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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개인별 영상이 상영되며 진행되는 졸업장 수여식
 졸업생 개인별 영상이 상영되며 진행되는 졸업장 수여식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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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밀가루 뿌리기, 계란세례, 옷 벗기고 알몸 거리질주 등 일탈 행동의 졸업식 뒤풀이 문화가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금년에는 경찰이 순찰을 돌고 경계근무를 서기도 했으나, 경찰은 물론 일탈 뒤풀이도 없는 행복한 졸업식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안양 대안중학교가 지난 10일 안양시청 대강당에서 개최한 2011학년 제25회 졸업식은 졸업생과 재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함께하는 '추억만들기 축하공연'과 '3년을 바탕으로 큰 인물이 될게요, 내가 졸업식 주인공'이란 주제로 열려 마치 축제분위기를 연상케 했다.

이날 졸업식은 시청에서 열린 덕분일까, 노승철 안양시부시장이 참석해 축하를 전하는 등 재학생과 졸업생, 가족친지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펼쳐져 모두 34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들은 13여 개 고등학교로 뿔뿔이 헤어져 오는 3월부터 진학한다.

졸업식은 식전행사에서 재학생들의 댄스, 합창, 수화, 록밴드 축하공연, 졸업생들의 자축공연, 학부모들의 축하 무대가 이어졌다. 본 행사에서는 치사와 내빈 축사에 이어 졸업생 한명 한명이 단상위에 올라와 졸업장과 머플러를 수여받았다. 이후, 졸업축하 동영상 상영, 송사와 답사로 어어지는 행사들은 마치 축제 같은 흥겨움 속에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되었다.

재학생들이 펼치는 졸업 축하공연
 재학생들이 펼치는 졸업 축하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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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학부모 21명이 무대에 올라 축하 공연을 펼쳤다
 재학생 학부모 21명이 무대에 올라 축하 공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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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졸업반 담임교사들의 축하 무대
 3학년 졸업반 담임교사들의 축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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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졸업축하공연 감동

"언제 그렇게들 준비했는지 후배들과 엄마들 공연이 너무 멋졌어요."
"담임선생님이 머플러를 걸어주실 때 비로소 작별 느낌이 들었어요, 감사합니다."
"다음에 사진앨범을 보면 중학교 졸업식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흰색 티셔츠를 무대복으로 차려입은 학부모 합창단이 'I have a dream'과 '언제나'를 잇따라 열창하자, 졸업생과 재학생들 모두 박수를 보냈다. 또 졸업생들의 담임교사들이 모두 단상위에 올라 노래를 부를 때에는 졸업생 모두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환호했다.

대안중 김선대 교감은 "학부모 합창단은 재학생 어머니 21명이 졸업식 축하를 위해 자발적으로 모였으며, 매주 한 차례씩 두달간 학교에 나와 노래연습을 했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무대의상도 흰색으로 통일하자고 스스로 결정해 집에서 입던 흰 티셔츠들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또한 이날 졸업축하 공연을 계기로 앞으로도 모임을 계속 하면서 노래 연습을 할 계획이라며 어머니들이 학교분위기를 좋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교장선생님의 졸업장 수여
 교장선생님의 졸업장 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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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에게 축하 마후라를 목에 걸어주는 담임교사들
 제자에게 축하 마후라를 목에 걸어주는 담임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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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청 강당을 가득 메운 대안중학교 졸업식
 안양시청 강당을 가득 메운 대안중학교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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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들의 '꿈나무' 타임캡슐에 보관 2031년 졸업식 때 개봉

대안중학교 졸업식은 볼거리도 풍성했다. 강당 옆 2층 홀에 전시된 추억의 사진전 속에는 졸업생들이 지난 1년 함께 지내는 동안 기억에 남는 사연들, 제자들에게 전하는 담임교사의 당부, 갖가지 이야기를 담은 학급신문이 각 반별로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3학년 1반 학급신문의 뉴스 게시판에는 '2010년 10월 7일 시험을 보러 학교에 가보니 교실에 홍수가 나 있었다. 그것을 본 1반이 다같이 힘을 모아 재난사태를 해결했다'고 적혀 있다. 제목은 '라디에터 폭발사건'이다.

