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방송국

관련사진보기


‘2004 정기 연고전’이 17일, 18일 잠실야구장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펼쳐지고 있다. 전통 사학의 명문 연세대와 고려대간의 혈전(血戰)은 언제와 많은 흥미와 관심을 불러왔다.

연·고전 가운데서도 가장 오래된 종목 중 하나인 축구는 그간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하며 명실공히 '한국축구의 메카'로 자리를 잡았다.

이들 대학간의 짜릿한 승부의 시작은 지난 1945년 12월 보성전문학교와 연희전문학교간에 벌어진 제1회 연보 OB축구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50여년 이상의 전통과 함께 이어진 서로간의 자존심 대결은 '연·고전이냐', '고·연전이냐'는 명칭문제로 설전을 벌일 정도. 당연히,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수준 이상이다.

자연스레 선의의 라이벌 관계를 통하여 한국 축구의 질적, 양적 팽창은 물론 스포츠 앨리트산업의 근간이 되어왔던 것 또한 사실. 아울러 두 명문이 배출한 스타들은 이름 석자만으로도 한국축구를 대변함과 동시에 언제나 역사의 현장에는 그들이 자리했다. 이에 연·고전이 배출한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을 집중 조명해 본다.

'안암골 호랑이' 고려대학교

우선 고려대학교 출신의 축구 스타들 중에선 단연 차범근 전(前) 대표팀 감독을 꼽을 수 있다. '갈색 폭격기'라는 닉네임과 함께 분데스리가 역대 최고 용병의 전설로 남아 있는 그도 고·연전이 낳은 스타라고 할 수 있다. 차범근은 1970년대 황재만과 함께 고려대 최고 전성기의 핵심으로 맹활약하며 최고의 스타가 되기 위한 시작을 알렸다. 아들 차두리 역시 고려대 출신으로서 부자(父子)가 나란히 월드컵 진출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고려대가 낳은 축구스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90년대 중반 울산현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고재욱 관동대학교 감독 역시 고려대 출신이다. 고재욱 감독의 아들 고현호 역시 고대 출신으로 또 다른 부자(父子)동문이다.

대한민국을 월드컵 4강에 올려놓은 태극전사들 가운데도 유난히 고려대 출신이 많다. 주장으로서 구심점 역할을 했던 한국 최고의 스타 홍명보도 월드컵을 제외하면 고·연전이 축구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할 정도다. 과거 남대식(현 베트남 클럽 감독) 감독 시절 대표적인 선수.

차두리, 최성용, 이천수는 물론 정해성, 김현태 코치 또한 고려대 출신으로 연고전을 통해 월드컵 4강 신화의 기초를 닦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전무 이사 또한 고려대 출신으로 60년대 레프트윙으로 활약한 바 있으며, 91년 남북 청소년 축구 단일팀 코치를 역임했던 남대식 전북 현대 기술고문 또한 고연전이 배출한 스타.

남대식 감독은 홍명보 선수가 고려대 재학 시절 모교의 감독으로서 좋은 성적은 물론이고 당시 드래프트 파문을 일으켰던 홍명보 선수에게 가장 결정적인 조언을 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외에도 현재의 조민국 감독을 비롯해, 프로 감독 최초의 트리플 크라운에 빛나는 이차만 감독, 70년대 최고의 풀백 황재만, KBS 해설로 많은 인기를 얻은 이상철 올림픽 대표팀 코치, 조윤환 전북 현대 감독, 박성화 청소년 대표팀 감독, 김성남, 김강남 형제, 피벗동작이 가장 좋았다는 이태호 전 대전 시티즌 감독도 고려대가 나은 스타들이다.

또, 80년대 후반 국가대표팀의 주장 정용환 유소년 감독, 비운의 스타 김종부, 신연호, 포항제철에서 맹활약한 노수진, 비운의 천재 김병수 포항 코치,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한국팀 수문장 김봉수, 남북 단일팀 주장으로 출전했던 서동원, 임종헌 부평고 감독, 김상문, 최익형 등 수많은 스타들이 고·연전을 통해 배출됐다.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 전 붕대투혼의 주인공 이임생 수원 트레이너도 빼놓을 수 없는 스타다.

