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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봉사활동이 생활기록부에 기재되었다. 성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인성을 드러내기 위한 좋은 취지다. 우리 사회가 아직도 희망이 있는 것은 혼자 살겠다고 뛰어가는 사람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더불어 살아가길 주저하지 않는 친구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일 것이다.

교과서적으로 볼 때, 봉사활동은 학생들의 인간 존중 정신과 태도형성, 사회성 개발,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감 형성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봉사활동이 대입의 필수 조건이 되면서, 봉사자의 진의를 확인할 수 없는 '점수따기봉사'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학교에서 10시간 채워야 한다고 하면, 딱! 10시간 채워오는 학생이 그런 류가 아닐까 싶다.

뭐! 수동적 봉사활동도 의미 있는 경험일 수 있다. 인정한다! 그러나 이런 일말의 순진한 희망마저 날려버리는 친구를 볼 땐 분통이 터진다. 부모님의 인맥을 이용해 봉사활동확인서를 받고, 이에도 모자라 봉사활동확인서를 시간당 3천원에 판다고 떠벌리고 다니는 학생들도 있다고 한다.

‘진짜’ 봉사를 실천하고픈 친구들이 강북구 인수동 생명평화연대(청수탕 맞은편) 수련실에 모였다. 혜화여고 봉사동아리 ‘울타리’ 학생들이다. 동아리 역사가 벌써 10년이다. 지역에서 독거 어르신 도시락 배달 활동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여오다가, 지난해부터 생명평화연대와 함께 이웃의 가정을 방문하며, 마을의 언니?누나로 관계를 맺어가며 돈독한 관계망을 이루어왔다.
▲ 진짜 봉사하러 모임 혜화여고 학생들 ‘진짜’ 봉사를 실천하고픈 친구들이 강북구 인수동 생명평화연대(청수탕 맞은편) 수련실에 모였다. 혜화여고 봉사동아리 ‘울타리’ 학생들이다. 동아리 역사가 벌써 10년이다. 지역에서 독거 어르신 도시락 배달 활동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여오다가, 지난해부터 생명평화연대와 함께 이웃의 가정을 방문하며, 마을의 언니?누나로 관계를 맺어가며 돈독한 관계망을 이루어왔다.
ⓒ 고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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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봉사하러 모임 혜화여고 학생들

'진짜' 봉사를 실천하고픈 친구들이 강북구 인수동 생명평화연대(청수탕 맞은편) 수련실에 모였다. 혜화여고 봉사동아리 '울타리' 학생들이다. 동아리 역사가 벌써 10년이다. 지역에서 독거 어르신 도시락 배달 활동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여오다가, 지난해부터 생명평화연대와 함께 이웃의 가정을 방문하며, 마을의 언니․누나로 관계를 맺어가며 돈독한 관계망을 이루어왔다.

특징적인 것은 이들의 봉사활동은 주체적이고, 체계적이란 것이다. 청소년들은 직접 우리 지역의 특성을 분석하고, 저소득 모부자가정의 현황을 파악한다. 또 이들을 어떤 단체에서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일부 복지관에서 맥락 없이 봉사활동을 학생들에게 할당해 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직접 이웃의 필요를 파악하고, 적절한 활동을 기획한다. 시간도 상상을 초월한다. 한 달에 두 번씩, 방학 때도 쉼이 없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2학년까지 봉사활동 100시간 이상이다. 필요 시간은 채우고도 남는다. 예쁘고 기특하지 않은가.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 마찬가지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그런 사람을 알아보기 마련이다. 이들의 생명력 넘치는 봉사활동은 후배들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아리 신입회원 모집에서 일부는 돌려보내야 할 정도로 많은 지원이 있었다고 한다.

특징적인 것은 이들의 봉사활동은 주체적이고, 체계적이란 것이다. 청소년들은 직접 우리 지역의 특성을 분석하고, 저소득 모?부자가정의 현황을 파악한다. 또 이들을 어떤 단체에서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일부 복지관에서 맥락 없이 봉사활동을 학생들에게 할당해 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직접 이웃의 필요를 파악하고, 적절한 활동을 기획한다. 시간도 상상을 초월한다. 한 달에 두 번씩, 방학 때도 쉼이 없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2학년까지 봉사활동 100시간 이상이다. 필요 시간은 채우고도 남는다. 예쁘고 기특하지 않은가.
▲ 혜화여고 울타리부 특징적인 것은 이들의 봉사활동은 주체적이고, 체계적이란 것이다. 청소년들은 직접 우리 지역의 특성을 분석하고, 저소득 모?부자가정의 현황을 파악한다. 또 이들을 어떤 단체에서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일부 복지관에서 맥락 없이 봉사활동을 학생들에게 할당해 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직접 이웃의 필요를 파악하고, 적절한 활동을 기획한다. 시간도 상상을 초월한다. 한 달에 두 번씩, 방학 때도 쉼이 없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2학년까지 봉사활동 100시간 이상이다. 필요 시간은 채우고도 남는다. 예쁘고 기특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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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 벌일 활동은 '사랑의 책배달부' 활동이다. 지역에서 생활하면서 함께 살고 있는 이웃들 중 실존적인 어려움에 처해있는 어린이들이 많이 있다. 그 어린이의 가정 중에는 동사무소나 구청에서 조차 확인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도 있다. 그 가정을 직접 찾아내, 지속적으로 만날 필요가 있는 아이의 가정을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지역의 관공서 등에서 책을 빌려 독서지도와 학습안내를 한다. 아이의 방과 후 생활 현장에서 겪게 되는 여러 문제들을 아이와 함께 대화하며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도우미 역할을 한다. 또 다른 교육 기관이나 물적 지원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도 한다. 궁극적으로는 마을의 언니, 누나가 되는 활동이다.

