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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기자의 생명은 무엇일까? 그것은 ‘양심’이고 그 양심에 따른 ‘정론직필’이다. 그래서 일반 국민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기자들은 ‘양심’적이고, 그래서 그 양심에 따라 정론을 직필한다고 여겨 기사에 신뢰를 보낸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기자는, 그 뜨거운 가슴으로 시대를 이야기하며, 또한 차가운 머리로 그 뜨거운 가슴을 토해내며 시대를 바른 길로 가도록 채찍질해야 한다. 그것이 양심이며, 정론직필이며 또한 언론의 사명이요 기자의 존재 이유다.

 

그러한 역사의 무거운 책무를 묵묵히 지고 가는 언론과 기자에게 우리는 ‘무관의 제왕’이라는 ‘명예’와 함께 ‘칼보다 강한 펜’이라는 말을 기억하며 산다.

 

하지만 과연 지금 ‘양심’과 ‘정론직필’,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가진 기자와 언론이 과연 대한민국에 몇이나 될까 곱씹어본다.

 

지금 우리나라 내노라하는 47개사 신문사와 방송국, 그리고 그 신문사와 방송국 최고의 자리라고 할 수 있는 편집국장과 방송국장들이 모여 현 정부가 5공 시절보다 더 한 언론탄압을 하고 있다며 ‘언론자유’를 위한 결의문까지 채택, ‘언론자유’ 쟁취를 위해 의연하게 일어났다.

 

언론 자유 수호와 관련해 편집·보도국장들이 긴급 회동한 것은 1959년 4월30일 <경향신문>이 자유당 정권에 의해 강제 폐간당한 이후 48년 만에 일이라니, 우리 언론사에서 가히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 하겠다.

 

언론탄압? 국민들 보는 앞에서 서로 당당히 토론해보자

 

그들이 5개항을 결의했다는 데, 핵심내용은 이거다.

 

‘기자들의 부처 출입과 공무원 대면 취재 등을 금지한 것 등 일련의 조치는 정부에 대한 취재 자체, 접근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것으로 이는 군사정권시절보다 질적으로 더 나쁜 언론탄압이다. 그래서 우리는 언론자유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

 

물론 청와대가 반론을 제기했다. 청와대는 "‘누가 취재 제한했나? 누가 공무원 만나지 말라고 했나? 지금처럼 마구잡이로 만나지 말고 절차를 밟아서 해라. 그리고 이번 취재선진화 방안이 말 그대로 ’취재 제한, 언론 탄압‘이 아니라 낡은 현행 취재관행에서 벗어나 보다 선진적 방법으로 하자는 것인데, 자꾸 언론탄압이라고 하니, 어떤 부분에서 잘못된 게 있는지 토론해 보고 고칠 게 있으면 고치자. 토론해 보자"고 맞섰다.

 

언론계에서 지목하고 있는 ‘언론탄압’의 주역인 대통령이, ‘그럼 만나서 토론해 보자’라고 대화의 장을 제시했으면 나가서 토론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결의문까지 채택하면서 ‘언론자유.를 쟁취하겠다는 언론이, 그 언론탄압 주역이라고 지목한 대통령이 ‘잘잘못을 토론해보자’라고 제기하고 있는 데 왜 토론장에 안 나가나?

 

가서 당당히 국민들 보는 앞에서 언론탄압 주동자인 대통령을 몰아붙여라. 그리고 국민에게 보여줘라. "보십시오 국민 여러분, 지금 정부가 언론탄압, 언론자유를 빼앗고 있지 않습니까"하고 국민에게 보여줘라.

 

국민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다. 언론탄압이라는 주장에 타당성이 있으면 대통령이 아무리 대통령이라 해도 국민의 저항은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되는 문제 아닌가?

 

‘광고주’와 ‘언론사주’에게 빼앗긴 언론자유에는 왜 침묵하나?

 

그런데, 이 문제에 앞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다. 과연 지금의 언론이 ‘언론자유’를 말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하는 문제다. 

 

최근 한국언론재단이 전국의 언론사 발행인·편집국장 및 일선기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이 있는 데, 일선 기자들은 물론, 발행인·편집국장들도 언론개혁 과제 가운데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으로 `사주로부터 편집권 독립'을 꼽았다. 기자들도 과반수가 넘게 가장 시급한 언론개혁과제로 `편집권 독립'을 지목했다.

 

또 편집권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발행인·편집국장과 기자 모두 밖으로는 `광고주의 압력'을, 안으로는 `사주·경영진의 간섭과 통제'를 지목했다. 기자들의 경우 압도적으로 `광고주의 압력'을, 또 `사주·경영진의 간섭과 통제'가 편집 자율성을 저해한다고 답했다.

 

발행인·편집국장들의 경우에도 `광고주의 압력'을 편집 자율성의 가장 큰 저해 요인이라고 답했으며, `사주·경영진의 간섭과 통제'를 지적한 사람도 절반 가까이나 됐다고 조사결과 나타났다.

 

언론 스스로가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언론탄압 주범으로 ‘사주와 경영진’ ‘광고주’라고 지목했다. 조사결과 ‘정부의 통제와 간섭’은 언론자유 침해 요인 중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그런데 이제와 언론탄압을 주범이 정부고, 그래서 정부를 상대로 ‘언론자유’를 위해 48년 만에 47개사 편집국장과 방송국장이 의연하게 들고 일어섰다.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가 언론탄압 1순위 주범이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앞서 말한 것처럼 무엇이, 왜, 언론탄압인지, 그래서 왜 언론자유를 되찾아와야 하는지 언론탄압의 핵심이라고 지적한 청와대, 그리고 대통령과 토론하라.

 

하지만 그 보다 앞서, 그리고 앞으로 언론은 언론 스스로가 지적했듯이 언론을 탄압하고 언론의 자유를 빼앗은 자본권력(광고주)과 언론사주로부터 언론자유를 찾아오라. 진정한 언론자유 쟁취를 위해 47개사 편집국장과 방송국장, 그리고 일선의 모든 기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48년 만에 언론자유를 위해 분연히 일어선 편집국장, 방송국장들은 언론자유를 위한 그 뜨거운 가슴으로, 양심을 버리게 한, 그래서 정론직필 펜을 부서뜨린 자본권력과 언론사주를 향해 언론자유를 외쳐야 한다.

 

언론자유를 위한 그 길에는 왜 침묵하는가?


태그:#언론자유 , #취재선진화방안, #언론탄압, #광고주, #언론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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