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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위치한 국가정보원(국정원) 전경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위치한 국가정보원(국정원) 전경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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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이탈리아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 이메일과 스마트폰 등을 불법 감청하는 프로그램(스파이웨어)을 구매했다는 의혹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관련기사: <오마이뉴스> '국정원 스파이웨어' 보도, 증거 나왔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10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국정원 쪽에 확인해보니) 스파이웨어 구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라며 "자세한 구매 목적이나 사용내역과 관련해서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앞서 세계 각국 정부기관에 웹·모바일 감시용 스파이웨어를 판매해온 이탈리아의 '해킹 팀'(Hacking Team)이란 업체가 해킹을 당해 고객 명단이 대량 유출됐다. 명단에는 한국의 5163부대도 포함됐다. 5163부대는 국정원이 외부에 기관명을 밝히지 않을 때 사용하는 위장 명칭으로 알려져있어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고객 명단 속 5613부대의 주소는 '서울 서초우체국 사서함 200'으로 기재됐다. 국정원이 민원 창구 접수처로 공개한 주소와 동일하다.

이탈리아 PC·모바일 감청 솔루션 업체 '해킹 팀'이 한국의 '육군 5163부대' 앞으로 발급한 제품 송장. 사서함은 국정원이 사용하는 주소다.
 이탈리아 PC·모바일 감청 솔루션 업체 '해킹 팀'이 한국의 '육군 5163부대' 앞으로 발급한 제품 송장. 사서함은 국정원이 사용하는 주소다.
ⓒ Hacking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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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유출된 문서를 보면, 5163부대는 국내 나나테크라는 업체를 통해 2012년 1월 5일 RCS(원격조정장치)라는 스파이웨어를 구입하고 그 대가로 27만3000유로를 해킹 팀에 지급했다. 이후 연간 두세 차례에 걸쳐 꾸준히 유지·보수 등의 명목으로 대금이 지급됐다. 올해 1월에도 유지비로 3만3850유로가 송금됐다.

해킹 팀이 5163부대에 판매하고 서비스를 제공한 RCS(원격조정장치)는 사용자 몰래 PC와 스마트폰 등에 침투해 이용 내역을 '감시자'에게 전송하는 형태로, 감청 용도의 소프트웨어다.

5163부대가 구입한 스파이웨어는 PC와 모바일의 웹브라우징 내역과 현재 위치는 물론, 암호화된 파일과 이메일도 들여다볼 수 있다. 또 스카이프와 같은 VoIP 통화, 채팅 메신저 내용, 웹캠, 스마트폰의 카메라와 마이크에 잡히는 영상과 소리까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감시자'에게 전달한다.

국회 정보위는 오는 14일 열릴 전체회의에서 스파이웨어 구입 논란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묻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스파이웨어 용도, 불법 사이버 사찰 여부, 대선을 앞두고 구매한 시점 등을 놓고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국정원, #스파이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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