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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내가 지인에게 어디 사냐고 물어봤었다. 그는 공주에 산다고 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공주칼국수!’라고 외쳤다. ‘공주 칼국수? 공주에 칼국수 집이야 많죠. 근데 공주칼국수란 집은 없어요’ 나는 괜히 창피했다.

 

난 공주에 어떤 맛집이 있는지 모른다. 난 그 음식점 이름이 그냥 ‘공주 칼국수’인데 정말 공주에 그런 곳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음식점은 대전에서 꽤 유명한 소위 ‘맛집’이다. 맛집이라고 하면 잔뜩 기대를 품고 가지만 실망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곳은 내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신기한 곳이다. 

 
항상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주말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 이  집은 워낙 유명해서 여러 장소에 체인점으로 많이 들어섰다. 이제는 어딜 가나 쉽게 볼 수 있고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물론 간판만 보고 들어갔다가 실망하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같은 공주 칼국수란 간판을 쓰지만 맛이 확연히 다른 식당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정말 맛있는 ‘공주칼국수’다.

 

“여기 순한 칼국수 하나, 주꾸미 하나 주세요.”

 

내가 이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메뉴도 안 보고 하는 주문이다. 주꾸미와 칼국수? 별로 어울려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이 식당의 별미 주꾸미, 그리고 얼큰한 칼국수 하나면 내 기분도 좋아진다. 이 식당의 주꾸미는 조금 특별하다. 아주 맵기 때문이다. 나와 내 친구는 이 주꾸미 양념에 사로 잡혀있다. 맵지만 계속 먹을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맛 때문이다.

 

이곳에선 칼국수도 다양한 방식으로 먹을 수 있다. 순한 칼국수를 시키면 순한 국물과 함께, 얼큰이 칼국수를 시키면 얼큰한 국물과 함께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나와 내 친구는 칼국수를 다른 방식으로 먹는다. 순한 칼국수 면발을 주꾸미 양념에 버무려서 먹는 것이다.

 

그리고 국물 한 모금이면 나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렇게 주꾸미와 칼국수를 다 먹고 나면 배가 불러온다. 그래도 나는 꼭 비빔공기를 하나 시킨다. 주꾸미 양념에 밥을 비벼주면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 금방 없어진다. 이렇게 친구와 배부른 배를 치면서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다음에 또 오자.’ 
 
나는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공주칼국수에 오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공주칼국수를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이러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이런 소소한 행복은 계속 나를 이 장소로 이끌 것이다.


태그:#공주칼국수, #대전, #주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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