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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시 광산구에서 공익활동지원센터 임시폐관사태가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공익활동지원센터쪽의 구청사마당 천막사무실 항의에 구의회쪽이 임시회때 예산승인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여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합니다. 이제 이번 22일 의회에서 현명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일만 남았습니다.

지방자치를 다루는 지역미래연구원 원장으로 이에 대한 의견을 진즉에 내놓았어야 하나 저는 아무 주장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민형배 광산구청장과는 참여자치21의 공동대표로 활동했기에 우리의 의견이 뻔히 한쪽을 편드는 것이라는 오해를 사기 싫었고, 자치 정신에 따라 현명하게 해결되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편지를 드리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논란과 갈등이 계속되지 않아야 하고, 광산구의 미래 광주의 미래를 위해 대화합으로 22일에 그 종지부를 찍기를 청하기 위해서입니다.

광주시민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시는 민형배 구청장님, 이영순 구의회의장과 의원님들 그리고 윤난실 공익활동지원센터장님!

정치는 각자의 이해를 실현하는 행위라는 것을 서로 인정해야 합니다. 정치는 인간의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행위이자 각 개인과 집단의 이해를 실현하고자 하는 활동이라고 합니다.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에 관한 근본적 갈등의 원인에는 옳든 옳지 않든간에 구청장, 의원들 그리고 공익활동지원센터 관계자간에 이러한 각자의 이해가 다르고 점차 그 이해실현의지가 강하게 충돌된 데에 있다고 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예산지원과 삭감에 대한 각자의 필요성에 대한 명분 설명이 있었지만, 실은 드러나지 않은 정치적 입장과 이해관계가 감정적으로 얽혀 극단적인 방향으로 흐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구체적인 설명은 여기서 부연설명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기에서 각자는 솔직하게 정치는 각자의 욕망과 이해를 실현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치는 그 욕망과 이해를 공동체내에서 조절하고 타협하며, 그것을 가능케 하는 제도와 구조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못하는 것은 광산구 정치의 실패요, 자치의 후퇴가 될 것입니다. 상대를 서로 인정하는 것이 언제나 옳습니다. 그리고 조절하고 타협하십시오.

각자의 이해보다 공동체가 우선이다

의원들이 구청장을 적으로 삼지 마십시오. 생각이 다르면 열심히 정치를 해서 선거를 통해 이기면 됩니다. 집행부나 민간에서 의원들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의회는 민의의 대변기구라는 사실은 바꿀 수 없습니다. 공익활동지원센터는 본래 목적에 맞게 정도를 걸으면서 집행부와 의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협력을 이루어야 합니다. 집행부와 의회 역시 센터를 하부단체로 알고 무조건 재단하는 것은 제3섹터가 새로운 행정의 흐름으로 등장한 현대의 지방자치정신에 맞지 않는 것입니다.

상호 존중하면서 상호 견제하는 것이 공존해야 합니다. 이 관계 속에서 구청장, 의원, 센터장이라는 개인의 문제들은 용해시켜야 합니다.

그것이 정치입니다. 그간 광주 광산구는 광주시 안에서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여러 가지의 성과를 거두며 자치의 모범도시가 되어 왔습니다. 광주시민들은 그런 광산구를 사랑하고 자긍심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광산구가 진정한 참여와 자치를 통해 살기 좋은 지역공동체를 선도하는 지방자치체가 되길 시민들은 갈망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민의 기대가 이런 문제로 훼손되거나 중단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치가 각자의 이해를 실현하는 행위라는 것은 맞습니다만 그보다 우선인 것은 공동체의 이익입니다. 각자의 이해도 지역공동체라는 테두리에서 통일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정치적 명제로 만일 이 명제를 거부하거나 지키지 못하는 어떤 개인이나 정치집단도 결코 성공하지 못하게 되고 어떤 방식으로든 공동체와 민의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어린왕자를 쓴 작가 생텍쥐페리는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실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차이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 타인과 함께, 타인을 통해서 협력할 때에야 비로소 위대한 것이 탄생한다'고 말했습니다. 광산구가 각자의 주장만으로서가 아니라 편 가르기 정치가 아니라 상호 협력을 통해서 위대한 자치공동체를 탄생시킬 것을 시민의 이름으로 청원합니다.

중용(中庸)으로 화합합시다

저는 요즘 정치에서 중용에 대해 다시 생각합니다. 중용은 흔히 생각하듯 중간이나 중도가 아니었습니다. 중용은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아니한, 떳떳하며 변함이 없는 상태나 정도'를 말한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이성으로 욕망을 통제하고, 지견(智見)에 의하여 과대와 과소가 아닌 올바른 중간을 정하는 것'이라는 중용의 덕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우리 정치가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서 보듯 우리 정치에서 중용을 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정치가 국민들에게 쓰레기로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정치를 바꿀 수 있는 정치는 밑으로부터, 시민들로부터 나오는 건강한 주민자치 지방자치에서부터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주 광산구의 공익활동지원센터 사태가 중용의 정신으로 화합하여 건강한 자치를 만드는 좋은 정치과정으로 거듭 나면 이를 걱정하는 모든 사람들이 더욱 멋지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입니다.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동체 우선의 중용의 정치를 현장에서 세워 이것이 정치다는 것을 보여주는 귀중한 계기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다소 긴 청원의 편지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태그:#공익활동지원센터, #광주광산구, #민형배, #지역공동체, #중용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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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GIST) 대외부총장, 전 UCLA 한국학센터 연구원 참여자치21 대표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장 광주혁신클러스터추진단장 기업주치의센터장 광주광역시장 특보 지역미래연구원장등을 맡았다. <창조도시><김영집의 고전담론>등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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