이밖에 현재 프로리그에서 왕성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로는 날쌘돌이 서정원(수원)을 비롯해 곽경근, 노정윤, 이성재(이상 부산) 이기형(성남), 김대의(수원), 박진섭, 조세권(울산), 최철우(부천), 강용, 안선진(포항), 유상수(전남), 박동혁(전북)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이외에도 아테네 올림픽을 통해 급부상한 김정우와 뛰어난 개인기의 소유자 최성국, 전남의 주광윤, 울산의 강기원 등도 최근 고대를 통해 프로로 배출된 선수들이다.

현재도 '축구천재' 박주영을 비롯하여 권석근, 이길훈, 박병규, 김영삼, 박영근, 이현진, 여효진, 김호준 등 수 많은 선수들이 각급 나이대 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신촌 독수리'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실력 또한 고려대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스타로 차범근 감독과 함께 시대를 풍미했던 진돗개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 또한 정기 라이벌전에서 그의 등장을 알렸다.

당대 허정무 감독과 고대의 차범근 감독은 연, 고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임과 동시에 라이벌로서 대표팀 내에서는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의 동료로서 찬사를 받았으며 당시에 성공하기 어려웠던 해외 무대에서 맹활약을 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조광래 안양 LG 치타스 감독 역시 연세대 출신으로서 연·고전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이 후, 컴퓨터 링커의 칭호를 얻으며 국가대표로도 맹활약 할 수 있었다. 조 감독은 이후에도 후배들이 펼치는 연·고전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등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박혁순, 최재수 등이 연고전을 통해 조 감독이 직접 스카웃한 선수들.

고려대처럼 연세대에도 부자(父子) 출신이 있다. 전(前) 전남드레곤즈 감독과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정병탁 감독, 그리고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맹활약하며 현 부산아이콘스 소속으로 있는 정상남 부자가 그들이다.

정병탁 감독은 60년대 연세대 주축멤버로 연·고전을 통해 등장했고, 아들 정상남 역시 연세대 재학 시절 좋은 경기력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행운을 누렸다.

또한, 연세대에도 월드컵 4강신화의 태극전사가 존재한다. 2회 연속 월드컵진출에 성공하며 일본 교토퍼플상가서 맹활약하고 있는 독수리 최용수가 대표적이다. 최용수의 독수리 별명은 이미 연세대 재학시절 생긴 것.

'멀티 체력'을 자랑하는 페예노르트의 히딩크 황태자 송종국 역시 연세대 출신이다. 월드컵 전경기 풀타임 소화라는 강철 체력을 자랑하며 4강 신화의 일등공신인 송종국도 연세대 시절의 정기전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재미있는 이색사항이 있다. 얼마전까지 연세대 감독으로 팀을 이끌던 김준헌 감독이 연세대 출신이란 것. 고려대 감독으로 있는 조민국 감독과는 선수시절부터 피할 수 없는 라이벌이었다. 이들은 지도자의 길에서도 라이벌로 만나는 기이한 인연을 보였다. 현재는 김준헌 감독의 유학으로 잠시 휴전중.

오랜 기간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강철은 연·고전을 치르며 처음 대표팀에 발탁되는 행운을 누렸고, 전남 이장수 감독 역시 연세대에서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에쿠스 김도훈도 연·고전에서의 활약상을 통해 처음 이름을 알린 케이스. 국가대표 수비수 조병국과 조진호, 장대일 등 또한 연세대 출신이다.

이들 외에도 히딩크 사단 출신의 신동근(성남), 성한수(전남), 서동원, 심재원, 박호진(광주), 김용대, 윤희준(부산), 신진원(대전) 김성근(포항), 홍순학(대구) 등이 최근의 연세대 출신 K리거.

최근, 고대에 비해 다소 네임밸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김한흠, 오원종, 이완, 이상용, 김영신 등이 연대의 이름으로 선배들의 업적에 뒤지지 않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월간 사커뱅크(기자), 축구닷컴(에디터), 풋볼매거진(기자), 한국일보(리포터), 전남드래곤즈 매치데이웹진(발행)을 거쳐 에히메FC(J리그구단), 이룸스포츠(선수관리팀장), 프라임스포츠인터내셔날(부사장)까지 에이전시와 마케팅 업무까지 다양한 스포츠 산업분야 현장을 함께했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