사랑을 나누는 책배달부 언니들

벌써 5년간 꾸준히 이 일을 벌여온 임안섭(청소년 봉사활동팀장)씨는 학생들에게 활동 유의사항을 하나하나 사례를 들어 친절하게 설명해 주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는 눈치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남겼던 말이 인상 깊다.

"우리는 시혜적 복지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의 책배달부 활동은 지역의 자원봉사자(언니, 누나)들과 아이들이 책임 있는 관계를 맺어가는 '마을공동체 회복 운동'입니다."

시혜적(?) 복지, 어려운 말이 나왔다. 고등학교 친구들에게도 어려웠을 꺼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동정적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은혜를 베풀어주는 복지란다. 국가적 차원으로 확대해서 이명박 정부의 실업자를 구제 정책인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가 된다. 이는 단순히 휴지 줍고, 풀 뽑는 수준의 일자리를 줌으로써 그에 따라 돈을 주고 실업자를 구제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시혜적 복지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의 책배달부 활동은 지역의 자원봉사자(언니?누나)들과 아이들이 책임 있는 관계를 맺어가는 ‘마을공동체 회복 운동’입니다.”
▲ 벌써 5년간 꾸준히 이 일을 벌여온 임안섭(청소년 봉사활동팀장)씨 “우리는 시혜적 복지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의 책배달부 활동은 지역의 자원봉사자(언니?누나)들과 아이들이 책임 있는 관계를 맺어가는 ‘마을공동체 회복 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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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알다시피, 그런 일자리를 받고 일하는 사람들도 근로의욕이 생기지는 않고, 대충 시간만 때우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시혜적 복지대신 생산적 복지를 하자는 의견이 많다. 무슨 얘긴가 했더니 이렇다. 직접적인 고용의 기회를 주고 자립심을 키워줄 만한 제도적인 시스템을 찾자는 거다. 이건 국가적 차원의 이야기고, 진심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이 추진되길 바란다.

임씨가 말한 '마을공동체 회복운동'이라는 것이 마음 깊이 와 닿았다. 옛 이웃은 옆집의 숟가락이 몇 개인지 조차도 알 정도로 가까우면서도, 서로의 필요를 사심 없이 채웠다.  그 옛 마을의 생활양식을 도시 속에서 창조적으로 회복해가자는 것이다.

복지하면, 대부분 시혜적 복지를 습관적으로 떠올린다. 임씨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작년에 함께 활동했던 고등학교 2학년 선배들과는 시혜적 봉사의 차원을 넘어서는 공부, 마을공동체를 회복해가는 공부를 기획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것을 뛰어넘는 활동을 함께 기획하고 펼쳐가고 싶다고 한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 마찬가지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그런 사람을 알아보기 마련이다. 이들의 생명력 넘치는 봉사활동은 후배들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아리 신입회원 모집에서 일부는 돌려보내야 할 정도로 많은 지원이 있었다고 한다.
▲ 봉사활동 기획회의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 마찬가지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그런 사람을 알아보기 마련이다. 이들의 생명력 넘치는 봉사활동은 후배들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아리 신입회원 모집에서 일부는 돌려보내야 할 정도로 많은 지원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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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며 무심코 지나치던 어린이와 청소년, 어른들이 반갑게 인사하고, 안부를 묻는 풍경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마을을 희망해 본다. 보이지 않는 날개를 단 천사들이 인수동 곳곳을 누비며, 서로 지지해 주는 관계를 만들고, 쌓아가고,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있는 것, 이것이  희망의 근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수동 마을신문 <아름다운마을>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청소년봉사활동, #혜화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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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군 서석면에 살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일어나는 작고 소소한 일들, '밝은누리'가 움틀 수 있도록 생명평화를 묵묵히 이루는 이들의 값진 삶을 기사로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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