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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농업발전보존연구회 공동대표 윤상진(40)씨가 엄용수 밀양시장에게 폭언과 함께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밀양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24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씨의 휴대전화 녹취록을 공개하고 밀양시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갑자기 엄 시장이 찾아와 욕설과 함께 폭행해"

 

관련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건은 지난 2월 1일 밀양역 앞에서 벌어졌다. 동남권신국제공항 후보지로 밀양 하남평야(대구·경북·경남·울산)와 가덕도(부산)가 유치 경쟁을 벌이는 속에 당시 윤상진씨는 '밀양 신공항 유치 반대' 활동을 벌였다.

 

윤씨는 "밀양역 앞에서 신공항 밀양 유치에 반대하며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는데 갑자기 엄 시장이 찾아와 심한 욕설과 함께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씨는 밀양농업발전·보존연구회 이름으로 청와대에 올린 탄원서를 통해 "세계적으로 기피 시설인 공항을 유치하겠다는 것은 지역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개발이익과 표를 챙기려는 지역 정치인들과 기득권자들의 망국적 작태"라며 공항의 밀양 유치 반대 뜻을 밝힌 바 있다.

 

윤씨는 엄 시장한테 폭행을 당해 턱관절 장애, 목 관절·인대 염좌 등으로 전치 4주의 상해진단을 받았다며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다. 윤씨는 지난 18일 창원지방검찰청에 엄용수 시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냈다.

 

시민사회단체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밀양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과도한 유치 경쟁과 일방적인 홍보로 (신공항 유치전이) 이성을 잃은 듯한 초과열 양상으로 치닫더니 급기야 지난 설명절 무렵인 2월 1일, 엄용수 시장이 신공항 유치 반대 활동을 하고 있는 한 농민에게 폭행과 폭언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엄용수 시장측에 사실 규명과 공개사과를 위한 면담을 신청했으나 엄 시장측은 면담을 거절했다"면서 "피해자 진술과 녹취록을 확인한 바에 의하면, 엄 시장은 피해자에게 주먹으로 턱을 가격했고, 이에 항의하는 피해자와 설전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수차례 입에 담기 힘든 폭언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어 "엄 시장이 녹취록에서 '내가 때렸다 인마 와' 하는 등에서 폭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실랑이 끝에 스쳤다'는 변명을 하지 말고 폭행과 폭언에 대해 공개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밀양시장 측 "폭행은 없었다"

 

이에 대해 엄용수 밀양시장측은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현장에 같이 있었던 김창균 밀양시장 비서실장은 "폭행은 없었다"면서 "신공항 반대 유인물을 빼앗는 과정에서 약간 스쳤다. 나중에 윤상진씨가 '왜 때리느냐'고 우기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 비서실장은 "윤씨는 시장님한테 한참 후배 된다. 시장 보고 말을 놓으니까 시장님도 기분이 나빴다. 그런 상황에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의 면담 요구를 거절한 것에 대해, 김 비서실장은 "국정설명회 참석 등 일정이 맞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엄용수 밀양시장은 2006년 지방선거 때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해 당선했으며 그 뒤 탈당했다. 그는 6․2 지방선거 전인 지난해 3월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며,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해 재선했다.

 

시민단체가 공개한 윤씨의 휴대전화 녹취록

엄용수 : 니 돌았나 인마. 니가 살래? 인마. 그래, 인마.

윤상진 : 놔라 인마.

엄용수 : 야 인마, 이 새끼가 돌았나. 이 새끼가, 야 인마. 정신 있나 없나 인마. 야 인마, 이 새끼가요. 내가 때렸다 인마, 와?

윤상진 : 왜 때리는데?

엄용수 : 니 인마, X만한 새끼 이기, 말로 하니까 이 새끼가.

윤상진 : 누가 말로 해?

엄용수 : 야 인마, 이 새끼가, 이기 니가 밀양놈이가? 인마.

윤상진 : 누구 말인데?

엄용수 : 너 말이야 인마.

윤상진 : 왜 때리는데?

엄용수 : 니가 인마 이런 짓 하니까 하는 거다 인마.

윤상진 : 왜 때리는데? 니가 뭔데 때리는데.

(혼란)

윤상진 : 왜 때리는데?

엄용수 : 야 인마.

윤상진 : 왜 때리는데?

엄용수 : 이런 짓 하면 돼?

윤상진 : 왜 안되는데?

엄용수 : 와 안돼? … 사진 찍지 마세요.

윤상진 : 찍어라 찍어. 시장이 시장 같아야지. 협박하나? 아?

엄용수 : 그래 인마. 협박한다 치자, 협박한다 치자.

윤상진 : 왜 뺨 때리는데?

엄용수 : 인마?

윤상진 : 인마라니!

엄용수 : 인마지, 인마. 니가 먼데 인마.

윤상진 : 니는 먼데?

엄용수 : 내 시장이다. 이 새끼야.

윤상진 : 시장이면 나는 시민이다. 와.

엄용수 : 니 같은 시민 필요 없거든.

윤상진 : 니 같은 시민 필요 없거든?

엄용수 : 이 새끼가 이기.

윤상진 : 이 새끼라니?

엄용수 : 그래 인마, 알겠다. 알겠고 있다 보자이.

윤상진 : 기다릴게.

엄용수 : 내가 때렸다, 인마.

윤상진 : 알았다, 각오해라이, 잘 됐다 그래.

엄용수 : 너는 뭐야 인마.

(혼란)

윤상진 : 찍어라 찍어.

윤상진 여동생 : 뭐예요? 왜요? 왜 그러는데요?

(혼란)

여동생 : 왜 때리는데, 왜? 밀양시민아라고.

엄용수 : 가자, 가자.

윤상진 : 언론사들 불러 갖고.

엄용수 : 해라 하고. … 부산 가서 하든지.

공무원 : 어디 사람이요?

여동생 : 밀양시민이라고 밀양시민! 아이고.

공무원 : 어디 사람이요?

여동생 : 엄용수 시장님!

엄용수 : 나 보고 시장이라고 부르지마. 너거 같은 애들 나는 필요 없으니까. 알았으니까.

윤상진 : 너라니. 뭐 때문에 때리는데. 그래, 왜 때리는데.

엄용수 : 야 인마.

윤상진 : 와.

엄용수 : 그런 짓 하면 맞는다이.

윤상진 : 누가 맞는데?

엄용수 : 니가.

윤상진 : 시장이 왜 때릴 권리가 있는데, 니가 왜 때리는데.

엄용수 : 야 인마, 니가 나쁜.

윤상진 : 와 때리는데.

엄용수 : 니가 사람 같은 짓을 해야지.

윤상진 : 내가 무슨 사람 같(지않)은 짓을 했는데, 어? 그래, 알았다. 진단서 끊어서 가꾸마.


태그:#동남권신국제공항, #엄용수 밀양시장, #밀양참여시민연대, #밀양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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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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