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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내천에 재첩이 살고있다는 증거물로 홈페이지 환경갤러리에 올라와 있는 사진, 재첩도 아니고 아예 '재첩무리'로 소개되었다. 당시, 환경과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강에서 펌프룰 타고 올라왔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한강에도 재첩이 없었던 것이다.
▲ 송파구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성내천에 재첩이 살고있다는 증거물로 홈페이지 환경갤러리에 올라와 있는 사진, 재첩도 아니고 아예 '재첩무리'로 소개되었다. 당시, 환경과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강에서 펌프룰 타고 올라왔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한강에도 재첩이 없었던 것이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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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1월, 송파구청은 "2007년 10~12월 한강유역환경청 소속 생태전문강사 8명과 40여 명이 13차례 탄천과 성내천 생태 조사를 한 결과 성내천 성내5교 근처에서 1급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한다는 재첩 무리가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 발표는 그대로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었다.

그러나 필자가 2010년 6월, 성내천 성내5교 근처를 조사한 결과 폐사된 재첩 껍데기만 나왔고, 담당자들과 통화를 통해 그때 이후로는 '단 한 마리도 발견된 바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결국, 재첩사건을 통해 송파구청은 송파워터웨이 혹은 4-WAY(한강, 양재천, 탄천, 성내천을 연결시키는 사업)구상을 하면서 많은 이익을 얻어낼 수 있었다(성내천에 재첩무리 산다더니, 뻥이었나?).

그리고 7월 8일(목)부터 '맑아진 한강의 어류 총 43종 발견'이라는 제목의 보도가 TV 뉴스를 통해 되기 방송되었으며, 오늘 조간신문에도 동일한 내용의 뉴스가 보도되었다. 4대강 사업의 모델이라고 주장하는 한강, 그 한강이 맑아졌다는 보도는 사실여부를 떠나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이들을 반박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 대목이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운영부'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2005년도 24종이었던 것이, 2006년도 33종으로, 이후 한두 종의 차이를 보이다가 2009년도에 37종, 2010년 43종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조사기간은 2010년 6월 2일~6월 23일(22일간)이었으며, 광나루 가래여울, 반포 인공섬, 여의도 밤섬, 난지 가양대교, 잠실 수중보 하류 등 5개 지역이었다.

조사결과 잉어목 22종, 메기목 4종, 농어목 4종, 복어목, 숭어목, 뱀장어목, 청어목이 각 1종이며 기타가 8종이다. 재첩은 기타항목에 들어가는데 이번 조사결과에 재첩은 없다. 기타 8종은 참게, 애기참게, 노랑귀거북, 붉은귀거북, 자라, 줄새우, 다슬기, 징거미새우였다.

그렇다면 이미 2008년 조사에서도 재첩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만일, 청정지역에서만 사는 재첩이 한강에 돌아왔다면 대대적인 홍보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은 없었다. 어종조사를 담당하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도 누락된 재첩이 한강물을 끌어올려 방류하는 성내천에 펌프를 타고 올라왔다는 것이다. 그것이 송파구청의 시나리오다.

결국,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한강에 재첩은 없으며, 성내천에서 발견된 재첩은 누군가 방생한 것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방생된 시기가 우연히 하천조사를 하는 기간과 맞물려, 한 두 마리도 아닌 '재첩무리'가 발견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에 '성내천 재첩 관련 기사'를 송고하기 전에 송파구청 담당자들과 전화까지 했고, 반론이 있으면 반론을 하라고 했다.

그러나 송파구청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해 반론도 없었으며, 취재 당사자인 필자에게 전화도 없었다. 기사 송고 당일, '한 마리 잡았어요'라는 황당한 전화가 한 통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송파구청 담당자는 분명히 2008년 보도된 이후 모니터링 결과 재첩은 '단 한 마리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확인까지 해줬다. 이번 한강 어종 조사결과에도 재첩은 없다. 그렇다면, 한 마디로 송파구청의 성내천 재첩은 '뻥'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송파구청은 여전히 홈페이지에 '성내천 재첩무리' 사진을 버젓이 게재하고 있다. 잘못된 정보를 고치지 않고, 여전히 홍보의 대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의 제보와 항의가 없으면 스스로 자정하려는 노력이 보이질 않는다. 송파구청은 '성내천재첩' 사진을 삭제하든지, 아니면 성내천에 재첩이 살고 있다는 증거를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이번에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운영부'에서 나온 보도자료를 보면, 보도일시가 7월 8일 오전 11시 5분부터, 7월 9일(금) 조간용으로 되어있다. 이것에 따라 어제(7월 8일)부터 보도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9일자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을 보면 서울시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의 요약판이다.

관련 이미지 조차도 서울시에서 배포한 것 그대로이다. 보도자료를 받아 기자가 확인을 한 후에 쓴 글이 아니라, 그냥 보도자료 베끼기 혹은 요약하기에 불과한 기사들이다. 매년 조사하는 것이겠지만, 4대강 사업의 문제가 사회적인 대립각을 세우는 이때 '한강이 맑아지고 있습니다!'라는 보도는 보도자료에 의한 것이 아니었어야 한다.

올림픽 대로 근처, 이런 똥물이 그대로 한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이쪽 관리담당은 강동구청이다.
▲ 올림픽공원 옆쪽 수로 올림픽 대로 근처, 이런 똥물이 그대로 한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이쪽 관리담당은 강동구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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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물들, 늘 썩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런 물이 흘러들어가도 한강은 맑다. 참 신기한 일이다.
▲ 하수관 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물들, 늘 썩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런 물이 흘러들어가도 한강은 맑다. 참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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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기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한강을 한번 걸어보시라고. TV에서 보여준 잠실수중보의 어로(魚路)에는 물이 자글자글 흐르고 있었지만, 그곳은 경사가 45도 까지 기울져 있어 어로의 기능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허긴, 폭포도 기어이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가 있으니, 그 정도면 충분히 어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항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갈수기에는 어로에 물이 흐르지 않아 어로의 기능을 제대로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강으로 흘러들어오는 양재천, 탄천, 중랑천, 성내천의 수로나 수문들을 한번 보라.

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가파른 각도로 물고기들이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갈수기에는 어로에 물이 흐르지 않아 어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 잠실 수중보 하류의 어류 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가파른 각도로 물고기들이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갈수기에는 어로에 물이 흐르지 않아 어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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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지 않아도 요즘같은 여름이면 악취로 썩어있는 물이 그대로 한강으로 유입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눈으로 보면 시커멓게 썩은 물인 것은 물론이다. 그냥 보도자료만 가지고 기사를 작성하지 말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 그것이 최소한의 기자윤리가 아닌가?

송파구청은 성내천재첩으로 더는 장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 첫번째가 작은 일 같지만 거짓된 자료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하는 것이다. 사과까지는 못하더라도 거짓자료로 국민을 현혹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켜보겠다. 언제까지 '뻥 자료'를 가지고 홍보를 하는지.


태그:#성내천 재첩, #송파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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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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