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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부동산 시장의 풍향계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강남 집값 폭등을 예고하고 있다. 강남 지역에서는 이미 집값 최고점을 기록했던 2006년 수준을 회복한 곳도 나타나고 있다.
 강남 부동산 시장의 풍향계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강남 집값 폭등을 예고하고 있다. 강남 지역에서는 이미 집값 최고점을 기록했던 2006년 수준을 회복한 곳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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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세는 지난해 10월 일반 분양가보다 3억 원 가량 올랐다. 하루는 한 주민이 재건축 조합원 분양물량 204㎡(62평)형을 32억 원에 팔고 싶다고 연락했다. 238㎡(72평)형 낮은 층 일반 분양가격이 22억5천만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어이가 없는 가격이다. 그만큼 주민들이 들떠 있다."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이하 반포 래미안)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예전에도 가끔 말도 안 되는 호가를 부르는 사람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들뜬 분위기 탓에 매매가보다 훨씬 높은 호가를 부르는 사람이 종종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남 노른자위 땅에 세워진 2444세대 대단지인 반포 래미안은 지난해 10월 일반분양 당시부터 강남 부동산 시장의 풍향계라 불렸다. 당시 금융위기 한 가운데 속 야심차게 분양에 나섰지만, 결국 미분양이 되면서 '강남 불패'가 끝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고, 집값 하락은 현실화됐다.

하지만 분양 후 10개월이 흘러 7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현재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반포 래미안의 가격은 큰 폭으로 올라 강남 초고층 아파트의 상징인 도곡동 타워 팰리스를 능가하면서 '강남 불패'의 상징이 됐다. 분양 당시 3.3㎡ 당 분양가가 3천만 원을 넘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지만, 현재 3.3㎡ 당 매매가가 4천만 원을 넘는 곳도 있다.

반포 래미안이 강남 부동산 시장의 풍향계라는 말이 맞다면, 강남은 부동산 폭등 시대에 다가서고 있는 셈이다. 이미 주변 집값은 부동산 거품의 최고점이었던 2006년 수준을 회복했다.

[2008년 10월] '미분양' 반포 래미안... 흔들린 '강남불패'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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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장 분위기를 지난해 10월 일반분양 당시와 비교하면 이미 부동산 폭등은 시작된 지 오래다. 시계를 그 당시로 되돌려 보자.

단지 내에서 가장 작은 87㎡(26평)형의 분양가가 7억7400만 원이라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놀랐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3.3㎡ 당 분양가가 3천만 원인 아파트를 산다는 사람은 미친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견본 주택에서 만난 많은 이들 역시 "집값이 미쳤다"고 전했다.

공사 현장 내 경비직원은 "뉴타운에서는 3.3㎡ 당 분양가가 천만 원을 갓 넘는다, 강북에선 똑같은 크기의 집 2채를 살 수 있다"며 "조경으로 1000년이 된 느티나무 등 비싼 나무를 심었는데 다 과시용이고 허영으로, 거품은 꺼지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최종 청약접수 경쟁률은 1.6대1이었다. 미달되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많은 이들은 계약을 포기했고, 미분양은 현실화됐다. 이를 두고 '강남 불패 신화가 흔들린다', '래미안의 굴욕' 이라는 등의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분양가를 낮췄더라도 청약접수 경쟁률은 높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무리 강남에서도 학군·교통 등 입지가 좋은 곳이고 삼성에서 만든 래미안이라 하더라도 경기 침체 속에서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이는 많지 않았다.

[2009년 8월] 분양가보다 3억~4억씩 올라... "앞으로 더 오를 것"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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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정말 많이 올랐다. 한 애기 엄마는 작년 9억 원에 샀던 113㎡(34평)형이 12억 원으로 뛰었다고 했다. 또 다른 엄마는 작년에 271㎡(81평)형을 23억 원에 샀는데, 30억 원이 됐다고 많이 좋아했다."

4일 오후 반포 래미안에서 만난 한 주민의 얘기다. 아파트 가격이 1년도 안 돼 몇 억 원 씩 뛰었으니 분위기가 들뜰 만했다. 그는 "강남 불패를 끝까지 믿고, 아무리 집값이 떨어진다고 해도 콱 움켜쥐고 있었다"며 "역시 잘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재건축조합원들의 경우, 더 많은 시세 차익을 얻었다. 반포 주공아파트 2단지를 재건축한 반포 래미안은 2444세대 중 2018세대가 조합원 분양물량이었다. 한 조합원은 "현재 가지고 있는 40평대 시세가 20억 원 하는데, 5년 전 재건축하기 전에 9억 원에 산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소가 몰려 있는 반포 래미안 인근 상가 입구에는 '래미안 퍼스티지 전문 중개 센터'라는 펼침막을 내걸릴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반포 래미안은 관심 대상이다. 관심은 가격 상승을 의미했다. 가격이 오른 것은 부동산 시장에 돈이 풀린 올해 상반기부터다.

현재 중개업소에서 내건 매매 시세표를 보면 113㎡(34평)형이 12억5천만 원, 238㎡(72평)형이 24억 원 정도다. 이 두 아파트의 낮은 층 일반분양금액이 각각 10억원과 22억6천만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2억~3억 원이 오른 것이다. 특히, 113㎡ 형은 지난해 9억 원까지 떨어진 바 있어 오름폭은 더욱 컸다.

전세 가격도 많이 올랐다. 이곳 대형 아파트의 전세 가격은 비강남지역 중형 아파트 가격과 맞먹을 정도다. 172㎡(52평)형과 205㎡(62평)형 전세 가격은 각각 7억5천만 원과 8억5천만 원이다.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주장이 부동산 중개업자 입에서도 나오고 있다.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조합원들은 '로또'를 맞았고, 일반 분양자들도 큰 돈을 벌었다"며 "돈이 많이 풀리고, 한강 르네상스 계획과 수도권 지하철 9호선 개통 등 개발 호재가 많았더라도 현재 시세는 올라도 너무 오른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주변 아파트를 보면 가격이 최고점이었던 2006년 하반기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곳이 많다"며 "그때와는 달리 규제도 많지 않아 아파트 가격은 더 오를 것이다, 강남에 집 있고 돈 있는 사람만 살판났다"고 강조했다.


태그:#집값 상승, #반포 래미안, #강남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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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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