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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의 우리나라의 풍습과 문화를 알리는 곳이라는 얄팍한 상식으로 방문했던 한국 민속촌. 오랜만에 다시 방문했을 때 다른 시선으로 그분들의 장인정신의 삶을 담아봤습니다.


고향이 있어도 여유롭지 못해서 가시지 못하는 분들, 고향이 서울이라서 연휴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하고 고민을 하시는 분들에게 서울 근교에 살면서도 가보지 못했던 한국 민속촌을 소개할까 합니다.


추석연휴에도 공연은 계속 되고 추석 특별행사로 세시풍속 체험 한마당도 펼쳐집니다.

 

표정에서 느껴지듯이 아찔하다 못해 꽉 쥔 손에 땀이 납니다. 민속촌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하이라이트는 바로 '줄타기'하시는 분입니다. 구수한 말솜씨로 관람객들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이고 재주를 부리시는 모습 또한 대단하셔서 매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짜릿함까지 느낄 수 있답니다. 외국인들 또한 넋을 잃고 보는 묘기 중에 묘기 외줄타기입니다.


이분이 펼치시는 갖가지 다른 묘기를 하나하나 볼 때마다,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주는 관중의 센스 또한 대단합니다.


이분의 말씀 중에 기억에 남는 말씀은 줄타기 묘기가 끝나야 다음 단계의 공연을 볼 수 있다고 하시는 말씀이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뒤이어서 많은 공연이 있는데 줄타기가 끝나야 할 수 있는 공연이기 때문이지요. 재치와 위트가 넘치시는 분입니다.

 

연극의 3대 요소는? 무대, 배우, 관객이라지요. 무대 위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있고 그 공연을 즐겁게 봐줄 수 있는 관객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답니다. 프로정신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쇼를 하는 배우들의 모습에 모두 박수를 보냅니다.

 

근교학교에서 민속촌으로 소풍을 나왔는지 아이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여듭니다. 아저씨가 하시는 모습을 보려 떼를 지어 모여들자 모두 멀리 가라 하시더니 저더러 어느 신문사에서 취재 나왔느냐고 하시면서 달려드는 아이들을 모두 멀리 보내고 저에게만 가까이 오라 하시면서 잘 찍어서 멋지게 나오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는 겁니다.


그 아저씨가 선견지명이 있으셨나 봅니다. 이렇게 유명한 <오마이뉴스>에 나오지 않습니까? 유모가 있으신 분입니다.


초가집 지붕 위 용마루에는 볏짚을 틀어 지네처럼 엮어 만든 용마름을 덮고 그 위를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새끼로 얽어매는 작업을 연방 보여 주시면서 잘 찍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지요.

 

입구에서 한참을 걸어 돌다 한적한 곳에 잠깐 앉아 쉬려고 가던 중 인적이 뜸한 작은 골방에서 새어나오는 빛을 등에 지고 뭔가 열심히 하시는 분을 보게 되었습니다. 짚신을 삼고 계시는 분이었습니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묵묵히 짚신을 만드시는 그분의 뒷모습이 지금은 돌아가셔서 계시지 않은 아버지를 떠올리게 했고. 코끝이 찡함을 느꼈답니다.

 

혁필이라 하지요. 옛날 5일장이 설 때면 장터에서나 가끔 볼 수 있었던 풍경을 민속촌에 가면 언제나 볼 수 있습니다. 참 재미있는 것은 하시는 일도 장인정신이지만 포즈를 취하시는 모습도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카메라를 들고 가까이 다가가자 자연스럽게 붓을 들고 종이를 펴시더니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시는 겁니다. 포즈를 멋지게 취해 주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연출까지 하시는 모습이 역시 장인 정신이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분은 그 그림을 파시는 분인데 저를 위해 그림도 그려 주시고 포즈도 취해 주셨는데 그림을 사오지 못한 것이 못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이분들은 어딘지 모르게 너무나 많이 닮으셨습니다. 그래서 혹시 쌍둥이이신가요? 여쭤봤지요. 쌍둥이라고 하십니다. 민속촌이 생길 때부터 이분들은 여기서 대장간 일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장인 정신이 아니고서야 참 힘든 일이겠지요.


해 맑게 웃으시는 두 분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풍습과 문화를 알리기 위해 오늘도 각자가 머무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실 그분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어때요? 긴 추석 연휴를 가까운 곳에서 즐겁게 보내실 계획을 세워 보셔도 좋을 것 같지요?

덧붙이는 글 | 즐거운 팔월 한가위 되세요.


태그:#한국민속촌, #장인정신, #줄타기, #혁필, #짚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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