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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토) 서울역 광장에서는 '비정규직 최저임금 노동자 생존권과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노동자대회(이하 비정규노동자대회)'가 있었습니다.

 

* 비정규노동자대회 동영상보기!

 

당시 오후 4시 용산역에서 있을 예정이었던 용산참사 4차범국민추모대회가 경찰의 봉쇄에 또 가로막혀 비정규노동자대회와 연대해 진행된다는 소식을 듣고는 용산역에 있다가 서울역으로 돌아왔습니다. 남대문에서 서울역을 지나 용산으로 나아갈 때 일대를 봉쇄한 전경차와 그 위로 솟구친 광장의 깃발이 눈에 띄여 살펴보려 했지만 약속이 있어 눈길만 주고 지나쳤는데 다시 되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페달을 되밟아 도착한 서울역 광장에는 비정규노동자대회와 범국민추모대회에 참여한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한편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불신임 범국민 투표소가 만들어져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무대 위에서는 냄비 뚜껑의 박수소리와 함께 힘찬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특히 눈에 띈 이들은 무대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이었습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도 훌륭한 합창단이라 평가했고, 지난 투란도트 공연시 국립합창단과 국립오페라합창단이 함께 했을 때 지휘자인 모란디(이탈리아)도 "국립합창단은 있으나 없으나 소리는 같다. 국립오페라합창단은 가창력, 볼륨, 연기력 어딜 봐도 최고다"라고 평가했다는 국립오페라합창단.

 

 

2002년 창단 이후 지난 7년 동안 매주 21시간 이상 근무해 근로기준법상 퇴직금과 연차휴가, 주휴일 등을 적용받지 않는 '단시간 근로자'가 아닌 통상 근로자임에도, 지난 8일 합창단원들은 단장으로부터 구두로 해고통보를 받고 말았습니다. 합창단 운영규칙까지 갖고 운영해 온 합창단을 정부가 국립합창단과 통폐합하려는 가운데 단장이 하루 아침에 단원들을 전원 해고를 한 것입니다.

 

하루 아침에 무 잘리듯 잘려나가는 비정규노동자들!!

 

말이 좋아 '국립'이지 단원들은 4대보험 적용은 커녕 기본급과 리허설 및 공연 출연료 등을 합쳐 월 1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아 왔고, 공연이 없는 달이면 최저임금도 안 되는 70만원의 기본급만 받았다고 합니다. 세계 최고의 오페라 합창단이라는 국립오페라합창단의 임금 수준과 근로조건은 이렇게 열악하고 터무니없지만, 단원들의 연습 시간과 노력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13년간 일하면서 자신이 비정규직인지도 몰랐는데, 비정규직법 때문에 갑작스레 무 잘리듯 잘린 95명 명지대 행정조교들의 울분처럼,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정규직 직원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노래를 불러온 것입니다.

 

이에 40여 합창단원들은 지난해 연말 공공노조에 가입해 사측의 합창단 해체와 부당해고를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을 펼쳐왔습니다. 그리고 오페라 무대가 아닌 비정규노동자대회 무대 위에 올라 예술의 힘을 몸소 보여주며 연대를 호소하는 노래를 수많은 비정규노동자들 앞에서 불렀습니다.

 

 

소위 'MB악법'이라 불리는 최저임금법을 추진하고 비정규직 기간연장을 획책하는 현 정부는 새일자리 창출을 하겠다고 헛짓을 하고 있습니다. 정작 곳곳에서 비정규노동자와 이주노동자, 철거민, 서민들의 소중한 일터와 삶터가 사라지고 빼앗기고 쫓겨나고 생존권과 노동기본권마저 철저히 짓밟히고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비정규노동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이 칠흑같은 세상에 희망과 연대의 노래와 함성이 그렇게 광장에 울려퍼졌습니다.

 

모든 형태의 해고 반대! 이주노동자-저임금노동자 노동생존권 보장!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자성 인정! 최저임금법 개악반대! 비정규직 기간연장법 반대! 원천사용자 책임인정 근로자 파견법 철폐!!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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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비정규노동자대회, #국립오페라합창단, #이주노동자, #비정규노동자, #노동기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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