상되고 있다(이후 신타로는 당선했다- 편집자) . 후보들 가운데서도 이시하라는 원전 유지 입장을 표명하였는데.
"이시하라가 또 당선된다고 생각하니 도쿄도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시하라 이외에 경쟁력있는 후보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사람들의 차별과 무관심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집회 후 JR코엔지역 앞에서는 해산을 요구하는 경찰과 집회 참가자가 대치하기도 했다. 늦은 시간 '아마추어의 반란'이 운영하는 주점 난토카바(なんとカバー)에서 이번 집회의 입안자인 마츠모토 하지메를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집회의 진행과 자세한 경위에 대해서 인터뷰하였다.

"일본뿐만 아니라 주변국도 원전 멈춰야"

 "원전 무서운줄 알아야지!" 라고 포즈를 취하는 마쓰모토 하지메.
 "원전 무서운줄 알아야지!" 라고 포즈를 취하는 마쓰모토 하지메.
ⓒ 김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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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을 넘는 대규모 집회가 성공한 것에 대해 먼저 축하의 말을 하고 싶다. 1만 5000명이나 모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번 집회는 지진 전부터 계획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라크전쟁 때도 일본서 많은 반대 집회가 있었지만 이라크에 떨어지는 폭탄들이 자신들의 문제라는 긴박감은 부족했다. 우리 스스로가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기 때문에 1만 5000명이나 모인 것이 아닌가 싶다.

일본에 있는 원전사고를 보고 독일에서 25만 명이 모였다고 들었다. 당사국인 일본에서는 30만 정도는 모여야 한다. 3·11 지진 발생 이전부터 집회가 계획돼 있던 것에 대한 경위를 설명하자면, 원래는 4월 10일 선거에 맞춰서 집회를 기획하고 있었다. 그랬던 것이 지진에 후쿠시마 원전 상황이 겹치면서 원자력발전소에 관한 집회로 방향을 선회하게 되었다." 

- 원자력발전소에 관한 입장은 어떠한가. 현재 한국에도 방사성 물질이 도달했다고 해서 휴교를 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조적으로 일본에서는 "도쿄는 안전하다"는 식의 침착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안전에 관한 걱정은 없는가.
"부유층이 도쿄를 탈출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당사자로서 무섭다. 일본 미디어는 지금 제멋대로 떠들어대고 있을 뿐이다. 나는 보지도 않았다. 원전 자체도 반대하지만 지진이 많은 일본에서는 더더욱 반대한다."

- 도쿄 수돗물이 위험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식수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수돗물을 그냥 마신다. 물론 마시고 싶어서 마시는 게 아니다."

이때 누군가가 "이시하라 당선 확실시!"이라는 뉴스를 전하자 주변에서 야유가 이어졌다.

- 이시하라의 당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외국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거다. 이시하라 당선은 일본의 수치다."

 방호복 차림의 집회 참가자.
 방호복 차림의 집회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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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방사성 비가 내린 이후 한국에서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간접적인 루트로 방사성 물질이 체내에 축척된다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 정보가 일본 정부의 발표에 근거하고 있는데 현재 일본정부의 발표에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일본 정부 발표를 전혀 믿지 않는다. 현재 상황을 보면 애국심에 호소하고 있을 뿐이다. 체르노빌 사건 때도 그렇지 않았나? 히로시마, 나가사키 그리고 후쿠시마다. 왜 일본이 계속 피폭되는 것인가. 왜 일본 정부는 원전을 만들고 있는 것인가. 우린 지금 원자력의 노예상태다."

- 한국에서는 당사자인 일본인들이 아직까지 이러한 목소리를 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의아해 하고 있다. '일본인은 뭔가 특이하다'는 투의 일본인론이 범람하고 있는데 이런 집회를 처음 제안한 입장에서 왜 이제까지 원전 반대 집회가 없었다고 생각하는가.

"비교적 원전에 대해 조용했던 이유는 지진 피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도쿄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도호쿠 지방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잃었다. 후쿠시마 원전은 그 다음의 문제였다. 일본 내에서도 원전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있었다."

 데모차량에 써있는 메시지 '부유층 도쿄 탈출'
 데모차량에 써있는 메시지 '부유층 도쿄 탈출'
ⓒ 김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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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감사한다. 얼마 전에 '원전이 무서워서 오키나와 현의 작은섬으로까지 도망쳤더니 타이완의 원전이 근처에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문제가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란 점에서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부탁드린다.
"이제는 원자력을 멈추자. 후쿠시마에 있는 원전뿐만이 아니다. 한국을 비롯한 인근 국가에서도 멈춰야 한다. 절전도 가능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바이오 에너지등의 가능성을 일부러 무시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보고 이 위험을 생각해 줬으면 한다. 오늘과 같은 집회가 지속되지 않으면 일본은 끝난다.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져 깊게 생각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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