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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자락인 지난 28일, 경남 합천 해인사를 찾았다. 해인사(법보사찰)는 송광사, 통도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삼보사찰 가운데 하나이며 해인사 일원에는 고려대장경판(국보 제32호), 장경판전(국보 제52호), 반야사원경왕사비(보물 제128호), 석조여래입상(보물 제264호), 원당암 다층석탑 및 석등(보물 제518호), 합천 치인리마애불입상(보물 제222호)등 많은 문화재들이 있다. 해안사 가는 길은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잘 조성돼 있고,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설치한 숲에 있는 나무들에 대해서도 설명이 잘 되어 있다.

 

 

해인사는 그 자체가 바다에 배가 떠가고 있는 모양이라 한다. 해인사로 가는 길에 만나는 홍류동 계곡은 고운 최치원 선생이 찬탄한 곳이기도 한데, 그곳엔 농산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일주문 못 미쳐서는 사적비, 송덕비 등 20여기의 많은 비석들이 줄지어 있는 비석거리가 있다. 또 그 옆에는 900년경 당시 오랜 전쟁으로 굶주린 병사들을 위해 해인사의 훈혁스님이 농촌에서 벼 한 다발씩을 덜어 군량미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탑을 만들었다는 길상탑이 있다. 길상탑 옆에는 보물 제128호 반야사원경왕사비가 있다.

 

 

일주문 조금 못 미쳐서는 영지라는 연못이 있다. 김수로왕은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인 허황후와 혼례하여 많은 자손을 두었다. 그 중 일곱왕자는 허황후의 오빠인 장유화상의 수행력에 감화되어 입산수도를 하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가야산 칠불봉이라고 한다. 속세를 떠나 불문에 든 아들들의 안위를 걱정한 허황후는 이곳으로 수차례 찾아와 아들들에게 만나기를 요청했으나, 끝끝내 만날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 허황후는 일곱왕자가 수도하고 있는 봉우리의 그림자가 비치는 이 연못에서 아들들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다 돌아갔다고 한다. 이후 가야산 정상 우측의 이 봉우리들은 칠불봉, 이 연못은 그림자못이라 하여 영지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일주문 앞에는 당간지주가 서 있는데 기둥에는 나무아미타불이란 글자가 있다. 일주문의 현판 글씨는 해강 김규진 선생의 것이다.

 

 

일주문을 지나면 나타나는 문이 봉황문인데 일반 사찰에서는 천왕문인 것이다. 해인사에만 있는 국사단은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원래 용도는 아마 대가야왕을 낳은 가야산신의 정견모주를 모시는 사당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구광루를 지나면 정면에 대적광전이 보이고 바로 앞에는 석등과 삼층석탑이 있다. 해인사 대적광전 소맷돌 계단 양 옆에는 돌짐승머리가 조각되어 있어 주목된다. 대적광전 외벽에는 많은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데 원효대사와 관련된 설화 그림부터 중국고사 그리고 해인사와 관련된 것들이다.

 

대비로전에는 한국 최고의 목조불상으로 판명된 비로자나불상 2구가 모셔져 있다.

 

 

명부전 내부에는 지장보살상을 중심으로 판관들이 모셔져 있다. 명부전과 이웃한 응진전에는 석가여래상을 중심으로 나한상들이 모셔져 있다.

 

 

독성각은 독성 용왕 산신상을 모시고 삼성각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현재는 독성 한 분만을 모셔서 독성각으로 불린다. 독성각 바로 앞에는 학사대 전나무(경상남도 기념물 제215호)가 있는데 나무는 1000년이나 됐다고 전해진다. 높이가 19m, 둘레가 5.5m로 보기 드물게 오래 된 나무다. 신라 말 고운 최치원 선생이 신라의 멸망을 탄식하여 심은 나무로 선생이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거꾸로 꽂아 놓은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대적광전을 뒤로 돌아 위로 가면 장경각이 있다. 장경각은 대장경을 모신 건물로, 이 형국은 대적광전의 비로자나부처님께서 법보인 대장경을 머리에 이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고 하며 여러 차례에 걸친 부분적인 중수를 거쳐서 오늘에 이르렀다.

 

장경각은 모두 네 동으로 되어 있다. 북쪽의 건물을 법보전이라 하고 남쪽의 건물을 수다라전이라고 하는데, 이 두 건물을 잇는 작은 두동의 건물에는 사간판대장경이 모셔져 있다. 사진촬영은 현재 전면 금지되어 있다.

 

 

해인사는 경내암자를 다 둘러보려면 하루가 거의 걸린다고 할 정도로 볼 유적들이 많다. 여유로운 해인사 답사는 지쳐가는 여름의 잠시나마 휴식 같은 느낌이다.


태그:#합천해인사, #해인사, #팔만대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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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문화유적을 찾아 답사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구석진 곳에 우리문화를 찾아서 알리고 문화관련 행사를 좀 더 대중에게 보급하고자 하며 앞으로 우리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워 나아가려고 합니다. 괌심분야는 역사유적, 석조조형물과 민속,고건축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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