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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붕대회사의 바이어였던 엘레딕슨은 소문난 애처가였다. 신혼시절 그의 아내는 요리를 할 줄 몰라 주방에만 들어서면 곧바로 손을 벨 정도였다. 그때마다 그는 아내의 손을 잡고 붕대로 감아주고 스스로 요리를 했다.

2009 청소년미래상상 기술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한 여수여도중학교 2학년 송용원, 주영진 군과 제33회 전국 초중학생 발명 글짓기 부문 대상을 차지한 허수경양. 오른쪽은 지도교사 임왕빈
 2009 청소년미래상상 기술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한 여수여도중학교 2학년 송용원, 주영진 군과 제33회 전국 초중학생 발명 글짓기 부문 대상을 차지한 허수경양. 오른쪽은 지도교사 임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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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가 출근한 후였다. 여기서 그는 혼자서도 쉽게 붙일 수 있는 반창고를 연구하게 되었고, 요즘도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1회용 밴드, 즉 1회용 반창고를 발명할 수 있었다. 그가 부와 명예를 거머쥔 것은 당연하다.

발명은 이와 같이 생활속의 우연한 발견에서 탄생하거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상품, 엉뚱한 발상하나로 세계적 특허를 획득하기도 한다.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대학산업기술지원단이 주관한 청소년 미래상상 기술경진대회에서 여수 여도중학교 송용원, 주영진 학생이 발명한 '고루고루 나누어 쓰는 뿌리개'가 금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지도교사인 임왕빈씨와 함께 유럽여행의 특전을 부여 받았다.

임왕빈 교사의 수업장면. 송용원, 주영진 군이 금상을 차지한 '고루고루 나누어 쓰는 뿌리개'의 사용법과  발명의 관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왕빈 교사의 수업장면. 송용원, 주영진 군이 금상을 차지한 '고루고루 나누어 쓰는 뿌리개'의 사용법과 발명의 관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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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실 유리창에 붙은 발명 만화들. 축제나 평상시에 발명 만화를 공모해 수행평가에 반영한다
 기술실 유리창에 붙은 발명 만화들. 축제나 평상시에 발명 만화를 공모해 수행평가에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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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학생이 출품한 '고루고루 나누어 쓰는 뿌리개'는 3가지 액체를 하나의 분무기로 뿌릴 수 있다. 학생들이 발명한 제품 설명이다. 제품은 하나의 통에 성질이 다른 세 가지 액체를 보관해야하고 각각의 세 가지 액체가 서로 섞이지 않도록 완벽하게 액체 사이를 차단하는 내부 구조로 이뤄졌다. 3개 제품을 사용 시 3개의 꼭지가 필요하지만 비경제적이므로 회전식 꼭지를 선택하여 활용한다.

뚜껑과 일체된 회전식 꼭지구조가 각각의 세 가지 액체를 올바르게 찾아낼 수 있도록 뚜껑의 옆 둘레에 세 개의 베어링을 사용한다. 그로인해 꼭지가 돌면서 베어링과 만나 고정돼 정확하고 빠르게 뽑을 수가 있다. 뚜껑에 고정된 꼭지와 꼭지 아래 부분의 정확한 일치와 공기를 차단해 압이 생길 수 있도록 흡착 구조를 적용했다. 이 제품은 세 가지 제품을 한 번에 사서 사용할 수 있어 각각의 제품을 살 때보다 경제적이며 리필도 가능하다.

아이디어를 낸 두 학생은 평소 발명에 관심이 많아 발명부에 들어가 여러 가지 발명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상 받은 소감과 발명 동기를 들었다.

"생각하지도 않은 상을 받아 기쁘고 유럽에 가서 역사와 유물을 보고 다른 나라의 발명품을 보고 싶어요. 집에서 공부하고 있던 중 어머니가 락스나 세제를 가져다 달라고 심부름을 시켜 가져다 드렸어요. 그런데 조금 있다가 물비누를 가져다 달라고 하시는 거에요. 이후에도 계속되는 귀찮은 심부름에 공부를 계속할 수 없어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발명을 하게 됐어요."

이들을 지도한 교사는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기술교사인 임왕빈씨다. 그의 기술실을 가보면 고물상이나 마찬가지다. 길가다 줍거나 지인들로부터 얻은 각종 폐자재인 자동차 엔진, 자전거, 농약분무기, 선풍기, 전자레인지, 라디오, 녹음기, 철근 등이 수북이 쌓여있다.

