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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지만 윈드베이커리의 희망이 될 까레몽 본점
 소박하지만 윈드베이커리의 희망이 될 까레몽 본점
ⓒ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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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암역 주변 상권은 파리바게트 2곳, 뜨레쥬르 1곳이 꽉 잡고 있다. 예전엔 6개의 개인 제과점이 있었지만 모두 문을 닫았다. 그런데 이곳에 역과는 좀 거리가 떨어져 입지조건이 좋지 않은 곳에 제과점이 문을 열었다.

전국 16000여개였던 개인 제과점이 8000여개로 반토막 난 현재의 상황에서 어찌보면 무모하다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곳에 문을 연 김봉수(51) 사장을 인터뷰 했다. 그는 현재 경인제과제빵학원 원장이며 킴스컨설팅 대표, 까레몽과자점 프랜차이즈 대표, 한국관광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제과업이 매년 3~5% 대의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개인 제과점도 기술에 마케팅과 서비스만 갖춘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재 개인제과점이 대기업에서 밀리는 이유는 기술만 있으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과 대기업에 대한 연구가 없어서 변화하는 시장에 맞게 진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꼬집었다. 그것을 개인 제과점이 모여 만든 브랜드인 까레몽과자점의 대표로 몸소 보여주려고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대기업 지점에선 볼 수 없는 크리스마스 과자집
 대기업 지점에선 볼 수 없는 크리스마스 과자집
ⓒ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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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재 두 대기업이 제과점 시장을 주도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 그 틈새를 노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어렵지만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전략이 있다고 했다. 전략이 세워지면 충분히 개인 제과점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도 현재 20여개에 이르는 까레몽과자점이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개인 제과점이 살아나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고객에게 선택의 폭을 주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또 앞으로 생길 수도 있는 횡포를 막기 위해서도 많은 개인 제과점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에 그는 오늘도 개인 제과점이 대기업 간판으로 바꿔달지 않도록 동분서주 모습과 윈드베이커리(개인제과점)의 부활을 확신한다고.

다음은 김봉수 사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어떻게 제빵업계에 일하게 되셨는지.
"가난해서 공부보다 먹고사는 것이 급해서 뛰어들었다. 그 때가 74년이었다. 74년부터 34년 동안 제빵업을 해오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외국계업체에 근무하며 매년 현지에 나가 배우면서 느낀 것이 앞으로 우리나라가 2만불~5만불 시대가 오면 제빵이 간식을 넘어 문화로 정착할 것이며, 기술의 시대를 지나 마케팅의 시대가 올 것이라 확신했다. 그래서 91년 직접 마케팅회사를 차리며 그러한 교육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GNP가 7천불이었으니 한 10년 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

까레몽 본점 김봉수 사장
 까레몽 본점 김봉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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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이 개인제과점을 잠식해 들어갔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대기업도 시대별로 흐름이 있다. 80년대는 뉴욕제과와 고려당, 90년대는 크라운 베이커리가 주도를 했고, 2000년대는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가 주도를 하고 있다. 현재 두 기업이 주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과거 대기업이 하지 못했던 3가지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첫째, 냉동제품은 직접 만드는 것보다 품질이 떨어지는데 이를 하루 세 번 자주 굽는 것으로 극복했다. 이는 고객들이 냉동빵이란 것을 느끼지 못하고 신선한 빵이란 생각을 가지게 한 것이다. 양의 탈을 쓴 늑대와 같다. 둘째, 예전 대기업이 손을 못 댄 생크림 케익에 손을 댄 것이다. 생크림은 유효기간이 2틀이나 유통과정에서 어찌 할 수 없었지만 이 두 기업은 일정교육 후 시트와 생크림을 주고 매장에서 직접 만들게 함으로써 생크림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다.셋째, 브랜드다. 즉 대량생산에 의한 마케팅 전략을 말하는 것이다. SK와의 제휴가 그러하며, 마케팅 상품을 중국에 대량 주문하여 제조비만 내고 구입하여 시중 12000원 짜리를 2천원에 가져온다. 본사가 지점이 1:3의 비율로 나누어 마케팅에 쓰는 것이다. 여기서 개인 제과점들이 도저히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마케팅과 브랜드와 숫자 놀음에서 진다는 것이다. 이 세가지를 개인 제과점들이 못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저 열심히 만들면 사주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진 것이다. 그것이 이유이다."

