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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급 유물 출토된 지 40여 년 지나도 출토지조차 몰라

 

“하마터면 영원히 묻힐 뻔한 국보급 유물을 찾아 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앞으로 종합발굴을 통해 체계적인 보존관리가 절실합니다.”

김실 화순군의회 의장은 화순군 도곡면 대곡리 국보 제143호 청동유물 출토지에서 최근 청동검 2점이 추가로 발굴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청동검이 발굴되기까지는 문화재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김실 의장이 큰 역할을 했다. 발굴조사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해 예산을 확보함으로써 2, 200년 전의 청동검을 찾아낸 것이다.

 

김실 의장은 이동선 대곡리 3구 이장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면서 청동유물 출토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동선 이장이 이장회의 때마다 전문가를 비롯해 전국에서 청동유물 출토지를 찾는 사람은 많지만 안내 간판만 있고 출토지가 어디인지조차 알 수 없어 안내를 하다보면 부끄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하소연하면서부터다.

국보급 유물이 출토된 지 40여 년이 지났는데도 출토지가 어디인지조차 모르고 돌아가는 관광객들의 허탈한 심정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이장의 안타까운 심정을 김실 의장은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는 이때부터 업무보고나 군정질문 등 틈만 나면 발굴조사를 위한 타당성조사 용역비부터 세우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예산이 성립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렸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우여곡절 끝에 3,500만원의 예산이 확보돼 2004년 7월 전남대박물관이 대곡리 일원에 대한 유물탐사장비(GPR)로 관측한 결과 2군데서 반응이 나왔다. 국보급 유물이 추가로 발굴될 확률이 매우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조사만 해놓고 발굴은 요원한 상황이었다.

김 의장은 국보급 유물이 출토되면 문화재 정비 복원 등 관련 예산은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며 집행부를 집요하게 설득해 3년의 시간이 지난 2007년 4월에 발굴조사용역비 3천만 원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다.

같은 해 11월 28일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조현종)이 발굴을 시작했다. 김실 의장은 유물만 출토되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유물이 출토되면 출토지 주변에 대한 종합발굴은 물론 정비 복원을 위한 예산을 전남도 등으로부터 확보해야겠다는 구상이 이미 서 있었던 터였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마침내 적석목곽분 발굴에 이어 청동검 2점이 긴 잠에서 깨어나 햇빛을 보게 됐다. 김실 의장이 발굴조사의 필요성을 끈질기게 주장한 지 5년 반만에 맺은 결실이었다.

2점의 청동검은 국보 제143호로, 출토지는 국가지정 사적지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의장은 문화재 관련 전문가에게도 발굴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화순고인돌유적을 발견한 이영문 목포대 교수에게 도곡면 효산리 일원에 청동기 시대의 무덤이 있으면 주변에 취락지구가 있을 것이요, 대곡리 일원이 취락지일 가능성이 높으니 이 일대에 대한 발굴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

김 의장은 군수가 군수실을 방문한 손님에게 대곡리에서 출토된 팔주령이 새겨진 찻잔 세트까지 선물하면서도 정작 청동유물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한 것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김실 의장은 청동유물 출토지 종합발굴 등을 위한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전남도의회 홍이식 문화관광위원장과 구충곤 예결위원장과도 만나 예산 지원을 부탁, 적극 협조하겠다는 답변도 받았다. 조만간 전남도를 방문해 추가발굴을 위한 토지매입비 등 1억여 원의 예산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추가발굴을 위해서는 발굴지 바로 옆에 있는 마을 정수장을 이전하고 정수장 아래 빈 집을 매입해 이곳에 대한 추가 발굴은 물론 故 구재천씨 집 등 발굴지 주변도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의장은 “출토지 주변에 잔디공원과 주차장을 조성하고 안내간판을 정비해 세계문화유산 화순고인돌을 찾는 관광객들이 국보 출토지를 들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곡리 유적과 고인돌유적지, 이릉부리군(爾陵夫里郡, 백제시대 능주의 옛 지명)까지 연계해 이들 유적의 상관관계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문화재 정비 복원 등의 사업은 국비를 7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며 “문화재 복원 등에 지자체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청동기 유물 출토지 반경 4km 내외에 조광조유배지와 비봉산성, 세계문화유산 화순고인돌 등이 있어 청동유물출토지와 연계해 관광벨트화 할 경우 수학여행단 등 단체 관광객들의 답사코스로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유물출토지 주변에 대한 종합발굴을 꼭 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단하면 역사적인 자원이 영원히 묻혀버릴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남도뉴스에도 실었습니다.


태그:#청동검, #화순군 도곡면 대곡리, #국보 제143호, #국립광주박물관, #조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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