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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곧 대학교 캠퍼스에는 09학번이 들어온다. 이제 나도 대학교 3학년이 된다. 다시 말하자면 취업준비생이 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도 컴퓨터 자격증 책을 뒤적거리고 있는데, 오래간만에 고등학교 친구 J에게서 잠깐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공부도 하기 싫었던 김에 J를 만나기로 하고 약속장소에 나갔다.

오래간만에 만난 J는 다짜고짜 맛있는 걸 사주겠다며 M피자집으로 데리고 간다. M피자집은 런치타임 아니면 안가는 피자집인데...(사실은 런치타임 아니면 비싸서 못가는) “갑자기 웬 피자야? 여기 비싸!” “나 취직했어.”

아! J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공부보다는 빨리 취업하겠다고 전문대를 갔다. 내가 대학생활을 2년 마쳤으니, J는 벌써 전문대 졸업을 한 것이다! 정말 야속하리만큼 빠른 시간.. 아직까지 우리는 삼겹살에 소주보다는 피자에 콜라가 더 좋은 22살인데 말이다. 피자집에 앉아있는 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직장인과 학생. 분명 2년 전에 같이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지금은 한명은 직장인이고 한명은 학생이다. 이제 J는 아침에 등교를 하는 게 아니라, 출근을 한다. J는 친구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상사와 대면한다. J는 개강파티나 종강파티가 아니라, 회식을 한다. 그리고 J는 부모님께 용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용돈을 드린다.

내가 J에게 하려던 학교 이야기, 자격증 이야기 등등은 저 깊은 곳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J는 상사와 다툰 이야기, 회사 회식에서 있었던 이야기, 연봉 이야기 등등 을 쉴 새 없이 쏟아냈다. J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22살의 직장인이 왠지 서글프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22살의 직장인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인이 그렇겠지만) 나는 학생이라서 행복하구나!

J와 그렇게 몇 시간이나 수다를 떨고 나서야 M피자집에서 나왔다. 계산은 J가 할인카드는 내가! 얼마나 합리적인가! J는 오늘 다시 직장이 있는 곳으로 떠났다. J야, 어찌되었든, 취업 축하한다! 2년 뒤에는 내가 더 근사한 것으로 쏠께! 기다려라. 근데 그게 2년 뒤가 될지, 3년 뒤가 될 진 모르겠다. 바늘구멍 뚫기보다 더 힘들어서.......


태그:#22살, #직장인, #학생, #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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