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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충격이다. 익명성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진행자와 출연자들의 태안앞바다 기름 제거 자원봉사 모습을 담은 지난해 12월 15일 방송된 SBS <라인업>의 ‘서해안을 살리자’ 편이 조작됐다는 요지의 글이 방송 직후 인터넷에 오른 뒤 일부 매체에서 이내용을 집중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당시 자신을 부천에 사는 38세 주부라고 밝힌 네티즌은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라인업> 방송 후 2주가 지난 올 1월 초 모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에 ‘라인업 태안 실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는 기름유출사고 현장을 찾은 <라인업> 제작진과 출연자가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고 상식에 어긋나는 언행과 행동을 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 이글로 <라인업>의 조작설은 인터넷을 타고 삽시간에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갔다.

 

여기에 일부 매체가 가세해 이 문제의 인터넷에 실린 글을 소개하며 <라인업>의 조작설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이 글을 읽은 시청자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라인업>의 진행자인 이경규와 김용만은 “방송에 회의가 든다. 결단코 조작은 없었다. 어떻게 엄청난 실의에 빠진 태안군민들 앞에서 자원봉사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단 말인가. 허위사실이 이렇게 버젓이 유포된 현실이 무섭다.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졌으면 한다”는 허탈한 심경을 밝혔다.

 

제작진은 좋은 의도를 갖고 성심껏 자원봉사에 임한 출연자들의 신뢰에 금이 가고 프로그램의 존재의미를 흔든 조작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라인업>의 박상혁PD와 하승보 책임연출자는 “조작설이라는 말이 처음 인터넷에 뜨기 시작해 큰 충격을 받았다. 절망에 힘들어하는 태안군민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어떻게 자원봉사를 연출할 수 있겠는가. 조작설은 철저히 가공된 허위의 이야기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은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다시는 이러한 잘못된 행태가 사라졌으면 하는 취지로 한 것이다”고 말했다.

 

조작설이 인터넷을 타고 유포되면서 <라인업> 자원봉사 방송으로 태안에 많은 자원봉사자가 몰리고 관심을 증폭시킨 데 고마움을 느낀 태안 주민들은 방송내용이 조작되지 않았다는 증언을 속속 밝혀 조작설에 대해 반박했다.

 

최근 제작진은 이번 사건 수사를 담당한 경찰서에서 <라인업> 조작설을 유포시킨 38세 주부라는 사람은 실제 중학교 2학년 학생으로 밝혀졌다는 통보를 받았다. 또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이 학생은 호기심에 이러한 일을 벌였다고 인터넷 상에 글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고 전했다고 했다.

 

<라인업> 조작설의 진상과 유포자가 밝혀진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사건은 익명성을 무기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하나의 허위사실이 인터넷에 유포되고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였다. 이같은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프로그램 출연자와 제작진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청자들이 상처를 받았다.

 

이번 사건에서 일부 매체의 철저한 사실확인없이 보도한 행태 역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최근 들어 인터넷에서 나돌고 있는 내용들을 검증이나 여과없이 내보내 부정적인 파장을 몰고 온다.

 

<라인업>의 박상혁PD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익명성 속에 숨어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태그:#익명성, #허위사실, #라인업, #방송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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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전혜연입니다. 공용아이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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