기술실 모습. 임교사가 줍거나 지인들에게서 얻은 폐자재들로 가득차 고물상같은 모습이다.
 기술실 모습. 임교사가 줍거나 지인들에게서 얻은 폐자재들로 가득차 고물상같은 모습이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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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발명활동 촉진 순회강사인 그는 1년에 400여 학교에서 강연요청이 쇄도한다. 수업과 학교 일정이 바빠 월 2회 정도 밖에 시간을 못 내는 그가 지금까지 강의한 학교는 150여 학교나 된다.

여수 순천 광양 상공회의소 발명 강의는 그 중의 하나다. 특허청 국제지식재산연수원 발명객원 교수이기도 하는 그는 한국과학문화재단. 과학기술 앰버서더(발명 로봇분야)로 활동해 발명 창의성 교육 강의를 하기도 한다.

1984년 공대를 졸업해 통신장교로 5년간 복무 후 사회생활을 하다가 93년에 여도중학교에 취직했다. 늦게 교직에 발을 디딘 그는 충남대학교 법과대학 특허법무대학원 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교직 경력 16년 동안 그가 수상한 경력을 보면 그가 얼마나 발명과 발명교육에 몰두했는가를 알 수 있다.

교육부 장관상부터 특허청장상 8회, 부총리겸과학기술부 장관상 6회, 산업자원부 장관상, 행정자치부 선정 신지식인(2005), 제2회 올해의 과학교사상(2004) 지식경제부 장관상 등 셀 수 없다.

그에게 발명과 발명교육에 빠진 동기를 들었다.

- 왜 그렇게 열심히 발명을 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발명을 강조하는가?
제33회 전국 초중학생 발명 글짓기 공모전에서 특허청장으로부터 만화부문 대상을 차지한 '눈이 안보이는 맹인 전용 손목시계' . 2학년 허수경 양의  작품이다. 시간이 되면 점자가 자동으로 튀어나오도록 해 맹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제33회 전국 초중학생 발명 글짓기 공모전에서 특허청장으로부터 만화부문 대상을 차지한 '눈이 안보이는 맹인 전용 손목시계' . 2학년 허수경 양의 작품이다. 시간이 되면 점자가 자동으로 튀어나오도록 해 맹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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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지식 정보화 시대입니다.  이 사회는 폭발적인 지식의 증가로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과 기술혁신이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모든 것들이 아이디어와 기술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제 새로운 아이디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학생들의 창의력과 과학적 상상력을 증진시켜 지식기반 사회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현재 가지고 있는 특허의 종류는 무엇이며 몇 건이죠?
"2009년 현재 특허심사 중인 '고루고루 나누어 쓰는 뿌리개'를 포함하여 총 9개의 지적재산권(특허, 실용신안)을 학생들에게 안겨 주었습니다. 저는 현재 3개의 특허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 발명이라는 관점에서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투자증가와 지식재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확산으로 '07년까지 국내 산업재산권 출원이 꾸준히 증가하여 07년 산업재산권 출원은 38만건으로 세계 4위입니다. 국제특허출원 건수도 '07년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PCT(특허협력조약)는 해외 특허출원 절차의 간소화와 통일화를 위한 조약으로, 하나의 출원에 의해 139개국에 특허출원 효과가 발생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바랍니다."

- 그 밖에도 학생이나 일반인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발명은 '좀 더 새롭고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만으로도 가능합니다. '좀 더 새롭고 편리하게' 하면 특허 또는 실용신안 출원이 가능하고, '좀 더 아름답게'하면 디자인 출원이 가능합니다.

지금 세계는 특허전쟁시대입니다. 앞으로 전 국민이 '1인 1특허'를 보유하는 날까지 특허청과 여러 단체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발명에 보다 관심을 가지고 '발명은 특별한 사람만이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누구나 실생활에서 불편함을 개선하면 그것이 곧 발명이라는 사실을 알고 참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가상의 틀을 깨고 평범함에 도전하는 행위야말로 창의와 창조의 기본이다. 불편 앞에서 관대하지 않고 나의 불편이 모든 사람의 불편일 수도 있다며 도전하는 분들이 있어 사회가 발전한다.

덧붙이는 글 | 희망제작소와 여수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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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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