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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세금으로 습지를 없애고, 또다시 세금을 써서 대체습지를 만든다는데, 언론은 눈과 귀를 막고 있다. 시민들뿐만 아니라 이 습지를 찾은 흑두루미조차 의아해할 이 사실에 대부분 지역 언론은 외면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님, 4대강 사업이 '생명살리기 사업'이라구요? 구미 해평습지 좀 보세요. 제발요!!"

 

지난 19일, 25일 대구MBC는 구미 해평 습지를 둘러싼 정부와-지방자치단체간의 '황당한 시츄에이션'을 따끔하게 지적했습니다.

 

'천년 기념물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철새들이 자주 찾는 해평습지가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되자, 구미시는 대체습지를 조성하기 위해 300억원의 예산을 들일 계획이다'는 것인데요.

 

이를 보도한 대구MBC 도건협 기자는 "멀쩡한 습지를 훼손하고 혈세를 들여 또다시 효과도 확실하지 않은 습지를 만들겠다는 이상한 대책이 두루미 보도대책의 현주소"라고 꼬집었습니다.

 

4대강에 훼손된 구미 해평습지, 구미시 300억 들여 '대체습지'?

 

대구MBC는 19일 <흑두루미는 돌아왔지만…>(이 뉴스는 21일 아침 MBC뉴스투데이를 통해 전국에 방송되었습니다)을 통해 "올 가을 들어 천년기념물인 흑두루미 40여마리가 경북 구미 해평습지를 찾아왔지만 이들의 쉼터였던 하중도(강 가운데 섬)가 4대강 공사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돼 새들이 앉는 자리가 예년에 비해 달라졌고, 철새들이 먹잇감을 구하던 강 주변 농경지는 사막같이 변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요.

 

구미시는 상류쪽에 대체습지라도 만들겠다고 했지만, 시민단체에서는 "해평습지만이라도 11월까지 잠정적으로 공사를 중단하고 주변을 정비해서 흑두루미가 쉬어갈 장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구MBC는 이어 25일 <해평습지 훼손대책은?>을 통해 구미시의 '황당한' 정책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지적합니다.

 

"철새 도래지 훼손이 불 보듯 뻔했지만 두루미를 지역의 명물로 자랑해 온 구미시는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며 "구미시는 상류쪽 감천 합류지점 부근에 대체습지를 만들겠다며 계획을 내놓았는데, 그 예산이 300억원 가량 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정책이 실효성이 있을까요? 아직 계획단계임에도 '효과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 김경철 사무국장은 "감천 합류부는 이미 수변부 쪽에 준설이 다 이뤄져 모래톱이 사라진 상태다"며 "인접 지역에 도로도 다 형성돼 있는데, 사방에 위험요소가 있는 지역에는 새가 올 수 없다"고 구미시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는데요.

 

비슷한 지적은 <연합뉴스>에서도 제기되었습니다. <연합뉴스> 손대성 기자는 25일 <'두루미 천국' 옛모습 잃은 구미 해평습지>를 통해 "4대강 정비사업으로 낙동강이 공사로 번잡해지면서 흑두루미와 재두루미 등 희귀 철새의 집단 도래지인 경북 구미의 해평습지가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고 제시했습니다.

 

해평습지, 구미시 무관심과 정부개발정책 '몸살'

 

해당 기사에는 구미 해평습지와 구미와의 관계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요.

 

"해평면 일원의 낙동강 해평습지는 760㏊에 이르며 모래톱과 물풀이 어우러져 연간 6천~9천마리의 재두루미와 흑두루미가 찾는 곳이며, 시베리아에 살던 두루미는 매년 가을에 이곳을 거쳐 일본 이즈미로 갔다가 겨울을 나고서 다시 봄에 이 곳을 거쳐 시베리아로 돌아간다"며 "이 때문에 구미는 공업도시임에도 두루미가 찾는 청정지역이란 찬사를 받으며 국내외 환경전문가들의 관심을 받아왔다"는 것.

 

하지만 "올해부터 낙동강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모래톱이 준설되고, 공사 소음과 오가는 덤프트럭 행렬로 두루미가 쉴 환경이 사라지고 있는데, 구미시는 2008년 4월 해평습지가 야생동물보호구역 지정기간이 만료된 뒤 주민반발을 이유로 보호구역으로 재지정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해평 습지는 구미시의 무관심과 정부의 개발정책으로 옛 모습을 잃었고, 이곳을 찾던 두루미는 먹이와 쉴 만한 곳을 찾아서 가던 길마저 바꿔야 할 형편이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의 최대구간인 낙동강구간에 하루가 다르게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번달만 해도 그렇습니다. 지난 15일 낙동강 사업구간인 경북 의성군 단일면 근처에서 주요한 문화재인 마애보살좌상이 심각하게 훼손된 채 발견되었고, 낙동강 해평습지를 찾은 흑두루미가 '방황(?)'하고 있지만, 이를 시민들에게 전해주며 이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지역언론은 찾기 힘듭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시정연설을 통해 '4대강은 국제적 명소, 녹색 성장의 선도 모델'이라고 강조할 때, 나랏님의 말씀이 잘못되었다며 우회적으로 지적한 <대구MBC>와 <연합뉴스>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글쓴이는 참언론대구시민연대(www.chammal.org) 사무국장입니다.


태그:#4대강, #낙동강, #구미 해평습지, #마애보살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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