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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사적으로 지정된 광주 광산구의 신창동 유적지가 인근 주민들의 채소 경작과 사적지 확대에 따른 토지 매매 거부 등으로 사적관리와 개발사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

국가사적 375호인 광주 신창동 유적은 지난 92년 지정된 이후 계속된 발굴에 따른 유적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지난 2000년에 추가로 확대 지정되었다.

신창동 유적은 초기 철기시대 및 원삼국시대의 생활문화연구와 농경생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고 토기가마터, 배수시설, 독무덤(옹관묘) 등과 목제 유물을 통해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어 중요한 곳이다.

지난 1962년 옹관묘 조사를 통해 알려진 신창동 유적은 그동안 20여 차례의 발굴조사로 토기와 칠기, 석기, 목기 등 수많은 유물이 출토됐으며, 이 가운데 430여점의 유물이 국립광주박물관에 보관중이나 유적지는 인근의 택지개발 등에 묻혀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2천년 전 생활문화 고스란히 보존

신창동 유적이 관심을 집중시킨 이유는 무엇보다도 2000년 전의 선사시대 마을의 생활을 포괄하는 당시의 사회문화를 복원할 수 있는 직접적인 자료가 출토되었다는 데 있다. 이 시기는 삼한시대로 우리에게는 역사적 기록이 부족한 상황이고 중국의 한나라와 비슷한 시기다. 그런데도 현재 신창동 유적지는 발굴 유적들의 사진 등을 담은 안내판이 설치돼 있을 뿐 시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국가사적인 신창동 유적지에 대한 불법 경작 등의 경고를 담은 안내판이 있으나 일부 주민들이 채소 등의 경작을 하고 있어 유적지 훼손 우려가 높다
▲ 신창동유적지 경고 안내판 국가사적인 신창동 유적지에 대한 불법 경작 등의 경고를 담은 안내판이 있으나 일부 주민들이 채소 등의 경작을 하고 있어 유적지 훼손 우려가 높다
ⓒ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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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지난해 2월부터 시작한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정비계획을 수립해 올해는 미매입 토지와 발굴조사를 함께 추진, 유적 복원 및 전시관 건립에 따른 실시설계를 계획했지만 크고 작은 문제들이 쌓여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올들어 신창동 유적지 현장에 관리인을 파견하고 매일 순찰을 돌며 우선 주민들이 경작하지 못하도록 계도하거나 단속하고 있으나 전체 면적이 260,715㎡에 이르러 혼자서는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문제점은 우선 지역 주민의 불법 경작과 유적지 훼손에 대한 우려이다. 유적지 곳곳에는 경고 안내판만이 있고 관리인 1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불법 경작을 예방하고 지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다음으로는 유적지 주변 매입예정지의 토지소유자 및 주거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광주시가 제안한 것보다 더 많은 이주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적지 이해부족 공사, 훼손 등 잇따라

그런가하면 이 사적지는 주변에서 진행된 배수로, 도로 공사 등으로 인한 훼손 우려가 높은 곳이다. 지난 2007년 한 문중이 유적지 경계 부근의 묘에 둘레석 설치작업을 하면서 유적지 훼손 사례가 있었고, 앞서 2004년에도 광산구청이 유적지 부근 공사를 진행했다가 뒤늦게 공사를 중단하기도 했다.

더불어 유적지 인근의 택지개발 이후 자칫 신창동 유적지가 지역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적지에 대한 체계적인 홍보와 별도의 휴식 공간 조성을 통해 유적 보존과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신창동 유적은 우리나라 최초의 습지유적이자 세계에서도 발견된 유례가 극히 적은 농경유적으로 인정된 만큼 문화재 활용에 대한 연구 등을 통해 다양한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용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천득염 전남대 교수(문화재위원)는 "유적지의 개발에 있어 유적만이 아니라 주변 경관까지 포함하는 보존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면서 "현재 사적지 내의 민가와 건축물의 정비가 필수적이며, 영산강(극락강)까지 이어지는 당시의 지형 복구도 고려되어야만 신창동 유적지가 세계적인 유적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영문 목포대 교수도 지난해 열렸던 '신창동 유적의 의의와 보존'이라는 국제 심포지엄에서 "영산강 유역의 농경문화는 지역의 문화상품으로 브랜드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적지에 대한 브랜드화는 경제적인 이익보다는 지역 이미지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민간 문화재지킴이 활동 광주시와 함께 벌여

대동문화재단 빛고을문화재지킴이단 회원들이 신창동 유적지 보호를 위해 현장 확인을 하고 있다.
▲ 유적지 보전활동을 벌이는 문화재지킴이단 대동문화재단 빛고을문화재지킴이단 회원들이 신창동 유적지 보호를 위해 현장 확인을 하고 있다.
ⓒ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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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렇게 많은 위험에 노출된 신창동 유적을 보전하기 위해 대동문화재단의 빛고을문화재지킴이사업단이 지난 10일부터 매주 3회 이상 신창동유적으로 찾아가 순회를 하면서 경작 및 공사 등으로 빚어지는 훼손을 사전에 차단하고 보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인서 빛고을문화재지킴이사업단장은 "올해는 광주시청과 함께 문화재지킴이사업단의 상시관리가 집중적으로 있을 예정이다"면서 "유적지 점검사항으로는 유적지에 방치된 물건적치 처리, 사적지 내 무단 형질변형 및 토사유출 수시 점검, 문화재 구역 내 청소 등 환경정비, 문화재 주변 순찰 및 이상여부 확인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그:#신창동, #유적지, #정인서, #대동문화재단,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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