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6일 국회 의원실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박병석 전 국회의장 "내년 총선 불출마"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6일 국회 의원실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기사대체 : 6일 오전 11시 50분]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6선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갑)이 6일 내년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우상호 의원(4선. 서대문갑)·오영환 의원(초선. 경기 의정부시갑)에 이어 민주당 현역 의원 중 세 번째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이다. 당 안팎에서 총선을 앞두고 중진 다선 의원들에 대한 불출마 요구가 일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당내 최다선인 박병석 의원의 결단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22대 총선 불출마를 결정했다. 이제 저의 빈 자리는 시대적 소명에 투철하고 균형감각과 열정을 갖춘 새 사람이 이어주길 염원하면서 저의 불출마 결심을 보고드린다"고 밝혔다. 또 "김대중 대통령 권유로 정계에 입문해 6선 의원과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헌신했고 이제 국회에서의 저의 역할은 내려놓을 때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약 24년 간 이어졌던 본인의 의정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히면서 상생과 협치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 등을 22대 국회에선 완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강물(국민)은 배(정치인)를 띄우기도 하지만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군주민수(君舟民水)'란 지표를 품고 의정활동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개인보다 당이, 당보다 국가가 우선이라는 소신을 잃지 않으려 했다. 국민의 삶과 나라의 곳간을 먼저 따졌다. 당이든 국회든 갈라지고 쪼개질 위기에 놓였을 때 중재에 나섰다"면서 "'군주민수'의 경고를 가슴에 새기면서 거친 비바람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은 건 대전시민 여러분들의 크나 큰 사랑 덕분이다. 가슴에 늘 새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회주의자로서 회한도 왜 없었겠나. 정치혁신의 물꼬를 본격적으로 트지 못했다. 국회가 삼권분립의 토대 위에서 상생과 협치의 길을 여는 건 아직도 먼 얘기"라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제왕적이라고 지적된 권한을 분산시키는 개헌으로만 가능하다. 협치를 만들기 위해 어느 한 당도 전체 의석의 과반을 넘지 않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내)1당이든 2당이든 다른 한 당 이상과 합의할 때만 (법안 등을)본회의에 통과시킬 수 있도록 연합과반을 만들 선거제도가 필요하다"며 "22대 국회는 대화와 타협 속에서 상생과 협치라는 제도 개혁을 이뤄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특히 동료 의원들을 향해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사명의식을 늘 가슴에 담아달라"며 "여당이건, 야당이건 당보다 국가와 국민이 우선이고 국회의원의 모든 것이 역사에 기록된다는 두려움을 늘 간직해 달라"고 말했다.

"선수가 출마 기준 되면 안 돼... 시대적 소명 여부가 기준 돼야"

하지만 박병석 의원은 본인의 불출마 결단이 곧 '중진 용퇴 압박'으로 읽히는 데 대해선 선을 그었다. 본인의 불출마 사실 자체도 이재명 대표·홍익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 기자회견 20분 전 문자·전화로 소통했고 대전 지역 의원들과도 여러 사정으로 인해 사전에 상의하지 못했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그는 관련 질문에 "'선수(選數)'가 출마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저는 정치도 노·장·청의 결합이 가능할 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청년의 패기, 장년의 추진력, 노장의 경륜과 지혜가 함께 어우러질 때 그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장·청을) 어느 정도의 비율로 할 것이냐는 시대상황에 따라 조절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국회의원 각자가 모두 독립적 헌법기관"이라며 "자신에게 시대적 소명이 남아있는지, 자신이 생각하는 시대적 소명을 지역구민과 국민이 동의하는지가 (출마 여부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의 결정은 제 자신의 결정이지, 누구의 권유가 아니라는 점도 다시 말한다. 다만 (불출마) 발표 시점을 국정감사 직후로 하느냐, 또는 정기국회가 끝난 시점에 하느냐에 대한 검토는 있었다. 여러 물꼬를 트는 데 도움이 되는 시점이라 지금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불출마를 결단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들어갈 때와 나갈 때를 잘 판단해야죠. 아직 저에게 희망이 남아있고 박수가 남아있을 때"라며 "제가 300명 국회의원 중 유일한 6선이고 제 지역구가 소위 민주당의 험지인데 거기서 연속 6번 낙선 없이 선택을 받았고, 국회의정을 총괄하는 국회의장을 했으면 국회에서의 할 일은 다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졌다"고 답했다.

내년 총선에 직접 나서진 않더라도 민주개혁진영의 의회진출에 본인 역할이 꼭 필요하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아울러 "(첫 출마 때) 당선만 생각했다면 자민련(자유민주연합)을 택했겠지만 지역감정, 지역구도를 타파하는 게 제 시대적 소명이라 생각해 대전에서 민주당 깃발을 올렸다"면서 본인이 차후 역할을 한다하더라도 정치권 안팎에서 거론되는 신당과 연관되진 않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6일 국회 의원실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앞두고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6일 국회 의원실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앞두고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민주당을 향한 마지막 조언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취하지 말라'였다.

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 제일 먼저 이뤄야 할 혁신은 뭐냐"는 질문에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선거결과에 취하지 말아야 한다. 강서구청장 선거 승리가 민주당이 잘해서인지, (정부·여당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득인지 냉철한 판단을 하고 빨리 잊어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당을 향해서도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선거결과, 그 민심의 핵심부터 접근하는 게 바람직한 순서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메가서울' 국힘 향한 일침... "부울경 메가시티나 충청권 메가시티부터"

한편, 박병석 의원은 "정치를 시작한 이후 국가균형발전을 제 정치의 중요한 화두로 세워왔다"면서 본인의 의정활동 당시 가장 큰 성과를 '여야 합의로 국회세종의사당법을 통과시킨 것'으로 꼽았다. 국회의사당의 세종시 이전이 결과적으로 국가균형발전의 획기적 이정표가 될 것이란 입장이었다. 그러면서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등 국민의힘의 '메가 서울' 추진에 대해서는 따로 질문이 없었는데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서울의 경쟁력과 서울시민의 삶의 질은 서울을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데서 오는 것이다. 수도권은 넘쳐서 문제고 지방은 모자라서 문제"라며 "국토 전체 면적의 11.8% 밖에 안 되는 수도권 지역에 전체 인구 50.6%가 살고 모든 돈과 사람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행정구역 개편을 하려면 국가 전체의 큰 틀을 세운 뒤에 추진하는 게 옳다"면서 "지금까지 논의가 진행됐던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충청권 메가시티 이런 것들이 최소한 같이 가거나 아니면 지방이 먼저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태그:#박병석, #총선불출마, #더불어민주당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