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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출·퇴근 시 시내 지역은 거의 두 차례 왕복하고 있어 시간에 쫓기는 모든 통근버스 운전자들이 일반 승용차보다 빨리 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시민 사이에서는 대형 덤프트럭과 함께 통근버스는 도로의 무법자로 인식된 지 오래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 통근버스 추락사고와 관련해 <거제타임즈>가 이같이 분석했다. 거제에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양대 조선소가 있는데, 통근버스는 모두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

지난달 31일 오후 6시경 경남 거제시 사등면 모래실마을에서 대우조선해양 통근버스가 추락해 전복된 사고를 계기로 통근버스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31일 오후 6시께 경남 거제시 사등면 사곡리 도로를 달리던 통근버스가 굴다리에서 5m 아래로 추락해 전복됐다.
 31일 오후 6시께 경남 거제시 사등면 사곡리 도로를 달리던 통근버스가 굴다리에서 5m 아래로 추락해 전복됐다.
ⓒ 경남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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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난 버스는 '뉴금강산관광' 상호를 달고 운행해왔다. 일부 언론에서는 사고 버스가 (주)대우투어와 지입 계약을 맺고 운행해 왔다고 했지만, 대우투어 대표이사인 김창규 경남도의원(거제2)은 "사실이 아니다. 대우투어와 지입 계약이었다면 우리 상호를 달아야 한다. 대우투어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에만 현재 통근버스 240여 대가 운행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을 포함하면 거제에만 하루 수백 대의 통근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통근버스는 주로 원청 업체뿐만 아니라 하청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타고 있다.

국도 14호선인 거제대교에서 장평까지 구간에는 통근버스의 과속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타임즈> 취재 기자는 "조선소 근로자들이 운전자한테 빨리 가자고 종용하는 경우가 많아 언제든지 사고를 부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원 초과, 안전띠 미착용이 피해 키워

사고가 난 버스는 정원을 초과했고, 승객 대부분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고 버스는 정원이 45명인데, 이보다 훨씬 많은 61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무려 16명이나 정원 초과했고, 이들은 좌석도 없이 입석이었다.

사고가 난 다음날부터 9일 동안 이어지는 휴가를 앞두고 근로자들이 퇴근을 서두르면서 한꺼번에 몰렸다. 첫차를 빨리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고향으로 가려고 하다 보니 많은 직원이 몰려서 탑승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통근버스는 정원 초과로 지난해 16건, 올해 상반기에만 8건을 적발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버스는 입석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입석의 경우 사고가 나면, 보험의 경우 운전자와 입석자가 과실의 책임을 함께 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시전세버스협의회 회장인 김창규 의원은 "규정상 입석은 안되지만, 먼저 차를 타고 가려는 승객들이 있는 가운데 타려는 사람들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통근버스 승객들은 안전띠를 잘 매지 않는다. 이번에 사고가 난 버스 승객들도 거의 대부분 안전띠를 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버스에는 통로 사이 손잡이도 없었다.

또 좌석에 앉아 있던 승객 상당수도 안전띠를 매지 않았고, 굴러 떨어지는 버스 안에서 밖으로 튕겨 나가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거제타임즈>에 따르면 통근버스를 운전하는 한 기사는 "승객에게 안전띠를 착용하도록 하지 않으면 운전기사한테 페널티를 물러야 하지만 사실상 안전벨트 착용 확인을 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고로 부상자가 더욱 속출할 것은 안전띠 미착용 부분도 큰 몫을 했을 것"이라 말했다.

경찰, 정비 불량 등 조사... 2명 사망

거제경찰서는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찰은 버스 블랙박스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우선 버스의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던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운전기사는 브레이크가 갑자기 말을 듣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버스 정비 불량이나 차량 결함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또 경찰은 정원 초과와 안전띠 미착용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2명이 사망했고, 58명이 중경상을 입어 현재 부산과 경남 지역 병원에 흩어져 치료를 받고 있다. 중상자 가운데 1명은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고, 1명은 귀가했다. 거제시와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사고대책반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태그:#대우조선해양, #통근버스, #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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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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