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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총선에서 경기도 의왕시와 과천시에서는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을 선출하였습니다. 벌써 3선째 같은 지역구에서 당선된 그는 법사위원장을 역임하였고, 이제 한나라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돼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글을 쓰는 저도 의왕시에 살고 있습니다.

 

총선에서 탄핵에 대한 역풍이 강하게 불었지만 안상수 의원은 6000표 이상의 차이로 열린우리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었습니다만 그는 선거전을 매우 영리하게 치렀습니다. 지역민의 숙원이던 경전철 사업을 그 이전의 선거에서와 같이 교묘하게 활용하였습니다. 또 탄핵을 취소하자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서명을 받다가 취소하는 등 여론을 반전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경전철 사업은 좌절되었습니다. 탄핵을 취소하자는 서명행위도 그리 진실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그는 이명박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활약하였습니다. 정권교체후 다시 전철사업을 성사시키겠다고 약속을 한 모양입니다만 사업성이 없다거나 예산이 모자라서 안된다는 사업을 성사시킬 것인가에 대하여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는 틈만나면 10년의 좌파정권을 종식하자고 주장하였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에 과연 좌파정권이 있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니 좌파정치세력이 우리나라 정치권에 발이라도 붙일 수 있었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이 실시한 정책은 모두가 지나친 우파적 정책이었습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으나 사실은 두정권의 정체가 우파 그자체였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잘못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항상 모든 잘못된 것은 노무현 정권의 탓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제 관성이 되어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그는 예의 그 노무현 정권탓을 늘어놓았다고 합니다. 이천에서 일어난 화재사고와 태안에서 일어난 기름유출 사고가 무능한 노무현 정권의 탓이라는 겁니다. 과연 그것이 현정부의 탓으로 일어난 것일까요? 여러분은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먼저 태안의 유조선 사고를 봅시다. 해양수산부가 중앙정부의 조직이니 책임이 없을 수는 없죠. 그동안 현정권이 자랑해오던 방제능력이 실제로는 무용지물이었음이 밝혀진 점도 비판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사고를 중앙정부나 청와대가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유조선의 선장과 크레인 예인선 그리고 해양경찰의 업무태도까지 모두 대통령의 잘못으로 몰아갈 일은 아닙니다. 비판도 적절한 수위와 금도가 있는 법입니다.

 

이천의 냉동창고 화재는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고인들의 고귀한 생명이 무고히 희생된 안타까운 일입니다. 온국민이 삼가 명복을 빌어마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사고가 부주의한 인재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부주의를 청와대가 막을 수 있을까요? 중앙정부가 그들의 영업행태와 작업환경까지 모두 다 해결할 수 있는 일인가요? 그런 일까지 청와대가 하려면 청와대 직원이 수만명쯤 돼야할 것입니다. 어이없는 공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앙정부와 청와대의 책임이라면 해당지역의 지방자치단체는 또 어떤가요? 경기도지사는 한나라당 소속이었고 지금도 한나라당 소속입니다. 이천의 기초단체장은 물론 기초의원까지 한나라당 판입니다. 그들은 거대담론을 맡아서 바쁘고 청와대는 할 일이 없고 한가할까요? 책임을 굳이 묻는다면 한나라당이 담당하는 지방정부에게 우선 물어야할 것입니다.

 

이제 안상수 의원이 그토록 원하던 좌파정권(?)이 종식되었습니다. 곧 안상수 의원이 열렬히 지지하는 이명박 당선인의 정권이 출범할 것입니다. 이제 정권교체를 위해서 노무현 정권을 욕하는 일은 그리 필요성도 없어 보입니다. 이제 야당이 아닌 실질적인 여당의 원내대표가 되었습니다. 중앙권력은 물론 지방권력의 대부분을 싹쓸이한 정당의 원내대표입니다. 격에 맞는 처신이 필요할 것입니다.

 

안상수 의원의 지역구민으로서 자괴감을 느낍니다. 훌륭한 정치인이라면 적어도 국민의 눈에 쉽게 억지소리하는 장면을 노출해선 안될 것입니다. 전철사업의 좌절도 득표에 활용한 만큼 지역민에게 백배사죄를 해야할 일입니다. 탄핵에서 당당히 찬성표를 던지고도 총선이 급하니 취소를 운운하는 진실성없는 행위도 질타를 받아야할 일입니다. 없는 좌파를 만들어서 공격하던 행동도 민망한 일입니다.

 

이제 그동안 억지스럽게 정권을 비난하던 행위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습니다. 뽑아준 지역민의 체면을 손상하는 저질발언은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옳지못한 행동을 할 때면 해당 지역의 유권자들은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때로는 수치심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부디 새정부에서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 격에 맞는 적절한 처신을 해주기 바랍니다. 지역민을 또 다시 부끄럽게 만들지는 않아야지요.

 

향후 새정부의 집권기간에 경제가 좋지 않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지난 정권을 탓하겠죠? 이제 그러한 핑계도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중앙과 지방을 온통 싹쓸이한 정권이 누구를 탓할 수는 없는 처지거든요. 특히 원내 제1당도 아니면서 실질적으로 국회를 한나라당이 지배하고 있는 처지입니다. 현재의 여권이 추진하려는 법안마다 법사위를 장악한 한나라당에 의해서 가부가 결정되어 왔습니다. 이제 완벽히 모든 것은 한나라당의 책임이 될 것입니다.

 

법사위원장 하던 시절에 법사위가 얼마나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국회법의 절차를 존중하였는지도 총선에서 엄중히 평가를 받아야할 일이군요. 비판은 누구나 납득할만한 사안을 가지고 했어야 합니다. 법과 절차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는 가운데 국회를 운영했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책임이 무거울 테지만 부디 지역민의 얼굴에 먹칠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곧 총선도 있습니다. 지역민에게 무엇이라 둘러댈 것인지 고민스러운 일이 적지 않을 겁니다. 지켜보겠습니다.

 

끝으로 이천화재 사고로 희생당하신 분들의 영전에 삼가 고개를 숙입니다.

덧붙이는 글 | 노사모에 함께 올립니다.


태그:#안상수의원, #이천화재사고, #지방정부의 책임, #청와대의 책임,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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