- 그렇다면 개인제과점이 해야 할 일은?
"중요한 것은 우선 마인드의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 즉 기술자출신 사장들이 대부분이 현재 개인 제과점이 기술만 가지고 성공할 것이란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기술이 80% 였다면 현재 기술 중심은 50%이며 나머지가 마케팅과 서비스 관리력인 것이다.  3만불 시대가 되면 틈새시장이라고 해서 제빵업계가 매년 3~5% 신장되고 있는 데 이 신장되는 성장을 파리바게트나 뜨레쥬르에서 다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16000여개에서 8000여개로 개인제과점이 줄었는데, 이 줄어든 것을 대기업과 할인마트에서 다 가져간 것이다. 제과업계는 줄지 않았는데 개인 제과점이 흐름을 못 맞춰가고 있다는 것이다."

- 마인드의 변화를 이룬다해도 개인제과점이 극복하기 힘든 건 사실 아닌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선택기준의 50%는 제품력이다. 즉 맛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등하려고 하지 말고, 지역에서 일등을 해라. 지역 고객들의 수준과 입맛을 제품력 가지고 잡아버리면 대기업은 전체를 보기 때문에 지역적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바로 제품력과 서비스 운영력과 마케팅 면을 가지고 보강을 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까레몽이란 개인 제과점 공동 브랜드를 만들었던 것이다. 즉 유사 브랜드인 것이다."

- 그렇다면 까레몽이란 브랜드에서 본사의 역활은 무엇인가?
"지점에서 근무하는 두 세 사람이 제품 150여 가지를 똑같이 만들어 낼 수 없다. 경쟁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장단끼리 모여 협의를 하여 만들기 힘든 것은 중앙에서 만들어 공급하고, 빵하고 생크림하고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부분은 각 지점에서 만드는 것이다. 즉 본사는 손이 많이 가는 큐키류를 만들어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나온 다양한 모양의 작은 케익들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나온 다양한 모양의 작은 케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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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대기업의 횡포에 대응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물론 쉽지 않지만 까레몽은 싸우고 있다. 신월동, 가정도, 가좌동은 이겨내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지고 있는 곳은 20여개 중 딱 한 곳이다. 경쟁에는 전략이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경쟁에서 다윗이 이기는 노하우가 있다. 그런데 개인 제과점은 만들지만 알았지 전략 공부를 안했다. 그러니 이런 사람들은 다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대응책은 이런 것이다. 만들기 힘든 것은 중앙 공장에서 공급을 받고, 각 지역에서 자신잇는 것에 승부를 걸어라. 즉 전문화를 시켜라. 고객들이 냉동인지 아닌지 모르고 먹는 상황에서 이젠 받아왔냐 안 반아왔냐 그런 것 없다. 파리바게트, 뜨레쥬르를 이기는 것만 만들어라."

- 제과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픈 말은?
"하려고 할 사람이 와야 한다. 2개를 가르치면 다섯개를 알려고 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 즐겁게 일하며 힘든 일을 이겨 낼 의지가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이다. 제빵일은 특수성이 있다. 빵은 재료도 많고 공정도 복잡하여 오랫동안 알아야 하는 것이다. 5년, 10년 노력하면 그 노력 후엔 탄탄한 길을 걸어갈 수 있다. 길게는 10년까지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 제과점을 하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
"손가락운동을 하여 머리가 좋아지고 치매가 생기지 않는다. 부드러운 빵을 만드니 성격도 부드러워진다. 남는 빵은 또 나눌 수 있으니 함께하는 삶이 가능하다. 콩 심은 데 콩 난다고 한 번 인식이 되면 탄탄대로 이다.(현재 다음날 아침이면 전일 제고품은 동사무소, 통장, 장애우 시설인 나눔의 집에 나눠주고 있다고 한다)"

방금 구워진 빵들이 문을 열고 들어 올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는 가계의 모습
 방금 구워진 빵들이 문을 열고 들어 올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는 가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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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최영진 팀장의 꿈

최영진 팀장
 최영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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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18년 차인 최영진(38) 팀장의 꿈은 초콜릿 세계대회에 나가 우승하는 것이라 한다. 그 꿈이 5년 후일지 20년 후일지 모르지만 꿈을 가져야 삶에 충실해지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스스로를 빵쟁이라고 부른다. 그 속에 빵을 만드는 일은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들어있기 때문이란다. 대기업의 횡포로 양복점과 구두점이 다 사라져가고 윈드베이커리도 그러한 상황이지만 노력하면 이겨나갈 거란 확신이 있으며 자신도 있다고 말한다.

본사 공장의 팀장으로 눈코뜰 사이 없이 바빠 초콜릿 세계대회 연습할 시간이 많이 없지만, 틈틈히 노력하는 그가 빠른 시일 안에 그 꿈을 현실화 했으면 한다.


태그:#제과점, #까레몽, #베이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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