3학년 3반 학급신문에는 친구중 1인자로 '미소왕' 구영석, '맑은눈왕' 김희용, '웃음소리왕' 김범식, '체육왕' 윤재경, '그림왕' 최동림, '규칙왕' 황태준 '첫인상왕' 정수종을 소개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결혼을 가장 빨리할 친구로 김윤수(22.5%)를 뽑았다. 졸업선물로 받고 싶은 것 1위로는 컴퓨터(17.5%) 2위는 스마트폰(15%)를 희망하고 있었다.

3학년 5반 학급신문에는 각 분야별 1인자도 뽑고, 한명 한명 환한 미소의 얼굴 사진도 스크랩하고, 제자들에게 전하는 담임교사의 글과 스승에게 감사를 전하는 글도 실려 있다.

3학년 6반 학급신문에는 2010년 3월 6일 교실에서 처음 만난 우리, 조금은 어색한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하나가 되었다는 얘기와 환경미화상, 체욱대회 최우수상, 체욱대회 응원상의 상금을 모아 다른 반 아이들의 부러움 속에 삼겹살 파티를 연 추억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홀 입구 한쪽 졸업생들이 만든 '나의 꿈 희망나무'에는 졸업생들의 학번과 이름, 장래 희망을 적은 개인 팻말들이 매달려 있다. 학교측은 꿈나무를 20년간 타임캡슐로 보관한 후 2031년 2월 제45회 졸업식 때 개봉하겠다 밝히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팻말을 찾아 흐뭇한 미소로 카메라에 담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 아들 이름이 적혀있네, 기록으로 남겨야지...
 우리 아들 이름이 적혀있네, 기록으로 남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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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게시판 앞에서 졸업기념사진을 찍는 학부모
 학급게시판 앞에서 졸업기념사진을 찍는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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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후 희망을 적은 팻말을 카메라에 담는 졸업생 가족친지
 20년후 희망을 적은 팻말을 카메라에 담는 졸업생 가족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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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꿈을 꾸지 않는한, 꿈은 절대 시작되지 않는단다"

대안중학교 영어교사인 강재이 교사는 "졸업식은 또다른 시작으로 우리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배려와 존중을 배우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며 "우리 교사들도 색다른 졸업식을 준비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뒤를 돌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대안중 교감은 "저희 학교는 학교문화선도 시범학교로 지정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주도하며 졸업행사를 만들어 왔다"며 "올해는 특별히 감동과 여운이 남는 개성있는 졸업식을 마련해 보자는 뜻을 모아 재학생, 졸업생, 교사, 학부모들까지 참여했다"고 말했다.

"너희가 꿈을 꾸지 않는한, 꿈은 절대 시작되지 않는단다. 언제나 출발은 바로 지금 여기부터! 시작하렴. 언젠간 갈림길을 만날 거고 남들이 가지않는 길을 선택하게 될 수도 있단다. 그 결정이 인생을 바꾸겠지만 앞을 보고 꿋꿋이 걸어가렴. 외롭다 생각하지 마렴. 누구나 무대위에서 혼자니까." - 3학년 6반 담임교사가 제자들에게 쓴 글-

졸업식은 교가 제창을 끝으로 종료됐다. 졸업생들은 추억의 글이 담긴 학급신문 앞에서, 장래의 직업을 적은 희망의 꿈나무 앞에서 부모님과 친지로부터 받은 꽃다발과 졸업장을 들고 사진을 찍고 선생님과 친구들과 이별 인사를 나눈 뒤 돌아갔다. 그들이 가는 길에는 경찰의 경계와 순찰도 일탈 행동도 없었다. 대신 밝은 웃음소리만 들려왔다.

졸업을 축하는 대안중학교 플랜카드
 졸업을 축하는 대안중학교 플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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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안양, #대안중학교, #졸업식, #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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